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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Aug 31. 2023

책 한 권을 쓰는 데 필요한 태도, "관심"

보이고 들리고 가까이 온다


너도 나도 책 쓰는 세상이라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책 한 권을 쓰는 일은 만만치 않은 과정입니다. 핵심 독자를 선정하고, 주제를 정하고, 목차를 기획하고, 초고를 집필하고, 퇴고를 거쳐 탈고하고, 출판사 투고 후 계약까지 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 중에 수월한 단계는 하나도 없습니다. 시간과 노력, 그리고 학습을 게을리하지 않아야만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세부적인 기획 방법이나 집필 요령 등은 워낙 많고 다양해서 포스팅 한 편에 담기 힘듭니다. 다만, 책 쓰려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초보 작가가 갖춰야 할 태도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짚어 드리고자 합니다.


단언컨대, 이 항목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제대로 실천한다면 적어도 지금까지 집필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은 훨씬 줄어들 겁니다. 글이나 책을 쓰려는 사람이 가져야 할 첫 번째 태도는 "관심"입니다.


지금 앉아 있는 방을 한 번 둘러 보세요. 평소 늘 생활하는 방인데도 자세히 살펴 보면 이런 것도 있었나 하는 게 보일 겁니다. 그냥 보면 보이지 않지만, 관심을 가지면 보입니다. 그리고, 관심을 계속 가지면 익숙해집니다.


눈에 보이는 물건뿐만 아닙니다. 우리의 꿈이나 목표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관심을 가지면 선명해지고 익숙해집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는 뜻입니다. 바라는 인생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도 관심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에라 모르겠다 잊으려 하고 회피하려 하고 도망가려 하면 해결책을 찾기 힘듭니다.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품고 살면 반드시 그 답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문제와 해결책에 관심을 가져야만 고난을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지요.


다산 정약용과 토니 라빈스의 책을 읽고는 홀딱 빠져버렸습니다. 두 사람의 인생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지요. 감히 발밑에나 이를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흉내내는 것이 잘못도 아니고 손해 볼 것도 아니다 싶었습니다.


이럴 때 다산이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런 경우에 토니 라빈스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까. 매 순간 두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실제로 제 옆에 있지는 않았지만, 책을 통해 그들의 철학과 가치관을 엿볼 수는 있었거든요. 시도 때도 없이 다산과 토니만 생각했습니다. 중독될 수 있다면 중독되고 싶었고, 세뇌 당할 수 있다면 세뇌 당하고 싶었습니다.


계속 관심을 갖고 지내니까 아주 조금 흉내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뼛속까지 바뀌기야 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선택과 결단의 순간에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지금도 다산과 토니의 책을 매일 끼고 살며, 그들의 사고방식을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생각과 행동을 저는 "관심"이라고 정의합니다.


책을 한 권 쓰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하다 했는데요.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관심을 어떻게 가져야 할까요?


첫째, 독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초보작가일수록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뿜어내기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책은 독자를 위한 가치입니다. 나 잘났다 하고 쓰는 게 아니라, 독자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전해주는 일이지요. 마땅히 독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내가 쓰려는 책은 정확히 어떤 사람들을 위할 수 있는가. 그들은 어떤 문제와 고민을 안고 있는가.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이 책이 그들에게 과연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잘 쓰고 못 쓰고를 고민할 게 아니라 이런 고민을 해야 합니다. 밤을 새워야 합니다. 이마에서 피가 흘러야 합니다. 독자에게 관심을 가지면 실제로 글을 쓰는 건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관심이 길을 열어줄 겁니다.


둘째, 주제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책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 생각 나는 대로 손 가는 대로 쓰는 게 아니지요. 다시 말하지만, 독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이 포스팅은, 독자들에게 "책을 쓸 때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독자가 이 글을 읽고 관심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제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지요.


책을 출간한 작가에게 당신이 쓴 책의 주제가 무어냐고 물었을 때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알게 된다면 깜짝 놀랄 겁니다. 기가 찰 노릇이지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책을 썼단 말인가요.


출간과 판매, 그리고 자신의 수익이나 성공 여부에만 관심을 갖고 책에 담을 내용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았으니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겁니다. 책을 쓰기 시작했다면, 적어도 그 책 집필을 끝낼 때까지는 오직 주제에 대해서만 생각해야 합니다. 매일 매 순간 주제에만 관심을 가지고, 다른 것은 거들떠 보지도 말아야 합니다. 주제에 관심 갖고 집중하면서 책 써야 합니다.


셋째, 작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많은 초보 작가들이 밖에서 뭔가 찾으려는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방법을 찾고, 글감을 찾고, 그럴 듯한 문장을 찾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안에 있는 뭔가를 밖으로 끄집어내는 행위입니다. 이것이 본질입니다. 만약 내 안에 든 것이 빈약하다면 공부를 해야 하고요.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하면서 살아왔습니까. 그 많은 경험 중에서 지금 쓰고 있는 책에 담을 만한 경험이 없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자신의 삶의 경험입니다. 그 다음에는 생각과 느낌, 철학, 가치관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내 삶이, 나의 경험이, 나의 철학이 독자에게 닿아야 하는 것이죠.


넷째, 세상과 타인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에만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탓을 하고 지적을 하고 끄집어내리려는 성향이지요. 겉으로는 '조언'이라 하면서 속으로는 '질투와 시샘'을 합니다. 간장 종지 같은 마음으로는 세상과 타인을 위한 책을 쓰기 힘듭니다.


약자들에게, 억울한 이들에게, 세상 뒷편에 밀려나 있는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큰 실패로 무너져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누군가의 관심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말입니다. 작가가 되는 일에만 몰두하지 말고, "어떤 작가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섯째, 책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책을 쓰려는 예비 작가 중에서 책을 읽지 않는 사람 많다는 사실은 이제 별로 충격적이지도 않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요.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노래를 한 곡도 듣지 않고 어떻게 노래를 부르겠습니까. 성공을 해 본 사람이 성공을 말하고, 실패를 해 본 사람이 실패를 얘기할 수 있는 법입니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마땅히 독서를 일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글 쓴 걸 딱 보면 책 좀 읽는 사람이구나 아니구나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 마구 적어 놓은 글을 보면 화가 날 지경입니다. 책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어떤 책이든 항상 곁에 끼고 살아야 하고, 수시로 펼쳐 읽으며 문장을 가슴에 담아야 합니다. 그렇게 쌓인 글이 나를 관통하여 새로운 문장으로 재탄생하는 것이지요.


관심을 가지면 보이기 시작합니다. 관심을 가지면 들리기 시작합니다. 관심을 가지면 내가 바라는 일들이 가까이 오기 시작합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책을 쓰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태도는 관심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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