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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시대의 위기

주도적 인생, 근사한 내가 되는 법

by 글장이


ChatGPT를 활용해 사흘쯤 글을 써 보았습니다. 나흘째 되던 날, 블로그에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켰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 매일 포스팅을 발행하고 있는데요. 그날따라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고, 첫 줄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두렵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불과 사흘! 인공지능을 활용해 글을 썼을 뿐인데, 그 사이에 "글 쓰는 이은대"는 사라지고 말았던 겁니다. ChatGPT를 계속 활용할 수 있으니 별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로봇 다리가 있으니 내 다리 잃어도 상관 없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 없지요.


시대의 흐름, 트렌드에 적응하고 발맞춰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조금은 냉철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나'라는 중심이 견고한 상태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과, 아예 '나'를 대신할 만큼 인공지능에 의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최근 들어 ChatGPT를 활용한 책쓰기, 전자책 쓰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글 쓰기 힘들어하던 많은 예비 작가들이 이 소식에 반가워하는 눈치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글이 인공지능을 통해 생산되겠지요.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더 빨리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면, 독자 입장에서도 유용한 도구가 될 테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자꾸만 마음 한 구석이 휑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조금 부족해도, 조금 모자라도, 조금 투박하고 거칠어도...... 그래도 사람의 글을 읽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머지않아 인공지능이 집필한 '토지'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재미도 있고 배울 점도 많은 책이 출간되겠지만, 기계가 쓴 책을 읽으며 눈물 흘리는 인간이라...... 글쎄요. 문명의 발달이 인간의 감정까지 점령하는 시대가 머지 않은 것 같아 염려됩니다.


오래 전,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을 때 깨달은 바가 몇 가지 있습니다. 이후로 남은 삶에서는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요.


첫째,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실패했을 때, 자고 일어나면 뭔가 상황이 달라져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돈 많은 누군가가 나타나서 제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기를 바란 적도 있었고요. 그러면서, 그 사람의 종으로 평생 살아도 좋다는 어리석은 생각까지 했었지요. 세월이 흘렀고, 저는 제게 닥친 모든 문제를 책임졌습니다.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둘째, 나는 나로써 살아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돈 많은 사람 부러워 했습니다.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주변 사람들을 시기하고 질투했습니다. 남의 인생 지적질하면서 간섭하고, 정작 내 인생은 소홀히 다뤘지요. 온전한 내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가진 것들로, 내 모습 그대로, 내 인생을 살아내야 합니다.


셋째,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실력과 끈기라는 사실입니다. 공부하고 노력해서 자기만의 무기를 완성해야 합니다. "~을 할 줄 안다!"는 사실이야말로 거친 세상을 헤쳐나가는 최고의 자산입니다. 누구에게도 기대서는 안 됩니다. 오직 자신의 힘으로 삶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으로 부딪치고 견뎌야 합니다.


세 가지 깨달음은 결국 "주도적 인생"이라는 키워드로 귀결됩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이고, 모든 성취와 책임도 오롯이 내 몫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ChatGPT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문명이라 해서 그것에만 의지해서는 안 되겠지요. 글을 쓸 줄 알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람과 글을 쓸 줄 몰라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사람은 전혀 다른 차원의 존재로 살아가게 될 겁니다.


치명적인 위험은, 인공지능으로부터 도출된 성과를 마치 자신이 이룬 성과로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컴퓨터를 잘 다루는 것은 분명 개인의 탁월한 능력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컴퓨터가 나를 대신할 정도까지 되어버리는 결과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사람 대 기계 싸움을 붙이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인간인 우리가 주인이어야 하고, 인공지능은 도구와 수단으로써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겁니다.


검증과 편집: 인공지능이 생성한 글은 항상 검증과 편집이 필요합니다. 인공지능은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지만, 완벽하지 않으며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판단과 검토를 거쳐 적절한 품질의 글을 작성해야 합니다.

인간성과 창의성 강조: 인공지능은 글을 생성할 수 있지만, 인간의 창의성과 독창성은 아직까지는 대체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인간의 고유한 관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작성하고, 인공지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인간성과 창의성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인공지능 글쓰기에 대한 태도는 열린 태도를 가지고 협력과 보완을 추구하며, 윤리와 책임을 준수하고 검증과 편집 과정을 거치며 인간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 ChatGPT


"인공지능 글쓰기를 대하는 태도"에 관해 ChatGPT에게 문의했더니 위와 같은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창의성과 독창성은 대체할 수 없다"고 인정하네요. 윤리와 책임, 검증과 편집의 중요성도 언급합니다.


인공지능조차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인간에게 주의할 사항에 대해 언급하는데, 정작 우리는 지나칠 정도로 인공지능을 추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온라인 광고에 ChatGPT에 관한 내용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쉽게 쓸 수 있다, 빨리 쓸 수 있다, 뚝딱뚝딱, 책쓰기도 쉽다, 글쓰기도 쉽다, 쉽다, 빠르다, 쉽다, 빠르다......" 이런 광고 문구가 종일 넘쳐납니다.


글쎄요. 글이라는 게 쉽고 빠르게 쓴다고 해서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일까요. 말과 글은 표현의 수단입니다. 표현에 앞서 생각이 먼저이고요.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 말하기와 글쓰기입니다. 쉽게 빨리 쓴다는 얘기는, 생각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없애자는 얘기지요. 사람이 생각마저 잃게 되면 이제 뭐가 남을까요.


ChatGPT는 혁명적인 도구입니다. 멋지고 대단합니다. 유용하고요. 그렇다면, ChatGPT를 상대하는 나도 멋지고 대단하고 근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더 대단한 내'가 '대단한 기계'를 다루어야 마땅하지요. 와이파이 끊어지면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신세. 그게 무슨 작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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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ChatGPT의 가장 효율적인 활용 방법은 '아이디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면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가 많듯이, 인공지능을 활용하면서도 다양한 발상을 할 수가 있습니다.


"ChatGPT 글쓰기"라고 단정짓고 매달리지 말고, "ChatGPT를 활용한 글쓰기"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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