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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Sep 15. 2023

인기 포기하면 강의 퀄리티 올라간다

본질과 가치를 잊지 말아야


독자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수강생 많으면 더 좋겠습니다. 아마 모든 작가와 강사의 바람이겠지요. 저도 다르지 않습니다. 온라인 각종 플랫폼과 SNS를 보고 있으면, 하루에도 수십 개씩 독자와 수강생을 끌어모으는 비법이 있다며 광고하는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아닌 걸 뻔히 알면서도 눈과 귀가 혹할 때가 많습니다.


글을 잘 쓰기만 한다고 해서 독자가 많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강의를 잘한다고 해서 무조건 수강생이 몰려오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과 자신의 콘텐츠를 널리 알려야 합니다.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자세히 안내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나를 믿고 온 이들을 실망시켜서도 안 됩니다.


온갖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독자와 수강생을 모집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 어느 순간 저는 그런 상황에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는 글 쓰는 사람이고 강사는 강의하는 사람인데, 마케팅부터 후속 관리까지 모조리 다 해야 하니 힘들 수밖에요. 저 말고도 수많은 작가와 강사가 1인 다역을 해내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프레임에 있었습니다. 저는 작가이자 강사인데, 이 두 가지를 "돈 버는 사람"으로 고정시켜 둔 채 사고를 했던 것이지요. 직업이란 것이 돈 버는 행위임을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돈을 가장 정면에 배치하고서는 힘들고 피곤한 인생을 비껴갈 방법이 없었습니다.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제 인생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에 그랬다가 식겁했지요. 출고 이후부터 달라지기로 작정했는데, 저도 모르게 또 다시 스물스물 욕심을 부렸던 모양입니다. "가치"를 본질로 삼아 남 돕기로 해놓고 자꾸만 물질적 욕구에 휘둘리는 저를 보면서 한심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가는 글을 써서 남을 돕는 사람!

강사는 말을 해서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

돈은 그 돕는 '가치'에 상응하는 금전적 대가를 받는 조건일 뿐!


저 스스로 납득할 만한 정의를 다시 내렸습니다. 무엇이 다르냐고요? 작가와 강사라는 직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가치관과 철학이 바뀌면 인생도 무조건 변화합니다.


이후로 저는 신나게 글을 썼습니다. 내가 쓰는 이 글을 사람들이 좋아할까? 돈이 될까? 독자가 많이 생길까? 이런 고민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글이나 막 쓰는 것도 아닙니다. 조건이 있지요. 누군가에게 반드시 도움이 되는 글! 블로그 검색에 노출이 되든 말든, '좋아요' 갯수가 많든 적든 매일 글을 쓸 수가 있었습니다.


일곱 권의 개인 저서와 다섯 권의 전자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특정 대상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확신만 있으면 하루아침에 몇 편씩 마구 쓸 수가 있었습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습니다. 평가 받는 입장에서 벗어났으니 얼마든지 자유롭게 쓸 수가 있었던 거지요.


제 글을 읽고 딴지를 걸거나 트집 잡는 독자도 간혹 있습니다.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수 천권씩 신간이 쏟아지는 세상입니다. 제 글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책 읽으면 되지요. 다시 말하지만, 저는 제 글을 아껴주고 좋아해주는 독자들을 위해 글을 씁니다. 싫다는 사람 입맛에 맞춰 저답지 않은 글을 쓸 용의 전혀 없습니다. 누가 뭐래도 저는 "이은대다운" 글을 계속 쓸 겁니다.


수강생 모집에 있어서도 더 이상 수입이나 인원 수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글쓰기/책쓰기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많이 알고, 또 제대로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지난 8년간 568명의 작가를 배출했습니다. 별 일 다 겪었고, 두 번 생각하기도 싫은 사건과 사고도 다양하게 경험했습니다.


온몸으로 뒹굴며 배우고 익힌 지식이자 경험이며 노하우입니다. 이것을 수강생들에게 나눠주는 보람과 가치! 이를 통해 글을 쓰고 싶어 하고 책을 출간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길을 안내하는 것이 저의 역할인 것이죠.


