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글에는 반전이 있습니까?

확 뒤집어지는 순간

by 글장이


'반전' 들어가면 성공합니다. '터닝포인트'라고도 합니다. 뭔가 내용이 확 달라지는 순간이지요. 이런 반전의 순간이 글에 담겨 있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스파이더맨은 처음에 자신의 능력에 대해 개념을 잡지 못했죠. 그러다가, 돌아가신 삼촌의 마지막 말을 듣습니다. "특별한 힘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는 순간입니다.


대부분 영화와 소설에는 이와 같은 반전의 순간이 존재하는데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일상에서 반전의 순간을 잘 요리할 수 있을까요?


육아에 지친 엄마가 우울하고 지친 일상을 보냅니다. 그러다 우연히 아이를 갖지 못한 부부를 만나게 되죠. "당신 옆에는 천사가 있군요." 이 한 마디를 듣고, 엄마는 자신의 아이를 쳐다보며 무한한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나이가 많아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가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65세 노인이 있습니다. 어느 날, 스마트폰 사용법에 대해 강의하며 활력 넘치게 살아가는 70대 선배를 만납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지요.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 강좌에 등록합니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반전의 순간을 거창하게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뀝니다. 청소하기 귀찮다 생각했다가, 문득 어떤 계기로 벌떡 일어나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합니다. 이런 게 반전입니다. 책 읽기 싫어서 미루고 미루다가, 어느 순간 열정 치솟아 책을 읽고 서평도 씁니다. 당연히 반전이죠.


누군가를 미워했는데, 그 사람의 진심을 알고 난 후부터 그를 향한 마음이 바뀌기도 하고요. 부부싸움을 하고 난 후에 화해하면서 행복한 잠자리를 갖는 것도 반전입니다. 어머니한테 소리를 버럭 질렀다가,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는 것도 반전입니다.


일상 모든 순간이 반전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럼에도 글을 쓸 때 이런 반전의 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반전의 개념을 잡지 못한 탓이기도 하고요. 글 속에 반전의 순간을 담겠다 의도를 갖지 못한 때문이기도 합니다.


첫째,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과 달라진 모습 사이에 경계선을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힘들었다, 견딜 만했다, 고통스러웠다, 좋았다...... 뒤죽박죽 섞이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힘든 이야기를 쓸 때는 확실히 힘들었다는 내용만 강조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어떤 '계기'를 명확하게 제시하고요. 마지막으로 지금 달라진 모습을 정리하면 됩니다.


구성을 딱딱 끊어서 한 눈에 보기 쉽게 써야 독자도 반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라클 모닝 목표 세웠는데 계속 실패하다가 결국은 해냈다는, 뭐 이런 얘기를 쓴다고 가정해 봅시다. 글 중반까지 실패와 자괴 등 힘들었던 이야기만 서술합니다. 그러다 어떤 계기로 다시 결심하게 되었고, 마지막에 가서 짠! 성공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죠. 경계를 명확히 하면 반전의 매력을 살릴 수 있습니다.


둘째, 스토리보드를 만들어 보면 도움 됩니다.


자기 인생을 한 번 돌아보는 겁니다. 무엇이 됐든, 과거에 비해 '달라진 내 모습'이 있을 겁니다. 한두 개가 아니고요. 무조건 많습니다. 사람은 변화합니다. 성장합니다. 평소에 그런 변화와 성장에 대해 무관심했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반전의 요소가 별로 없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시간을 갖고 정리 한 번 해 보시길 권합니다. 라이프 스토리보드를 제대로 작성해 보면, 글쓰기는 물론이고 강연 등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모든 일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셋째, 반전의 범주를 구분하면 효과적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갖고 살아갑니다. 엄마, 아내, 딸, 직장인 또는 주부, 학생, 자기계발, 친구, 돈, 인생 철학...... 이 모든 것들이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삶의 모습이자 생각 방식입니다. 한꺼번에 퉁치려 하지 말고, 하나씩 구분해야 효과적입니다.


엄마로 살면서 겪은 반전. 아내로 살면서, 딸로 살면서, 직장인으로, 주부로 살아오면서 경험한 반전. 전부 따로 구분해서 생각해야 반전의 요소를 제대로 뽑을 수 있는 것이죠. 자신의 모습을 다양하게 구분해 놓고, 각각 따로 생각해야 다양한 반전 경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 승, 전, 결"이라는 말 많이 들어 보셨지요. '전'에 해당하는 부분이 반전입니다. 뒤집기입니다. 전 부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확 뒤집는 순간이죠. 독자나 청중은 바로 이 뒤집기 부분에서 감동하고 열광합니다.


반전 없는 드라마? 반전 없는 영화? 별로 재미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인생에도 반전이 없다면 살아갈 맛이 나지 않을 겁니다. 달라질 수 있음은 곧 희망이지요. 변화와 성장의 가능성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아니겠습니까.


글 쓰기 어렵고 힘들다 느끼는 사람 많습니다. 그냥 막 쓰려고 하지 말고, 오늘은 또 어떤 반전을 한 번 사용해 볼까 궁리하면서 쓰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쓰기가 수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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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혹시 아직도 반전을 제대로 느껴 본 적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다면...... '결혼' 떠올려 보세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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