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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방법

논리와 표현력

by 글장이


친구끼리 모여 수다 떨 때는 그냥 아무 말이나 해도 별 상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앞에 나가서 발표를 한다거나 누군가를 설득해야 한다거나 자기 주장과 의견을 내세울 때, 이런 때에는 논리와 표현력 필요합니다.


같은 말을 해도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사람 있고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임팩트도 없는 말을 그저 늘어놓는 사람도 많습니다. 말과 글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절망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왕이면 좋은 말을 제대로 해서 자기 주장과 의견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다른 사람 마음도 움직일 수 있으면 낫겠지요.


말과 글은 표현 수단이라는 점에서 같습니다. 상황과 환경에 따라 어떻게 말하고 써야 하는가 하나씩 살펴 보면, 말과 글은 상당한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글쓰기와 달리, 말을 할 때는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 몇 가지 정리해 봅니다. 말 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확실히 아는 내용에 대해서만 말해야 합니다.


강의, 강연, 연설, 발표 등 대중을 상대로 말을 할 때는 반드시 자신이 정확히 아는 내용에 대해서만 말해야 합니다. 잘 아는 내용에 대해 말해야만 말할거리가 생기고 논리도 자연스럽게 갖추게 됩니다.


먼저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먹습니다. 그런 다음, 밥을 한 입 먹습니다. 김치 등 밑반찬 몇 가지 집어서 먹고, 다시 국물을 한 입 떠 먹습니다. 고기 등 메인 요리가 있을 때는, 밥보다 메인요리를 먼저 먹습니다.


위 글은 제가 밥 먹는 모습을 적은 겁니다. 누구보다 제가 가장 잘 아는 내용이죠. 이런 걸 말할 때는 떨림도 없고 긴장도 하지 않고 더듬거리지도 않습니다. 제가 가장 잘 아는 내용이니까 부담 가질 이유가 없는 것이죠.


남들 하는 이야기에 숟가락 얹겠다는 생각으로 말하면 안 됩니다. 누가 봐도 저 사람 '잘 모르는구나'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지식이나 경험 없이 그저 이빨로만 말하는 사람들. 밑천 금방 드러나고 빈 깡통인 것도 밝혀집니다. 어설프고 얕은 지식으로 자꾸만 무대 서는 것만 바라지 말고, 제대로 공부하고 지식과 경험 쌓은 후에 말해야 합니다.


아니면,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만 말해도 됩니다. 수십 년 살아오면서 배우고 깨닫게 된 내용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콘텐츠는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경험과 지식에서 결합하고 연결하여 '만드는' 것이지요.


둘째, 잘 들어야 합니다.


남이 말하고 있을 때, 자기 할 말만 생각하는 사람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백년 가도 말하기 실력 늘 수 없습니다. 노래 잘 부르는 사람들은 노래 많이 듣고, 글 잘 쓰는 사람은 글 많이 읽습니다. 입력이 먼저이고 출력은 그 다음이지요.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자기 말도 잘할 수가 있습니다.


남의 말을 들을 때도 반듯한 태도를 갖춰야 합니다. 눈빛 마주하고, 주제가 무엇인가 파악하고,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가 혹은 무엇을 주려고 하는가 깊이 생각하며 들어야 합니다. 잘 들으면 잘 말할 수 있습니다.


셋째, 평가하고 분석하고 따지려 들지 말고 일단 경청해야 합니다.


꼭 무슨 트집 잡으려고 준비태세 갖추고 있는 것 같은 사람들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꿀밤이라도 한 대 때려주고 싶습니다. 사람이 무슨 말을 하면,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경청하는 게 먼저입니다. 생긴 모습, 말하는 태도, 억양, 표정, 목소리 등은 나중에 지적해도 될 문제입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데, 아직 말을 다 하지도 않았는데 듣는 사람들이 딴지를 걸면 기분 어떻겠습니까?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자꾸만 손가락 생긴 걸 가지고 트집을 잡으니 대화가 안 되는 것이죠.


뭐가 그리 잘났다고 남의 말을 끊고 감 놔라 배 놔라 지적질을 하는 것인지. 그 사람 말하는 거 한 번 들어 보고 싶습니다. 아주 입을 못 떼게 해주고 싶네요. 말하는 사람 위해준다는 좋은 마음으로 경청하는 태도. 이것이 자신의 말하는 수준을 높인다는 사실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넷째, 순서를 매기면 도움 됩니다.


그냥 줄줄 늘어놓지 말고요. 첫째, 둘째, 셋째...... 이런 식으로 순번을 매기면 말이 깔끔해집니다. 사람의 뇌는 생각하기 싫어하고 힘든 것 거부합니다. 누군가의 말을 들으면서 스스로 정리하기를 꺼린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말하는 사람이 알아서 정리를 착착 해주면 듣는 사람이 편하겠지요.


주로 세 가지 정리를 권합니다. 두 개도 좋고 네 개도 좋겠지만, 사람이 가장 잘 기억하고 받아들이기 쉬운 숫자가 '3'이라고 합니다. "제가 오늘 여러분에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독서에 관한 오해와 진실 세 가지입니다." 이렇게 시작하면, 사람들 마음은 이미 세 가지 내용을 들을 준비를 갖추게 됩니다. 준비된 사람들한테 전하는 것이 그냥 전하는 것보다 한결 수월할 테지요.


다섯째, 끝말이 분명해야 하고 발음 정확해야 합니다.


어제 딸기 사러 갔었는데 너무 비싸가지고......

그래서 뭘 어쨌다는 겁니까? 듣는 사람이 알아서 다 해석하고 풀이해서 덧붙여 마무리까지 해야 합니까? 끝말 희미한 사람은 인생도 희미합니다. 끝말 약한 사람은 자신감도 약합니다. 그냥 대충 얼버무릴 테니 네가 알아서 정리하고 이해하란 식이죠. 답답합니다. 거북합니다. 듣는 사람 피곤합니다.


이왕이면 발음도 정확하게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입안에서 웅얼거리면 말하는 사람 있는데요.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나중에 또 기회가 있어도 그 사람 말은 듣고 싶은 마음 별로 없습니다.


끝말을 분명하게 하고 발음을 정확하게 하면, 무슨 말을 해도 상대가 쉽고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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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다섯 가지 내용만 제대로 실천해도 지금보다 훨씬 말을 잘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자기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면 속이 후련합니다. 자유롭다고 여기게 됩니다. 더 많은 말을 하고, 그래서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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