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한 장만 붙여달라고요?

건전한 소비 문화를 위하여

by 글장이


"스티커 한 장만 붙여주세요!"

동대구역, 영남대 병원, 집 근처 마트 앞. 그 외에도 여러 곳에서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해외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아이들 위해서 모금을 하는 모양입니다.


예전에 한 번 멈춰 선 적 있습니다. 스티커 한 장을 붙이는 동안 곁에 서 있던 젊은 친구가 계속 말을 붙이더군요. 어렵게 사는 해외 아이들 위해서 후원을 부탁한다면서 말이죠. 마지막에는 무슨 서류 같은 걸 내밀면서 이름과 주민번호 앞자리, 연락처 등을 기재하고 카드 번호까지 쓰도록 권합니다. 매월 2만원인가 후원하는 것이죠.


집 근처 마트 앞에서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길 가던 아저씨가 스티커 한 장 붙여달란 말을 듣고 멈췄는데 결국 돈 내란 소리를 듣고는 불 같이 화를 내고 있었지요. "처음부터 돈 내란 소리 솔직하게 먼저 했더라면 내가 이렇게 따로 시간 내지도 않았을 것 아니야!"


마케팅입니다. 처음부터 돈을 내라고 하면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으니까, "스티커 한 장만 붙이면 된다"고 외치면서 사람을 끄는 것이죠. 일단 마음이 동해서 기꺼이 멈추는 사람한테는 자초지종을 설명합니다. 돌아서서 가면 그뿐이고, 역시 마음 움직인 사람은 후원 등록을 하게 됩니다.


범죄도 아니고, 불법도 아닙니다. 마케팅입니다. 일단 사람을 모으고, 상품 설명을 하고, 마음을 움직여 결정을 하도록 유도합니다. 오픈채팅방에서 교육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합니다. 일단 무료 특강을 합니다. 소책자 등을 무료로 배포하기도 합니다. 그런 다음, 참여한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먼저 제시합니다. 기본 과정에 등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심화 과정 또는 전문 과정 등 고가의 단계로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남의 지갑 여는 게 그리 쉽겠습니까. 요령과 방법과 시나리오가 필요합니다. 관심을 끌고(후크), 상품을 설명하고(제안), 결정하도록 만듭니다(클로징). 이 과정에서 스토리텔링을 활용하기도 하고, 감성 멘트를 활용하기도 하며, 이익과 불이익 등을 견주어 설명하기도 합니다.


불법이나 범죄가 아니라 마케팅 수단임에 분명한데도, 화를 내는 아저씨의 심정도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아마도 그 아저씨는, 더운 날씨에 마트 앞에 서서 큰 목소리로 외치는 젊은 친구들을 안쓰럽게 보았을 겁니다. 그까짓 스티커 한 장 붙여주는 게 뭐 어렵겠냐고 생각했을 테지요. 가던 길 멈추고, 기꺼이 스티커 한 장 붙여주겠다고 다가갔는데 난데 없이 매달 돈 2만원을 내라고 하니 어이가 없었겠지요.


아무도 속인 사람 없지만, 아저씨는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그냥 후원 안 하겠다 하고 돌아서 갈 길 가도 되겠지만, '당했다'는 느낌에 뭣 같이 화가 난 모양입니다. 주변에 사람도 많은데 소리를 막 지르고 하니까, 결국 영업(?)을 하던 젊은 친구들도 피해를 입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해외 불쌍한 어린이들 돕겠다는 좋은 취지에서 하는 활동인데, 이렇게 결과가 좋지 않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서로에게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마케팅은 결코 속임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과장을 하거나 허풍을 떨어서도 안 됩니다. 불법이다 범죄다 그런 차원을 떠나서, 자기 양심을 팔아먹는 행위지요. 온라인 세상이다 보니, 하루에도 셀 수 없을 만큼의 광고가 눈과 귀를 현혹합니다. 다 좋아 보입니다. 무엇 하나 흠 잡을 데가 없이 보입니다.


