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 효과
마케팅의 기본은 사람입니다. 제품이든 서비스든 강연이든 무엇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있어야 합니다. 대상자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판매할 수가 없겠지요.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단계는 사람을 모으는 일, 즉 '모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주변에 마케팅 전문으로 활동하는 사람 많습니다. SNS를 통해 인지도 높이는 사람도 있고,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 이메일이나 문자를 적극적으로 발송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일일이 발품 팔아 사람 모으는 경우고 있고, 무료 세미나 및 선물 제공 등을 통해 사람들의 환심을 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은 글쓰기/책쓰기 전문 과정입니다. 2016년 5월, 김해에서 처음 시작했습니다. 월 수강생이 2명에 불과했던 적도 있고요. 강의장을 가득 메울 정도, 그러니까 한 번 수업에 약 60명이 참여한 때도 있습니다. 들죽날죽하던 수강생은 코로나 사태 이후 온라인 수업 본격화 하면서 월 평균 13.7명이라는 안정적인 숫자로 자리잡게 됩니다.
사람 모으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고, 마케팅 노하우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급격히 늘어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저는 마케팅 비용을 10원도 지출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매달 일정한 수의 사람들, 그것도 상당한 수강생들을 모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운을 비롯해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습니다만, 오늘은 그 중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사람은 오감으로 살아갑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죠. 감각에 반응합니다. 감각으로 이해하고 감각으로 증명합니다. 감정이나 기분도 감각을 통해 생겨납니다. 오감을 제대로 이해하면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오감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감각은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단연코 시각입니다. 그 다음은 청각이고요. 시각과 청각이 90퍼센트 좌우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보고 듣는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사람 마음 움직여서 많이 모으기 위해서는 뭘 하면 될까요? 그렇지요. "보여주면" 됩니다. 글쓰기 강의를 하고 싶다면, 자신이 글 쓰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매일 글을 써서 SNS에 올립니다. 매일 일기를 쓰고, 매일 독서노트를 쓰고, 매일 습작을 해서 사진을 찍든 그냥 바로 쓰든 무조건 공유하는 것이죠.
2016년 1월 4일, 블로그 시작했습니다. 이후, 단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포스팅 작성해서 발행했습니다. 처음에는 한 사람이었고요. 두 사람, 세 사람으로 늘어났습니다. 지금까지 블로그 이웃 1만 명 넘었습니다. 제가 쓴 글을 '눈으로 보는' 사람이 1만 명 넘는다는 뜻입니다.
"제가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에 많이 오세요!"
지난 8년 동안 이 말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저는 매일 '보여주었고', 사람들은 매일 글을 쓰는 제 모습을 '보았던' 겁니다. 시각을 활용한 마케팅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직접 본 것만 믿고, 본 것에만 확신을 가집니다. 많이 보여줄수록, 꾸준하게 보여줄수록, 오래 보여줄수록, 나와 내 상품에 대한 신뢰를 키울 수 있는 법이지요.
이 단순하고 확실한 마케팅 논리가 뻔히 존재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보여줄 게 없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지 않으니 보여줄 것도 없습니다. "글쓰기 수업 참여하라"고 말만 늘어놓을 뿐, 정작 본인은 글을 쓰지 않습니다. 반짝 수강생 모집은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결코 오래 가지 못합니다. 시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마케팅은 신뢰를 잃기 때문입니다.
둘째, 보여주는 걸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셀카, 프로필 사진, 근사한 음식과 와인 찍은 사진은 맨날 보여줍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쓴 글은 드러내길 주저합니다. 잘 못 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글쓰기 강의한다는 사람이 글을 잘 못 쓰니까 SNS 올리기가 쉽겠습니까.
셋째, 공부는 안 하고 장사만 하려고 들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 지갑에서 돈 빼려면 실력부터 탄탄히 갖춰야 합니다. 다른 사람 소중한 시간 투자 받으려면 공부부터 제대로 해야 합니다. 글쓰기/책쓰기 결코 쉬운 일 아닙니다. 그 어렵고 힘든 일을 '쉽게' 가르치려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해야 하겠습니까. 실력 쌓으면 저절로 사람 모입니다. 공부 안 하고 소리만 지르면 '스쳐 지나가는' 사람만 많을 겁니다.
넷째, 어렵고 힘든 일은 하기 싫고, 무슨 일이든 쉽고 빠른 해결책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돈 몇 푼 던지면 자동으로 마케팅이 척척 될 거라고 착각하는 것이죠. 정성과 노력과 시간 없이 되는 일 하나도 없습니다. '쉬운 마케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걸 바라는 건 망상이지요.
다섯째, '무대병' 때문입니다. 노력은 하기 싫고, 주인공은 되고 싶은 거지요. 밑천은 달리는데 큰 돈은 벌고 싶은 겁니다. 가진 것은 부족한데, 대단하다 소리는 듣고 싶은 겁니다. 실력은 미천한데 인정은 받고 싶지요. 결국은 욕심입니다. 빨리 많이 벌고 싶은 마음, 남들한테 인정과 칭찬 받고 싶은 마음, 무대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 대장질 하고 싶은 욕망...... 이런 것들이 '실력 쌓기'보다 '사람 모으기'에만 급급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어렵다고요? 마케팅 배우겠다며 수천 만원 갖다 박으면서, 매일 자신의 활동 모습 보여주는 것이 어렵다니...... 생각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닐까요? 초점을 타인과 외부 세계에만 맞추고 있으니 엉뚱한 곳에 돈만 퍼붓고 있는 셈이죠. 자신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몇 명을 모아야 한다'는 사실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오늘 내가 어떤 글을 얼마만큼 써서 공유할 것인가에 초점 맞춰야 합니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무엇을 정확하게 "보여줄" 것인가? 나의 노력과 결실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 것인가? 얼마나 자주 "보여줄" 것인가?
사람을 모으는 게 아니라, 내 것을 보여줌으로써 관심과 흥미 느끼는 사람을 모여들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마케팅 기본입니다. 수많은 책과 강연에서 사람 모으는 비법만 강조하고 있지요? 왜 그런지 압니까? 공부하고 노력해서 실력 갖추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기본이라서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겁니다. 자신의 현재 실력을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을 때, 비로소 마케팅은 시작되는 것이죠.
모닥불을 피워 놓으면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여기로 모여라!"라고 외치는 게 아니라, 지극 정성으로 모닥불을 피우는 것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