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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Aug 08. 2023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와 해결에 관해서


운전할 때 차에서 소리가 나면 불안합니다. 재빨리 차를 세우고 내려서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원인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때는 그 자리에서 조치를 합니다. 제가 조치할 수 없는 문제이거나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싶을 때는 즉시 보험회사에 연락하거나 가까운 정비소로 향합니다. 뭐 어쨌든 지금까지는 운전하면서 큰 문제나 사고는 없었으니 다행이라 할 수 있겠지요.


운전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이런 경우 겪어 보았을 겁니다. 기계는 언제 어디서든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자주 점검하고 조치를 해두어야 안전운행 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도로에서 차가 퍼지면 여간 고생 아니거든요. 미리미리 챙겨야 하겠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첫째, 차에서 소리가 나도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많습니다. 분명 무슨 문제가 있는데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아무 일 아닌 듯 치부해버리는 경우입니다. 둘째, 문제가 있는 건 알겠는데 왜 그런지 모르는 경우입니다. 원인을 모르니 해결도 불가한 것이죠. 셋째, 문제가 있는 줄 뻔히 알면서도 당장 무슨 일 생기겠냐며 회피하는 경우입니다. 내일 조치한다, 다음 주에 한다 하면서 정비소 가는 걸 계속 미룹니다.


"대표님! 첫 꼭지 시작을 못하겠어요!"

이렇게 질문하는 사람들한테 도로 묻습니다.

"왜 시작을 못하시는 건가요?"


그때부터 대답은 오리무중에 빠집니다.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왜 시작을 못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아무 생각이 없으면 신이 와도 답을 줄 수 없습니다. 하다못해 자신감이 없어서 그렇다 정도라도 대답을 해야 어떻게 하면 자신감 있게 쓸 수 있는지 설명해줄 수 있습니다. 주제와 관련된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과거 경험을 잘 기억나게 할 수 있는가 설명해줄 수도 있겠지요.


일단,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하고요. 다음으로 원인이 무엇인지 궁리해야 합니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 해결하려는 시도 자체가 있을 수 없고요. 원인을 모르면 해결책도 없습니다. 발병 원인을 모르는 병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요. 난치병 불치병 등이라 부릅니다.


첫째, 문제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현 상황을 못마땅하게 여기라는 뜻이 아닙니다. 더 좋아질 수 있고 더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라는 의미입니다. '개선'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하고 성실해야 합니다. 그냥 이대로, 그냥 하던 대로 식의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은 결코 성장할 수 없습니다.


둘째,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 자체를 있는 그대로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차에서 소리가 난다, 첫 꼭지 시작하기가 어렵다, 아이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출근하기가 싫다...... 지금 내게 일어나는 문제가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명확하게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셋째, 그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사건이든 질병이든 사고든 반드시 그 원인을 밝혀야 해결 또는 예방이 가능한 법이지요. 원인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통찰력과 지식과 경험이 겸비되어야 합니다.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문제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를 찾으려는 관심과 노력,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밝혀내는 힘, 그리고 그 원인을 차단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는 과정. 이 모든 것이 문제 자체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주변에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수년 째 똑같은 문제 때문에 골치를 썩히고 있는 경우도 많거든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그대로 방치한 채 되는 대로 살겠다는 태도는 자기 삶에 대한 책임 회피이자 직무 유기입니다.


인생은, 문제와 맞딱뜨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을 기울이는 자세만으로도 삶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문제 지적만 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대안도 없고 고민도 하지 않고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오직 '지적질' 자체에만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존재들이죠.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해결 과정에서 얻게 되는 깨달음과 노하우, 또 이를 활용해 다른 사람의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는 인생. 이것이 바로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책임이자 소명이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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