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내가 되는 방법
엄청난 결의와 열정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반드시 ~을 해내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매일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나오기도 합니다. 꿈과 목표를 향해 열심히 살아가는 태도는 역시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7월 책쓰기 정규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1주차 수업에 참여한 수강생들의 표정은 단호하고 눈빛은 결연합니다. 신규 입과자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뜨겁게 열정을 불태우고, 재수강자는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책을 내고야 말겠다 주먹을 불끈 쥡니다.
저는 이래서 시작을 좋아합니다. 피가 끓습니다. 이미 절반은 해낸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축 처져 있는 것보다는 펄펄 끓는 것이 훨씬 보기 좋습니다. 덕분에 저도 책임감 느끼고, 더 열심히 강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시작 단계에서의 열정과 의지는 모두 에너지란 사실입니다.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각오를 다질수록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각오, 열정, 의지 등에 에너지를 다 쓰고 나면 정작 글을 쓸 때 필요한 에너지는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꿈과 목표를 향해 열심히 나아가는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과 열정이 강박이나 스트레스가 되어서는 곤란하겠지요. 무슨 일이든 끝까지 해내는 게 중요합니다. 뜨겁게 시작했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것보다는, 미지근하게 시작하더라도 끝까지 온기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
사람이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 두 번 있습니다. 첫째는 집중할 때이고요. 둘째는 시간을 쌓았을 때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잘못 이해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집중이란, 다른 모든 것들을 때려치우고 한 가지에만 몰입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주어지는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입니다. 밥을 할 때는 밥하는 행위에 집중하고, 설거지할 때는 설거지에 집중하고, 글을 쓸 때는 글쓰기에 집중하는 것이지요.
"밥하고 설거지해야 하기 때문에 글을 쓰지 못한다"가 아니라, "밥도 하고 설거도 하고 글도 쓴다"가 되어야 합니다. 어느 한 가지 일에 매진하기 위해 일상의 모든 일들을 배제하거나, 다른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정작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데요. 집중력은 어느 하나에만 적용되는 힘이 아니란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회사에 가서는 집안일 신경 쓰고, 집에서는 회사 업무 때문에 마음을 씁니다. 이렇게 살면 매 순간 피곤하고, 효율성도 떨어집니다. 길을 걸을 땐 걷는 행위에만 몰입하고, 똥쌀 때는 배설 행위에만 몰입해야 합니다. 어떤 일에 도전한다고 해서, 다른 모든 일상을 등한시 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일이 주어지면 그 일에 매진하는 것이 삶을 가볍게 만들면서도 성취를 해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시간의 누적에 대해서도 잘못 생각하는 사람 많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빨리" 성공하기를 욕망하는 이들이 넘쳐납니다. 또한, "빨리" 포기하는 사람도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빨리"라는 시간이 점점 더 짧아지는 것 같아서 염려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성공이란 걸 어떻게 "빨리"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왜 수많은 사람이 긴 시간 노력하고 애를 쓰며 살아가는 걸까요. 상식을 벗어나는 비법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특별한 방법을 주장하는 이들이 오래도록 성공을 유지하는 모습 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야말로 탄탄한 성장과 성취와 성공을 이룰 수 있는 법이지요. 이것은 세상 원칙이자 인생 진리입니다. 거부할수록 자신만 손해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어떤 성공이든 꾸준히 시간을 쌓아야만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탑을 완성할 수가 있습니다.
이 악물고 주먹 불끈 쥐고 머리에 띠 두르지 말고, 매 순간 주어지는 일에 그저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면 좋겠습니다. 7월에 책쓰기 수업 들으면서 "반드시 해내겠다" 의지를 불태우는 것도 좋겠지만, "글을 쓸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 한 줄이라도 쓰겠다"고 여기는 것이 자신을 위해 훨씬 바람직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강의 들을 땐 강의에 집중하고, 아이들과 놀아줄 때는 완전히 아이가 되고, 대화할 땐 대화에 몰입하고, 휴식을 취할 땐 그저 휴식만 생각하는 태도. 이것이 바로 온전한 내가 되는 길이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