오늘, 경험하세요
첫 책이 나왔을 때, 여기저기 전화를 걸었고 직접 담당자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재능 기부 강연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강연 요청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거든요. 마음이 급했습니다.
의정부 교도소에 연락하니, 전국 교정시설 총괄하는 직원을 만나 보라고 하더군요. 인터넷을 검색해 해당 부서 연락처로 전화를 시도했습니다. 통화가 되지 않아 메일을 남겼고요. 결국 아무런 답장도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가까운 군 부대에도 연락했습니다. 부대 앞까지 찾아가서 교육 장교를 만났습니다. 제 책 사인본을 전달하고, 부대 간부나 병사들을 대상으로 재능 기부 글쓰기 강의를 하겠다고 부탁했지요. 담당 장교는 저보다 한참 후배였습니다. 정중하게 답변을 주길래 가능성이 있나 보다 기대하고 기다렸습니다. 결국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돈을 벌어야 먹고 사는데, 막상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인력 시장을 찾았습니다. 그때 심정 참 복잡했습니다. 우선, 거친 육체노동을 내가 견뎌낼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고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는 것 자체가 두려웠습니다. 혹시 다치면 어쩌나 불안하기도 했었고, 이러다가 평생 노가다 하면서 살게 되는 건 아닐까 신세 한탄도 했습니다.
만약 제가 그 시절에 막노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우리 식구 배 쫄쫄 굶었을 겁니다. 돈이 한푼도 없었으니 당연한 얘기겠지요. 그럼에도 저는, 막노동을 했던 시절 경험이 돈을 버는 것 외에 더 큰 무언가를 가져다주었다고 확신합니다.
책을 일곱 권 썼습니다. 전자책도 네 권이나 냈고요. 7년째 강의도 잘하고 있습니다. 배출한 작가만 542명입니다. 모든 책과 강연에서, 저는 막노동했던 경험을 전했습니다. 사람들은 공감해주었고, 응원과 격려도 보내주었습니다.
교도소에 가서 재능 기부 강의를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결과는 신통찮았습니다. 군 부대 찾아가서 강연하겠다고 부탁했지만 하지 못했습니다. 약 3년간 막노동을 했습니다. 그것이 제 인생을 크게 바꿔놓지는 못했고, 뭐 그리 자랑스러운 일도 아닙니다.
경험은 재산입니다. 결과는 상관없습니다. 무엇을 해 보았다는 자체만으로 글을 쓸 수 있고 강연을 할 수 있습니다. 작가와 강연가에게 경험은 그야말로 최고의 가치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쓸거리가 없습니다.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무엇이든 많이 해 본 사람은 글감도 많고 강연 소재도 풍부합니다. 작가와 강연가가 해야 할 첫 번째 소임은, 경험을 쌓는 일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가 아니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입니다. 실패하면 더 좋습니다. 순탄하게 잘 풀렸다는 경험보다, 온갖 시련과 고통 겪으며 어렵게 나아가고 있다는 경험담이 훨씬 훌륭한 스토리가 됩니다.
성공도 좋지만 실패도 좋습니다. 적어도 작가와 강연가에게는 실패 경험담이 최고의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의도적으로 실패를 즐겨야 합니다. 인생 역전?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든 글감을 찾아야 하고 강의 소재를 만들어내야 하거든요. 그러니 실패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습니까.
시도하고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공하고 다시 하고...... 결과에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에, 무슨 일에든 적극성을 띄어야 합니다. 경험을 많이 쌓으면 작가, 강연가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 이런 경험이 쓸모가 있을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습니다. 돈입니다. 어떤 일에 도전하려고 하면 돈이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무조건 시도하고 도전한다 해서 돈을 마구 쓰면, 결국 저처럼 파산에 이르게 되겠지요.
분명하게 짚어야 합니다. 꼭 필요한 도전이라면 어느 정도 돈을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요즘은 돈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배우고 익힐 만한 기회가 많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자신의 경제 상황에 맞게 선택하고 도전하는 것도 지혜로운 태도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결과만 갖고 짠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그것도 좋습니다만, 결과보다는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작가와 강연가에게 유리합니다. 독자와 청중은 결과보다 과정에 관심을 갖기 때문입니다.
목표를 공유합니다. 계획도 공유합니다. 그러고 나서, 오늘 무엇을 얼마만큼 했으며 어떻게 느꼈는가 같이 나누는 것이지요. '자랑질'이 아니라 '과정 공유'입니다. 공감과 응원은 과정을 공유할 때 비로소 생겨납니다.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한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책도 되고 강연 소재도 되고 결국에는 자기만의 콘텐츠와 브랜드가 됩니다. 결과에만 초점 맞추는 사람은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기회입니다.
자신이 살아온 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 많습니다. 지난 7년간 강의하면서 깨달은 바가 있는데요. 어떤 인생이든 이미 충분한 스토리라는 사실입니다. 달나라 다녀온 이야기만 대단한 것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 문을 열고 들이마시는 맑은 공기에 온몸이 상쾌해졌다는 이야기도 대단하고 훌륭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글감을 '찾는다'고 말하는데요. 찾는 게 아니라, 이미 다 가지고 있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먼저 쓰고 무엇을 먼저 말할 것인가 선택하는 일입니다. 자신의 모든 경험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돕겠다는 심정으로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것이죠.
자신에게 무슨 이득이 되는가 계산하고 따지는 사람은 차라리 작가와 강연가가 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글 쓰는 인생, 강의하는 삶의 본질은 선한 영향과 도움입니다. 본질을 추구해야 돈도 생기고 인생도 좋아집니다.
오늘, 경험하십시오! 무슨 일이든 경험하세요. 가족과 식사하는 경험도 좋고, 화장실에 앉아 생각하는 경험도 좋고, 모처럼 글 한 편 써 보는 경험도 좋고, 평소 읽지 않던 낯선 책 한 권을 펼쳐 드는 경험도 좋습니다. 오늘 그 경험이 최고의 글감과 강연 소재가 될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