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써도 된다
글을 쓰지 않는 사람 대부분은 자신이 글을 잘 쓰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잘 쓰지 못하기 때문에 쓰지 않고, 쓰지 않으니 실력이 늘 리가 없고, 그래서 더 안 쓰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죠. 잘 쓰지 못하는 글이라도 한 번 써 보라고 권하면, 손사레를 치며 뒤로 물러납니다. 안 쓰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괜히 썼다가 사람들한테 욕 먹으면 어쩌냐는 그런 반응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손사레를 치며 뒤로 물러나는 사람들이 틈만 나면 글 쓰고 싶다 작가 되고 싶다 말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글도 쓰고 싶고 작가도 되고 싶지만 잘 쓰지 못하니 쓸 수가 없다는 말인 거지요.
이러한 이유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세 가지 키워드가 필요합니다. 첫째, 용기가 필요하고요. 둘째, 배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셋째, 배짱이 있어야 합니다. 용기와 배움과 배짱으로 기어코 글을 쓰기 시작한다면, 오래지 않아 자신에게 이미 충분한 작가의 자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거니까요.
일곱 권의 개인 저서와 다섯 권의 전자책을 썼습니다. 독자 중에는 감사하게도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반면, 제가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저는 여전히 공부하고 성장하는 중이라서, 이미 출간된 책에 대해 평가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잘 쓰지 못했다는 독자들의 평가가 제 삶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더 잘 써야겠다는 각오. 이 정도가 전부입니다. 오히려 더 공부하고 연습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독자한테 욕 먹는다는 건 좌절할 일이 아닙니다. 더 잘 쓸 수 있는 가능성과 희망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뜻이죠. 무슨 일이든 연습하고 반복하면 실력이 늘게 마련입니다. 글 쓰는 사람에게 '끝'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늘 끝내주는 글을 썼다고 해도 내일 또 써야 하고, 지금 막 세상에서 가장 형편 없는 글을 썼다고 해도 내일 또 써야 합니다. 스마트폰 만드는 회사도 고객한테 욕 먹고, 택배 회사도 고객한테 욕 먹고, 카페도 손님한테 욕 먹고, 보험 회사도 고객한테 욕 먹습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회사와 담당 직원은 고객으로부터 손가락질도 당하고 욕도 먹고 시비도 걸리는 법이지요. 작가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이러한 사실을 태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글을 잘 쓰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글을 잘 쓸 수 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써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부분을 어떻게 못 쓰는가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책을 읽으며 잘 쓴 문장을 익혀야 합니다. 체득이라 하지요. 잘 쓰는 사람의 문장력을 내 안으로 스며들게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면 됩니다.
방법은 정해져 있습니다. 훈련하는 사람은 실력 늘게 마련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정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글을 못 쓰는 사람은 실력이나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쓰느냐 안 쓰느냐 하는 실행의 문제인 것이죠.
글을 잘 쓰지 못한다는 말을 일종의 겸손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겸손은 "잘하는 사람이 잘난 척하지 않는 태도"를 말합니다. 겸손도 실력이 있어야 부릴 수 있는 태도라는 말입니다. 애초에 연습도 안 하고 실력도 갖추지 못한 사람은 겸손할 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겸손할 게 없으니, 아무 눈치도 보지 말고 마구 쓰면 되겠지요. 누가 못 썼다 지적하면, 네 못 썼습니다 하면 그만입니다. 그런 다음 뒤에 한 마디를 덧붙이면 됩니다. "글쓰기 연습중이에요!"
어떤 일에 도전할 때, 그 도전의 결과가 신통찮을까 봐 걱정하고 근심하며 시작조차 못하는 사람 많은데요.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무엇이 됐든 실수나 실패가 내 삶을 무너뜨리는 일은 없습니다. 절대로 없습니다. 다시 일어서면 그뿐이니까요.
글 한 편 엉망으로 썼다고 해서 무슨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감옥에 갑니까? 파산합니까? 아니면, 독자들이 집으로 찾아와서 돌을 던지기라도 합니까? 아무 일도 안 생깁니다. 온라인에서 속상한 댓글 몇 줄 정도 만날 수는 있겠지요. 세상에! 고작 그것 때문에 글 쓰고 싶고 작가 되고 싶은 바람을 접겠다니요!
아무리 형편 없는 글을 쓴다 하더라도, 그 글이 나를 무너뜨리지는 못합니다. 나는 또 다음 글을 쓸 테고, 또 공부를 할 것이며, 연습과 반복을 멈추지 않을 테니까요. 세상에는 글 잘 쓰는 사람도 많지만, 글 못 쓰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글 잘 쓰는 사람 모두도 처음에는 글 못 쓰는 사람 축에 속했었고요. 그러니, 괜히 쫄아서 주춤하고 망설일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일단 글을 씁니다. 자신이 쓴 글을 읽어 봅니다. 드럽게 못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글을 씁니다. 내일도 씁니다. 모레도 씁니다. 세상에서 글을 가장 못 쓰는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하세요. 저도 처음에 그런 각오로 썼습니다. 얼마나 마음 편안하고 자유로운지 모릅니다. 신나게 쓸 수 있습니다.
그렇게 물리적으로 많은 양의 글을 쓰다 보니, 조금씩 문장 쓰는 요령이 생기더군요. 책도 병행해서 읽은 덕분이겠지요. 무슨 일이든 조금씩 알게 되면 더 재미가 붙습니다. 재미를 붙이고 나면 더 자주 더 많이 하게 되고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력도 늘게 되지요. 쓰지 않는 사람의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킬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메시지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독자들에게 어떤 말을 전하려는 것인가 그것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자녀 잘 되라고 훈육할 때, 말을 얼마나 잘해야 하는가에 대해 걱정하는 부모는 없을 테지요. 자녀에게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에만 집중합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글을 못 쓴다고 해서 인생에 무슨 큰 일 생기는 거 아닙니다. 자신이 쓴 형편 없는 글이 자기 인생을 뒤엎는 일도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무 일도 안 생기는데 괜히 주춤할 이유 뭐가 있겠습니까. 글 한 편 써서 보여주세요. 당신의 이야기, 당신의 인생, 당신의 메시지가 누군가에게 반드시 도움 될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