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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Oct 07. 2023

후회도 습관이다, 기분 좋게 사는 게 최

과거는 쓰고, 현재는 살고, 미래는 상상한다

미운 사람 있습니다. 두 가지 종류의 미움입니다. 하나는, 나한테 어떻게 저헐 수가 있나 하는 직접 증오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하는 간접 미움이지요. 나를 향한 상대의 말이나 태도에 대해 못마땅한 감정이 생길 수도 있고, 그냥 꼴뵈기 싫은 사람 있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미움이든 상관 없이, 증오의 가장 큰 폐해는 '나'에게 돌아옵니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어떤 불이익이 전해지는 건 아니지요. 그 사람은 하루 세 끼 밥 잘 먹고 멀쩡하게 잘 살아갈 겁니다. 우울하고 불쾌하고 불편한 것은 '나'뿐입니다.

땅 때문에 화가 난다고 해서 삽을 들고 계속 땅을 파고 있으면, 땅이 아플까요 나만 힘들까요? 누가 봐도 바보 같은 짓이라 하겠지요. 사람 미워하는 마음도 똑같습니다. 삽질하는 겁니다. 삽을 탁 내려놓고, 땅은 그저 땅일 뿐이구나 생각 한 번 바꾸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용서할 필요도 없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적어도 삽질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요.

저도 미운 사람 많습니다. 과거에는 더 많았고요. 상처 주고 배신하고 이용해먹으려는 사람들을 향한 미움 때문에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들을 다 용서하고 이해했을까요? 아닙니다. 그럴 만큼 수행하지도 못했습니다. 다만, 저에게는 해야만 하는 더 중요한 일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바꾼 것뿐이죠. 챙겨야 할 더 소중한 사람이 많다는 생각으로, 미운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흘려보낸 것입니다.

미운 마음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두 가지를 놓치며 살았습니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요. 소중한 사람들마저 잃게 되었지요. 그렇게 제 삶이 망가지는 동안, 제가 미워했던 사람들은 멀쩡하게 잘 살고 있었습니다. 나 자신이 참 바보처럼 살았다는 생각에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제가 미워하는 사람 모두 한자리에 모아서 속이 풀릴 때까지 벌을 주면 속이 시원할 것 같지요. 그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내 입맛에 딱 맞도록 바꿔놓으면 기분이 풀릴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불가능한 일입니다. 불가능한 일을 마음에 품고 사니까 괴롭고 힘든 것이지요. 내려놓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마음입니다. '내'가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길이니까요.

사람을 미워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고 못난 행동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후회'입니다. 다른 사람을 향한 못마땅한 마음이 증오라면, 나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은 후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을 미워하는 것보다 자신을 싫어하는 것이 훨씬 나쁘고 바보 같은 행동입니다. 자기 학대입니다.

후회가 사람을 망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후회는 내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둘째, 내 마음이 괴롭고 힘듭니다. 셋째, 돌이킬 수 없는 감정 때문에 불평과 불만이 늘어납니다. 넷째, 지나간 시간에 매달려 있느라 소중한 현재를 놓치게 됩니다. 다섯째, 후회는 냉철함을 잊게 하여 또 다른 판단과 선택에 오류를 낳게 합니다.

아무리 생각하고 고민해도 후회가 우리 삶에 미치는 좋은 영향을 찾을 수 없습니다. 술이 우리 몸에 해롭다 하지만, 마시는 순간 만큼은 흥이 난다는 점 사실이고요. 담배도 백해무익이라 하지만, 담배 피는 시간 동안은 잠시 그 맛에 취하기라도 하지요. 후회는 순간으로 보든 장기적 관점에서 보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후회를 없앨 수 있을까요? 아, 말을 바꾸겠습니다. 후회도 일종의 감정이기 때문에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겠지요.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도 없고요. 어떻게 해야 후회를 줄일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후회라는 감정을 나 자신에게 도움 되도록 바꿀 수 있을까요?

첫째, 후회를 없애는 게 아니라 '다른 생각'을 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도움 되는 생각 말입니다. 꿈, 목표 등 바라는 모든 것들이 이루어졌다고 상상합니다. 머릿속에 떠올리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생각을 습관적으로 해야겠지요.

둘째, 지난 일이 자꾸만 후회 된다면, 그 내용을 글로 써 보길 권합니다. 글은 어차피 과거 이야기를 쓰게 되어 있으니까, 다 지난 일이다 생각하고 글을 쓰면 글감도 따로 고민할 필요도 없고 객관성도 갖게 되어 마음 정리에 도움이 될 겁니다.

셋째, 3단계로 분리하여 생활합니다. 과거는 글로 적고, 현재는 충실하며, 미래는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이지요. 우리는 모두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곱씹는 것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 주어진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라는 점. 건강하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내 마음과 인생을 좋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사실.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실천하는 게 중요하겠지요.

감정은 에너지입니다. 자신에게 불리하고 불편하고 불행한 감정에 휩싸이면,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꼴이고요. 어떤 감정이든 자신에게 도움 되는 쪽으로 사용하면 마음도 평온해지고 인생도 좋아집니다. 문제는, 부정적인 감정이 '자신도 모르게' 불쑥 든다는 점인데요.

이런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기분에 관심을 갖는 겁니다. 일단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바꾸든 말든 할 게 아니겠습니까. 딱 하루만 자신을 살펴도 알 수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나 자신에게 무심한 상태'로 보내고 있는지 말입니다.

지금 내 기분이 어떠한가? 질문 던지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썩 괜찮은 상태라면 계속 그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부정적인 기분 상태라면 얼른 '웃을 수 있는' 생각을 의도적으로 떠올려야 합니다. 기분을 좋게 유지하기 위한 일상의 노력이 지금의 제 삶을 만들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스물스물 올라오는 감정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말도 그만 해야 하고요. 누구 때문에 기분 망쳤다는 소리도 멈춰야 합니다. 상황이나 환경, 조건이나 날씨 탓도 이제는 딱 잘라내야 합니다. 자신의 기분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 이것이야말로 자기 삶을 통제하는 기본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후회는 쓸모 없는 감정입니다. 시간을 돌이킬 수도 없고, 상황을 바꿀 수도 없고, 기분만 엉망으로 만드는 최악의 감정입니다. 인생의 목표를 '후회 없는 삶'이라고 정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도저히 방법이 없다면 모를까, 어떤 식으로든 후회를 줄이고 감정을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외면하고 회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입니다. 저는 누구보다 후회를 많이 하고 살았습니다. 그 때문에 인생이 계속 바닥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생각 한 번 탁 바꾸고, 기분 좋은 것이 인생 전부다 여기며 살았더니 전혀 새로운 인생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기 기분에 관심을 가지고, 좋게 바꾸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후회가 되는 일이 있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한 번 적어 보세요. 다 쓰고 나면 한 번 읽어 보고, 이제 건강하게 굿바이 하세요! 건강하게 굿바이 하라는 말은,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뜻입니다. 억지로 아니라고 우기지 말고, 그때는 실수하고 실패하고 잘못했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인정하는 겁니다. 그런 다음 찢어서 버리세요. 이 작업이 새로운 삶을 만나는 시작점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