한 명이 오면 그 한 명에게 모조리 퍼붓습니다. 두 사람이 오면 그 두 사람한테 전부 다 줍니다. 많이 오면 많이 오는 대로 좋고, 적게 오면 적게 오는 대로 좋습니다. 매달 입과하는 수강생 수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니 강의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모집 공지 두어 번 올리는 것으로 홍보 끝냅니다. 초조할 것도 없고 불안할 것도 없습니다. 평생 무료 재수강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에, 어느 달에 신규 입과 한 명도 없어도 강의실은 늘 가득 찹니다. 제가 매달 매 순간 강의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장(場)이 충분히 펼쳐져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편안하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강의에만 집중한 결과, 월 평균신규 입과 등록은 여전히 두 자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돈을 벌려면 돈에 집착하지 말라고 하지요. 예전에는 이 말을 공자님 말씀으로 여겼습니다. 돈 많이 벌어 여유로운 사람들의 입바른 조언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직접 경험하고 결과를 눈으로 확인해 보니 돈에 집착하지 말라는 그 말이 최고의 조언이었단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독자를 끌어당길 게 아니라, 독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야 합니다. 수강생을 많이 모집할 게 아니라, 수강생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강의해야 합니다. "부부싸움 때문에 속상해서 글 못 쓰겠어요!" 이렇게 말하는 수강생에게 "아이고, 그래요. 얼마나 속이 상하시겠어요. 오늘은 좀 쉬어요."라고 말하는 강사는 그저 인기에 연연하는 '나일롱 강사'일 뿐입니다.


그렇게 많은 돈을 나에게 투자하고, 또 나에게서 뭔가 배우겠다고 온 사람인데, 뭔가 제대로 된 조언과 일침을 주는 것이 강사로서 마땅한 태도 아닐까요. 좋은 게 좋은 거라며 그저 기분에 맞춰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강사의 자세인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글 배우고 책 내겠다고 온 사람에게 "쓰지 말고 쉬세요"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인가.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글을 쓰든 강의를 하든, 인기에 연연하거나 모집에만 집착하면 결국은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죠. 본질과 가치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지금 제가 포스팅하고 있는 이 글도 초보 작가 혹은 강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전하려는 것이지, 이웃 많이 늘리겠다는 의도가 전혀 아니거든요.


남 비위에 맞추려는 말과 행동은 사람을 지치고 피곤하게 만듭니다. 직장생활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 테고요. 인간관계에서 한 번이라도 갈등 겪어 본 사람이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거라고 짐작합니다. 내 멋대로 말하고 행동하자는 얘기가 아니지요. 그들을 '위하겠다는 마음'으로 글 쓰고 강의하자는 의미입니다.


처음에는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갑질 본능'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돈 내고 너한테 왔는데, 넌 왜 나의 비위를 맞춰주지 않느냐?" 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진심으로 그들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본질과 가치에 계속 접근하면 어느 순간 나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이 많아질 겁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저의 진심을 알아준 독자와 수강생들 덕분입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콘텐츠를 정하는 것이고요. 다음으로는, 그 콘텐츠로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 생각해야 합니다. 최종적으로, 그들을 "어떤 삶으로" 안내할 것인가 설계하는 것이죠. 이 세 단계 프로세스가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사업자와 작가와 강사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당장 무엇을 팔아서 얼마를 벌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릴스 했다가 틱톡 했다가 유튜브 했다가 스마트 스토어 했다가, 이리저리 오가며 번잡하게 애만 쓰고 통장에 잔고는 제대로 남기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시장을 잘못 택한 것도 아니고, 콘텐츠를 잘못 정한 때문도 아닙니다. 모두가 본질과 가치를 놓친 탓입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주변 반대와 흠집 내기 심하더라도, 전혀 개의치 말고 자기 업의 본질과 가치를 추구해야 합니다. 제 이야기가 꼰대의 그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처럼 느껴지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겁니다. 분명한 것은, 1인 기업으로 시작해서 무려 8년 동안 단 한 번의 우하향 곡선도 긋지 않은 채 여기까지 온 [자이언트 북 컨설팅]이 저의 주장을 증명하고 제 삶이 뒷받침한다는 사실입니다.


수천만 원 벌었다, 몇 억 벌게 해주겠다 등등 제발 이런 말에 현혹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돈에 환장한 사람들 같습니다. 돈이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정상적으로 벌고, 행복하게 벌고, 유쾌하게 살고, 웃으면서 일하고, 보람도 느끼고, 자기 삶에 의미와 가치도 부여하면서 그렇게 살아야 좋지 않겠습니까.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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