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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Oct 01. 2023

위기에 처했다면, '구경꾼'으로 변신하기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법


실수는 주로 감정 때문에 하게 됩니다. 일이 서툴고 익숙지 않아 하는 실수도 있겠지만, 평소 잘하던 일도 감정이 격해지면 엉뚱하게 처리하곤 하지요. 사건 사고도 감정 때문에 일어납니다. 당장 운전만 해도 그렇습니다. 마음 편안하게 일상처럼 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속이 상하거나 화가 날 때는 헐크처럼 운전하다 사고를 내곤 합니다.


격한 감정은 이성을 잃게 하고 판단력을 상실하게 만듭니다. 누구나 경험 있을 겁니다. 분노와 짜증으로 일을 망치거나, 괜한 말을 해서 나중에 후회 막심했던 그런 경험 말입니다. 욱하고 치솟아 오를 때는 당연히 화가 날 만했다고 스스로 정당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왜 그랬을까 후회를 하게 되지요.


감정을 평온하게 유지할 수만 있다면 아마 우리 삶에서 그르치는 일들의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감정은 인간의 본능이라 어쩔 수 없다는 사람도 많지만, 세상에는 자기 감정을 슬기롭게 다스리며 행복과 성공을 움켜쥐는 사람도 분명 적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격한 감정으로 발생하는 실수와 후회를 줄일 수 있을까요?


저는 감정 때문에 인생을 망친 경험 있습니다. 오래 전, 회사에 다니며 지극히 정상적인(?) 직장인으로 살았을 때인데요. 매일 야근과 회식 등으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거든요. 돈에 대한 욕심도 많았고요. 그러던 중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회사 때려치우고 사업을 해야 돈을 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었습니다.


취직할 때만 해도 평생 직장으로 여겼고, 일을 하고 승진하면서 이 일이 내게 딱이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한 번 마음이 붕 뜨기 시작하니까 출근 자체가 하기 싫어졌고 일도 전혀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상사의 잔소리, 통제 불가한 후배들, 동료들과의 마찰, 쥐꼬리만한 월급, 쉴 새 없이 쌓이는 업무, 아무 의미도 없는 강제 회식, 야근, 주말 출근...... 저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지요.


딱 이틀 고민하고 사표 던졌습니다. 10년 다닌 회사를 그만둔 과정이 지극이 짧았지요. 이 모든 것이 저의 감정 때문이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다 때려치워야겠다! 내가 어딜 가도 이 만큼 못 벌겠나! 이런 격한 감정이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라 앞뒤 분간도 못 하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대기업을 뛰쳐나온 겁니다.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사업에 손을 댔습니다. 그것도 제 감정 때문입니다. 남들 하는 것 보니까 수월하게 돈을 버는 것 같았습니다. 준비도 계획도 전략도 없이 덜컥 큰돈을 내지르고 말았지요. 뭐 어떻게든 될 거라는 안일한 생각과 돈에 대한 욕심 때문에 무모한 결정을 쉽게 내렸던 겁니다.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습니다. 분야가 무엇이든, 자신이 80% 정도는 제대로 알고 있는 사업을 해야 합니다. 특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라면 무조건 멈추고 다시 처음부터 짚어 가며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새로운 사업의 시작은 사람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감정을 격하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가슴 설레면 눈이 멉니다. 제대로 볼 수 없으니 실패할 수밖에요.


아무튼 저는, 충분히 훌륭한 회사를 순식간에 때려치우고 누가 봐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사업을 준비와 계획도 없이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저의 감정 때문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네, 맞습니다. 모두가 알듯이, 저는 고작 6개월만에 그 동안 모은 재산과 부모님 평생 일군 돈까지 몽땅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술에 빠져 살았습니다. 술도 감정 탓입니다. 이 정도는 마셔도 되겠지, 내가 이 정도에 취하진 않아, 오늘은 딱 세 잔만...... 이런 식으로 자신을 속여 가며 마셨는데요. 조금만 술이 들어가면 감정이 저를 이겨버렸습니다. 만취한 사람은 자신이 만취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모르니까 더 마시고요. 그래서 엉망이 되는 것이죠.


이성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절대로 술에 취하지 않습니다. 취할 만큼 마시지도 않을 테니까요. 참 이상하지요. 평소엔 멀쩡하고, 누구보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 술만 마시면 개가 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마음 속에 스트레스와 악감정을 꾹꾹 눌러놓고 살아가는 겁니다. 술의 힘을 빌어 그 감정을 드러내는 겁니다.


알코올 중독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중독이 아니더라도, 술만 마시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정상적인 상태의 나라면 결코 하지 않을 실수를 술만 마시면 한다는 것은 두 개의 자아를 동시에 지니고 산다는 얘기인데요. 하나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두 개씩 품고 살면 당연히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겠지요. 저는 그렇게 인생을 술독에 빠트리고 말았습니다.


치명적인 문제는,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들은 문제를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회피하는 성향이 크다는 사실입니다. 나름의 뜻을 품고 사업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회사에 대한 불만과 악감정으로 다 때려치운 겁니다. 그러니까, 내가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회사 때문에" 모든 일을 그르쳤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또렷한 정신으로 고난을 헤쳐나가는 게 아니라, 술에 취해 그 순간을 잊고 모면하려는 태도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바라는 인생이 있을 겁니다. 원하는 대로 살아가고 기쁨과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격한 감정을 슬기롭게 다스리는 법을 알아야 하겠지요. 글 쓰고 책 읽으면서 알게 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냉철하게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첫째, 구경꾼이 되어야 합니다. 똑같은 문제인데도, 내가 겪을 땐 미칠 것 같지만 친구가 얘기하면 그런가 보다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사람은 누구나 내 문제다 싶을 때 미치는 거거든요. 한 걸음 물러나 '나'를 바라볼 수 있으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이 가능합니다. 사건과 사고는 항상 '객관성'의 결여로 발생합니다. 잠깐! 외치고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납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둘째, 룰과 원칙을 정하고 모든 판단과 선택을 그에 맞게 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각오와 결심을 한 뒤에 별 것도 아닌 이유로 쉽게 무너지는데요. 자기 삶에 룰과 원칙이 없는 탓입니다. 남들이 차갑다 말해도 흔들리지 말고, 자기만의 룰과 원칙을 정하여 예외 없이 지켜 나가는 습성을 키워야 합니다.


셋째, 매일 아침 일기를 쓸 것을 권합니다. 뇌를 세팅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생애 최고의 하루를 만들겠다!"라고 일기를 쓰는 것이죠. 미리 최고의 하루를 만들어놓고 시작하는 셈입니다. 닥치는 대로 사는 것과 미리 설계한 후에 사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별일 다 생기겠지만, 마음의 중심은 훨씬 쉽고 견고하게 잡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모닝 저널"의 힘입니다.


위 세 가지 방법이 절대적일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격한 감정을 통제하고 다스려 후회할 만한 짓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겠지요. 감정에 휘둘리면 나약해집니다. 자신이 삶을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주변 환경이나 다른 사람들이 자꾸만 "나를 건드리는" 것처럼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격한 감정이 삶을 망치기도 하지만, 우리는 결국 감정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기도 합니다. 기쁘고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을 느낄 때면 살아갈 맛이 나기도 하니까요.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때 비로소 최고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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