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모험, 그리고 도전
지금까지 이뤄놓은 인생을 그대로 지키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사람의 당연한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재산, 가족, 일 등 어렵고 힘들게 만든 완성품을 등 뒤로 돌리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요. 변화와 성장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적극적 욕구와 있는 그대로의 지금을 지켜야 한다는 소극적 욕구가 부딪쳐 갈등과 방황, 걱정과 근심을 낳기도 합니다.
어렸을 적에는 극도의 호기심을 품고 살아갑니다. 보는 것마다 신기하고 들리는 것마다 새로왔지요. 그렇게 배우고 익힙니다. 위험도 무릅쓰고, 엄마와 아빠한테 혼나기도 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 성장합니다.
일정 궤도에 오르면, 이제 뭔가 좀 아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세상과 인생에 대해 쉽게 단정지으며 말하는 버릇이 생기지요. 스무살에서 서른 사이에 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사람들과 갈등 심해집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과 타인이 맞다고 주장하는 것 사이에 충돌이 일어납니다.
맨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어렵고 힘들기만 했습니다. 재미? 그런 건 전혀 없었지요. 살기 위해 반드시 써내야만 한다는 강박뿐이었습니다. 재미도 없고, 잘하지도 못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인 작업을 매일 몇 시간씩 반복한다는 건 그야말로 고역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아주 조금 어떻게 쓰는 것인가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거장들의 명문장과 비교할 바는 전혀 못 되고요. 일기 한 편을 겨우 쓸 수 있을 정도라고 표현하는 게 맞겠습니다. 기분은 아주 좋았습니다. 전혀 할 줄 모르던 일을 조금 할 수 있게 되었으니 기쁘고 보람 있었지요.
거장들의 책을 읽으며 다시 무너졌습니다. 조금 쓸 줄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제 글은 그들에 비하면 초등학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도였습니다. 나름 꽤 열심히 연습하고 훈련했다 생각했는데, 아직 갈 길이 훨씬 더 멀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힘이 쪽 빠졌습니다.
10년째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완성'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에만 초점 맞춥니다. 죽기 전에 엄청난 글을 쓸 수 있을까요? 그런 쪽에는 관심조차 없습니다. 제가 죽는 순간에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글이 나아져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어느 시점까지만 공부하겠다는 '종료' 개념을 삭제했습니다. 그냥 계속하는 거지요. 마음을 이렇게 바꾸고 난 후부터, 글 쓰는 게 재미 있고 흥미진진합니다. 아무런 강박도 없고 쫓기듯 쓰지도 않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면 노트북을 펼치고, 책을 읽고, 틈이 나면 다시 노트북 앞에 앉습니다. 재미 있으니까, 좋으니까, 즐길 수 있으니까, 따로 시간 내지 않고도 틈틈이 얼마든지 글을 쓸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쓰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니까 실력도 좋아집니다. 이렇게도 써 보고 저렇게도 써 봅니다. 일곱 권의 책을 출간했는데요. 지금 읽어 보면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입니다. 얼마나 다행인가요! 저 스스로 실력을 쌓아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평범한 사람과 탑클래스 멤버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 걸까요? 어떻게 해야 성장과 발전 이루면서도 만족과 행복 느낄 수 있는 걸까요?
첫째, 자기 실력보다 약간 높은 정도의 목표를 잡아야 합니다. 도전 정신이 생겨야 치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단, 현실 불가능한 목표는 안 됩니다. 누가 봐도 가능한, 그러나 까다롭고 어려운 수준의 목표. 이것이야말로 자신을 움직이는 동력이 될 수 있겠지요.
둘째, '안전'과 '편안'이라는 두 가지 욕구를 떨쳐내야 합니다. 살아온 이야기에 갇혀 있으면 과거 성취에만 연연하게 됩니다. 등을 돌린 채 뒤만 보며 운전하는 셈이죠. 지금과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초점 맞춰야 합니다. 위험도 있고 부담도 많고 실수와 실패도 존재할 겁니다. 미지의 영역에는 항상 이런 것들이 가득하지요. 위험을 무릅쓰고 기꺼이 나아가겠다는 진취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셋째,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공부해야 합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더 고생하기 싫다는 뜻이죠. 더 힘들고 더 어려운 순간을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분명한 것은, 더 나은 인생을 위해서는 치열한 성장기를 반드시 겪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목표가 선명하고, 안전지대를 벗어날 용기만 있다면, 공부와 노력을 기울이는 힘든 순간조차도 보람과 행복으로 채울 수 있을 겁니다.
넷째, 훨씬 더 풍요롭고 활력 넘치는 인생을 만들 능력이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과거에 무슨 일을 얼마나 했든, 지금부터 남은 인생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달라질 수 있음이 명백합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안주하지 않고 머물지 않고 나아갑니다. 아쉽게도, 다른 많은 이들은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무시하고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갑니다.
다섯째, 세상과 타인을 위한 발자취를 남겨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 땅에 온 이유가 있습니다.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만 목적이 아니겠죠. 누군가의 삶에 보탬이 되고 도움을 주는 거룩한 행복을 맛보아야 합니다. 자신을 팽개치고 무조건 남 꽁무니만 쫓아다니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의 성장과 발전을 통해 다른 사람 인생도 함께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거지요.
저도 한 때는 현재에 안주하는 삶을 지향했습니다. 열심히 살아서 어느 정도 이뤄내고 나면, 내가 만든 그 성 안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면 된다고 믿었지요. 그러나 이제는 잘 압니다. 인생에는 편안이나 안전 따위의 키워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살아온 인생을 한 번 돌아보세요. 언제 한 번이라도 안전하거나 편안했던 적 있습니까? 혹시라도 그런 적 있다고 답하는 사람 있다면, 다시 묻고 싶습니다. 그런 안전과 편안을 지나 인생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하고 말이죠.
인생은 끝없는 모험의 여정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펼쳐지고, 사람들과 섞여 별 일이 다 일어나고, 사랑과 배신이 공존하며, 내가 바라는 꽃길만 펼쳐지는 일 절대로 없는, 이런 게 인생입니다.
비관적으로 살자는 뜻이 아닙니다. 그 모든 인생 역경과 고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나 더 강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는 의미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휩쓸리지만, 앞으로 나아가 부딪치면 내가 이깁니다.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고 전진하는 것이죠.
어제는 다른 날과 달리 좀 힘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이 동시에 벌어졌지요. 모두가 사람과 관련된 일이었습니다. 피곤하고 지쳤습니다.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다들 자기 잇속만 차리려 하고, 다들 나를 이용해먹으려고만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불과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달라질 내 감정 때문에, 어제라는 소중한 시간을 힘들게 보낸 셈이죠.
남은 삶에서도 매일 매 순간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닥칠 겁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더 나은 인생을 위해, 공부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그런 삶을 오늘도 살아내려 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