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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Sep 16. 2023

일상이 흔들린다면, 일기부터

신이 내린 축복


일기 쓰는 사람 많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굳이 일기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기를 쓰는 것은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좋은 방법이며,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일기 쓰기의 효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기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아래와 같이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1. 감정 조절: 일기를 쓰는 것은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고 정리하는 방법입니다. 감정을 적어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머리나 마음으로만 생각하면, 계속해서 생각의 꼬리가 이어져 더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저는 인생 가장 힘든 시기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고 견뎌낼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일기였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2. 기억 보존: 일기를 쓰면 경험과 기억을 기록하여 나중에 돌아보고 회상할 수 있습니다. 소중한 순간들을 기억할 수 있는 기록이 됩니다. 소중한 순간이라고 했습니다만, 무조건 행복하고 기쁜 날만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 슬프고 아프고 괴로웠던 시간들도 모두 제 소중한 삶의 일부지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자체도 일기 쓰기의 힘입니다. 어느 순간에 어떤 일이 있었고, 그래서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가졌던가. 내 인생 자체를 돌아보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죠.


3. 자기 성장: 일기를 쓰는 것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나의 생각과 행동을 돌아보면서 자기 성장과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위 2번에서 말했듯이, 과거 자신을 만나는 기회이거든요. 대부분은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 또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즉, 지금과 앞으로의 삶에 도움이 될 만한 성찰과 각성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역사가 있어야 성장도 있는 법이지요.


일기를 쓰는 이 세 가지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일일이 나열하자면 더 많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감정 조절과 기억 보존, 그리고 자기 성장입니다. 글쓰기에 도움 되는 것은 뭐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멈추고 생각하고 돌아보고, 그런 다음 나아갈 길을 설계해 보는 시간. 만약 제가 이십대로 다시 돌아간다면, 일기 쓰는 습관은 무조건 잡고 볼 겁니다.


그렇다면, 일기는 언제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까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시간이 있을 테고, 또 나름의 방식으로 쓰고 있을 텐데요. 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기 때문에 언제 쓰든 어떻게 쓰든 아무 상관 없습니다. 다만, 저의 경험을 공유하여 지금부터라도 일기를 쓰려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할 뿐입니다.


이왕이면 조용하고 편안한 시간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지요. 저 같은 경우는 아침에 주로 일기를 쓰는 편입니다. 명칭도 "모닝 저널"이라고 붙였습니다. 그럴 듯하지요? 이렇게 자기만의 이름을 붙이는 것도 지속적인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됩니다. 아무래도 밤에 일기를 쓰면 자꾸만 반성과 후회 모드로 쓰게 되더라고요. 희망에 가득 차고 의욕 넘치고 씩씩하게 일기를 쓰고 싶어서, 저는 주로 아침에 쓰고 있습니다.


일기 쓰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급적이면 컴퓨터나 스마트폰 말고 펜과 종이를 사용하는 아날로그 방식을 권하고 싶습니다. 손은 제 2의 뇌라고 하지요. 손을 움직여 글자 하나씩 또박또박 적으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생각 속도도 느려집니다. 참한 일기장 페이지가 채워져가는 맛도 무시할 수 없고요. 개인의 취향과 편의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일기를 쓰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니까요.


자, 그럼 이제부터 일기 쓰기의 효과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런 효과가 없었더라면 일찌감치 일기 쓰기를 접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일기와 사랑에 빠진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 아주 지겹고 지긋지긋했습니다. 인생 자체가 엉망이었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지요. 돌이켜보면, 일기를 쓰기 시작한 후부터 마음의 안정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과거와 지금을 분리시킬 수 있는 힘도 얻었고, 그래서 앞으로 나아갈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던 것이지요.


다양한 효과가 있습니다. 분명합니다. 제가 다 겪었고 누렸으니까요. 아니라면, 제가 지금도 매일 한 페이지 분량의 일기를 쓰고 있을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의미, 가치, 보람 등 오죽하면 제가 강의 시간에 "일기는 신이 내린 축복"이라고까지 표현할까요. 생각 나는 대로 일기의 효과를 정리해 봅니다.


첫째, 스트레스 해소입니다. 일기를 쓰면서 감정을 표현하고 정리하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욱하는 감정을 가라앉히는 데 직효입니다. 일기가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그러나, 몇 줄 적음으로써 격한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다면 충분히 해 볼 만한 일이지요.


둘째, 자신을 직시할 수 있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하면 자기 인식이 높아지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정체성이란 말이 있지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잘 안다고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당장 몇 가지 질문만 해 보아도 자신이 얼마나 스스로를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해 보세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삶을 바라는지, 어떨 때 희열을 느끼고 또 어떤 때에 보람을 느끼는가. 이런 질문 몇 개만 해 보면 머리가 멍해집니다. 일기는 자신을 똑바로 보게 하고, 부족하고 모자란 점과 강점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게 해줍니다.


셋째,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억 보관 및 회상의 효과지요. 일기를 쓰면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기록하여 나중에 돌아보고 회상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흑백 사진을 보면 아련하고 묘한 감상에 젖게 마련인데요. 일기가 바로 이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내 삶의 흔적들을 보면서, 제법 잘 살아왔다는 사실과 곳곳에 아름다운 추억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나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넷째, 아이디어 창고입니다. 일기를 쓰면서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저처럼 글 쓰는 사람은 매일 매 순간 글감이나 주제를 떠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요. 일기는 그 자체로 풍부한 글감의 보고입니다. 직접 경험한 이야기들만 가득하기 때문에 어떤 소재를 끌어내든 참한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목표 달성에 큰 효과가 있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냥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보다는 일기장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으면서 동시에 목표를 정하는 것이 훨씬 달성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나 자신이 소중하다는 생각과 가능성과 잠재력을 모두 실현해 보고자 하는 욕구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자극도 되고 동기 부여도 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과의 싸움의 현장이 바로 일기장인 셈이죠.


감옥에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절 일기장 지금도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습니다. 가끔 꺼내 읽어 보기도 합니다. 아프고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그 동안 잘 견디고 성장해 온 '나의 역사'를 보는 것 같아 흐뭇하고 기쁩니다. 그때를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고요.


일기 한 번 써 보시길 권합니다. 삶이 차분해지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생길 겁니다. 무엇보다, 자기 삶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 생겨서 살아낼 의지 단단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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