그러나, 막상 구입하고 나면 뭔가 찝찝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 많습니다. 인터넷 광고를 보고 전동먼지털이와 에코백을 산 적 있는데요. 전동먼지털이는 먼지를 없애는 게 아니라 기계에 붙은 털이 더 많이 날렸습니다. 온 방에 파란 색 털이 풀풀 날렸지요. 마음 같아서는 판매업자 멱살이라도 쥐고 싶었습니다. 에코백은 구입한지 이틀 만에 손잡이 떨어졌습니다. 어랏! 손잡이가 떨어졌네! 에코! 손잡이가 떨어졌구나. 에코! 그래서 에코백인가 봅니다.


속았다는 느낌이 들 때, 소비자는 분노합니다. 두 번 다시 유사 상품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고, 해당 상표 제품은 거들떠 보지도 않겠지요. 소비자도 손해고 기업도 손해입니다. 과장과 허풍의 광고가 빚는 결말입니다.


젊은 친구들이 길에 서서 "돈 내세요! 후원하세요! 한 달에 2만원! 돈 내세요!"라고 외치는 것도 마땅치 않습니다. 누가 관심이나 갖겠습니까. 대놓고 솔직하게 말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런 상황에서 반짝 아이디어를 낸 것이 "스티커 한 장 붙여주세요"일 겁니다.


마케팅 요령 대로 외친 젊은 친구들 잘못이라 하기에도 그렇고, 속았다며 화를 내는 아저씨한테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원만하게 서로 이해하고 해결되기를 바라는 수밖에요.


지금은 마케팅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결정과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중심을 똑바로 잡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무조건 광고에 휘둘려 마구 구입을 하는 것도 문제이고요. 아무 근거 없이 의심하고 비난하는 행동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먼저겠지요.


꼭 필요한 물건만 사겠다는 소비자 정신도 필요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광고만 보고 혹해서 구입하는 어리석은 짓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합니다. 한 시간 동안 중노동을 해야 돈 만 원 벌 수 있습니다. 돈의 가치를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작은돈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큰돈 들어옵니다. 광고에 혹해 지출하는 악습을 당장 버려야 하겠지요.


그럼에도 일단 무엇엔가 돈을 썼다면, 그 때부터는 무조건 '좋은 점'만 찾아야 합니다. 이런 태도가 스스로 행복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을 가지고 자꾸 불평해 봐야 아무 소용 없고 마음만 쓰립니다. 그래도 이런 점은 좋다! 적어도 이런 사실 한 가지는 배웠다! 모든 경험에서 자신에게 이로운 점을 끄집어낼 줄 알아야 삶이 좋아집니다.


저도 일인기업 하는 사람입니다. 거창하게 마케팅이라 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사람을 모집하고 무료특강도 하고 정규과정 홍보도 합니다. 나름 원칙으로 삼는 게 있습니다.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즉시 말한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때는 분명하게 설명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얘기한다!

조금이라도 찝찝할 땐, 좋은 말로 설득하여 돌아서게 만든다!

모든 걸 다 해준다는 말, 무조건 좋아진다는 말, 가만히 있어도 다 된다는 말, 이런 종류의 말은 절대 입에 담지 않는다!


책쓰기 정규과정 문의하는 사람 중에는, '이은대라는 사람 진짜 싸가지 없다!'며 등 돌린 이도 많습니다.

글만 쓰면 다 고쳐주나요?

책 쓰면 얼마 벌 수 있나요?

베스트셀러 만들어주나요?

유명한 출판사와 연결시켜주나요?

듣다가 아니다 싶으면 환불해주나요?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한테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글 쓰지 말라고요. 그런 마음가짐과 태도로 글 쓰면 독자한테 해악만 끼치게 됩니다. 적어도 제가 운영하는 글쓰기 수업에는 이런 사람 받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욕도 많이 먹습니다.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도 많고요. 하지만 상관 없습니다. 옳다고 믿는 길을 가는 거니까요. 지난 8년 동안 고집 부렸습니다. 앞으로도 변함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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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자기 중심 똑바로 가져야 하고요. 기업은 마케팅이라는 그럴 듯한 말 뒤에 숨어서 거짓이나 과장 광고를 해서는 안 됩니다. 건전한 시장이 만들어져야 서로 믿고 거래할 수 있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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