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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Oct 06. 2023

문법도 중요하지만, 성찰도 잊지 말기

잘 쓰기 위해 잘 살아야 한다


글쓰기가 단순히 책을 내기 위함이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아요'를 많이 받기 위한 목적일 뿐이었다면, 저는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매일 글 쓰는 일 따위 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돈 욕심 부리다 사업에 크게 실패하고,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등 인생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글쓰기를 만났지요. 내가 하는 생각, 나의 경험, 느낌, 감정, 가치관, 철학 등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살피고 성찰하는 기회가 될 수 있었기에 글쓰기를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 중요합니다. 얼마나 중요하면 '법'이라는 말을 쓰겠습니까. 문법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게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규칙이자 원리입니다. 하지만, 문법에만 연연하여 그 내용의 깊이를 두루 살피지 못하면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번지르르한 글이 되기 쉽습니다. 


"오늘 A라는 사람 때문에 힘들었다."는 내용의 글을 쓴다고 가정해 봅시다. 자신의 느낌과 감정에만 치우친 글을 쓰면, 문법은 정확하게 맞을지 몰라도 자기 성장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A라는 사람의 입장에 공감도 해 보고, 있었던 일을 다시 더듬어도 보고, 나의 말과 행동은 타당했던가 돌이켜도 보고,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가 깊이 생각도 해 보아야 합니다. 


원고지 12매 정도 분량 한 편의 글을 쓰면서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책 한 권을 쓰고 나면 결코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는 변화와 성장을 이루게 될 겁니다. 말과 글은 표현 수단입니다. 무엇을 표현하는가? 내 안에 깃든 생각과 느낌, 그리고 나의 경험과 지식을 드러내는 것이죠. 


내 안에 깃든 생각이 잘못되었다면, 그 글도 잘못되는 겁니다. 내가 가진 느낌이나 감정이나 철학이나 가치관이 엉성하고 불완전하며 작고 초라하다면, 그 글도 맥이 없고 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이지요. 잘 쓰고 싶다면 잘 생각해야 하고, 잘 생각하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합니다. 글은 곧 일상이며 삶이지요. 책 한 권 내는 데에만 급급하지 말고, 이왕이면 글 쓰는 동안 더 멋진 나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할 만합니다. 


완성된 사람이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글 쓰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것이죠.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써도 완벽한 존재는 되지 못합니다. 사람과 인생에 완벽이란 없으니까요. 다만, 조금 더 좋아지고 조금 더 나아지고 조금 더 행복해지는 것이 글 쓰는 목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목요일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130명 예비 작가님들과 제 161회 "이은대 문장수업" 함께 했습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초집중 모드로 '공부'에 임해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도 들고, 책임감도 무한히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은대 문장수업"은, 초보 작가님들이 쓴 원고 일부를 화면 상단에 띄워놓고, 그 아래쪽에다 윤문, 교정, 교열 등을 시연하면서 해설을 덧붙이는 강좌입니다. 글쓰를 배우려는 이들에게 더 없는 공부 방식이지요. 특히, 수업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원고 써서 제출해주시는 우리 작가님들의 정성과 노고가 큽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루아침에 글을 잘 쓰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시간과 노력, 연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은대 문장수업"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겁니다. 글을 쓰고 수정하고 다듬는 모든 과정이 더 나은 글을 만들고, 나아가 더 좋은 인생을 만든다는 사실에 추호도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나라 혼란스럽고 경제 위태로운 시대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중심을 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요. 글쓰기가 그런 노력의 길잡이가 되길 소망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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