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 위대한 방식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예술이다. 볼수록 빠져든다. 미장 전문가가 벽돌을 쌓아올리는 모습. 유튜브에서 봤다. 막노동 현장에서 일한 경험 있다. 미장 하는 사람 자주 봤고, 그들 곁에서 보조도 했었다. 같은 미장인데도 그저 잘한다 싶은 사람 있는가하면, 보는 사람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선수'도 있다.
외국 어느 지역에서 잔디 깎는 사람 영상 본 적도 있다. 이발하는 줄 알았다. 어찌나 깔끔 세련 정확한지. 도시 전체를 그가 디자인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감동적인 것은, 그가 작업을 마치고 떠난 자리에 모래 알갱이 하나 남지 않았다는 것. 왜 그를 '프로'라고 부르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았다. 오토바이 타고 다니면서 명함을 정확히 날리는 청년, 머리 위에 층층이 밥상을 올려 배달하면서도 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아주머니, 눈대중으로 대충 하는 것 같으면서도 옷에 단추를 정확한 간격으로 붙이는 할머니. 프로페셔널을 지켜보는 일은 늘 감동이다.
그들 모두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남들이 별 것 아니라 여기는 모든 순간에 혼을 담는다는 사실. 사소한 일을 위대한 방식으로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 사람은 위대한 일을 사소하게 다룬다. 지겹고 지루하다. 힘들고 어렵다. 지치고 피곤하다. 프로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만한 일조차 마치 인생 승부를 걸듯이 한다. 그런 일은 해서 무엇 하나? 이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프로들에게는 모든 일이 예술이고, 모든 순간이 인생이며, 모든 하루가 가치이기 때문이다.
여든이 넘은 피아니스트가 매일 아침 피아노 연습을 하는 걸 지켜 본 기자가 물었다.
"이미 충분한 실력을 닦아 놓으셨고 이제 나이도 있는데 굳이 그렇게 매일 아침 연습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까?"
질문을 받은 피아니스트, 그러니까 '프로'의 답변은 인상적이었다.
"어제보다 나아질 수 있으니까."
막노동 현장에서 프로가 되는 길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전문 기술을 익혀 자격을 취득하는 방법이다. 용접, 건축, 설비, 면허 등 전문 기술 자격을 보유하면 아무래도 쓸모가 많을 터다. 둘째, 기술 없이 근면과 성실을 담보로 일하는 방법이다. 청소 하나를 해도 깔끔하고 완벽하게, 보조를 해도 전문가 불편하지 않도록 알아서 척척. 이렇게 하면 불러주는 곳이 많다. 전문가에 비해 일당은 적지만, 물리적 양이 확보됨으로써 제법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일상에서 프로가 되는 방법은 위 두 번째다. 대부분 사람이 자신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 있다. 예를 들어 글 한 편 쓴다고 가정해 보자. 어떤 마음으로 쓰는가? 어떤 태도로 쓰는가?
아마추어는 대충, 그냥, 빨리, 결과만 바라보며, 끝내기에 급급하다. 프로는 정성 쏟는다. 한 줄 한 줄 쓰고 다시 읽고 수정하기를 반복한다. 다 썼다 싶은 때에도 엉덩이를 눌러 5분만 더 확인하고 고민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독자 위할 수 있는가 또 점검한다.
아마추어는 글 쓰면서 많이 달라졌고 많이 깨달았다고 말한다. 프로는 글 쓰면서 앞으로도 배울 것이 많다고 말한다. 아마추어는 책 한 권 달랑 내고 가르치려 한다. 프로는 책 열 권 내고도 배우려 한다. 아마추어는 '좋아요'를 위해 글을 쓴다. 프로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쓴다.
오늘 하루, 우리에게 주어지는 모든 일은 나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 별 것 아닌 일로 여기면 모든 일이 별 것 아닌 게 되고, 위대한 일이라 여기면 모든 일이 세상을 구하는 일이 된다. 타인의 인정과 칭찬, 그리고 보상에 기준 맞춰 일하면 세상의 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나의 기준과 소신과 가치관에 맞춰 일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사는 게 즐겁다.
어떤 태도로 일할 것인가! 이것이 행복과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