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Oct 12. 2023

모든 순간에 걱정할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걱정 근심에서 벗어나는 법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었습니다. 사업 실패로 돈은 몽땅 날렸고, 전과자 파산자가 되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맨날 술만 퍼마시다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버렸고, 감옥과 막노동 현장을 전전하다 질병까지 얻게 되었지요. 뭐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희망이란 것도 생기게 마련인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 매일 그저 막막한 시간만 보냈습니다. 


나 같은 사람도 글은 쓸 수 있겠다 싶어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인생역전이나 성공 같은 단어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내 이야기를 써서 사람들에게 전하고 나누면 읽어줄 사람이 조금은 있을 것 같다는 작은 기대 정도였지요. 문제는, 백지 앞에만 앉으면 눈앞이 캄캄해진다는 거였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고, 어디 물어 볼 곳도 배울 만한 기회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겨우 길 하나 찾았는데, 이 또한 만만치 않아서 매일 걱정하며 잠 못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써야겠다 생각하고는, 매일 책 읽고 글 쓰면서 혼자 안간힘을 썼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시간 모든 것을 바쳐 공부를 한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공부할 때도 마음이 편했던 건 아닙니다. 아직 아무런 결실이 없는 상태여서, 매일 쓰고 읽으면서도 내가 가는 길이 맞나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었지요. 불확실성 앞에서 계속 나아가는 것은 방향도 모르면서 사막 한복판을 가로질러 걷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원고 하나를 겨우 완성해 갈 즈음에는, 출판사에서 내 원고를 책으로 내주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에 휩싸였습니다. 오랜 시간 글쓰기 하나에만 매달렸는데, 만약 이 원고를 책으로 내지 못한다면 저는 그 동안 시간을 낭비한 셈이 되는 거였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으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던 겁니다.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서울에 가서 직접 만나 계약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그토록 바랐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고속버스 안에서는 기쁨보다 초조함이 더 컸습니다. 출판사에서는 천만 원을 넘게 투자해서 내 책을 만든다고 합니다. 당시 저는 인맥이라곤 없었거든요. 내 책을 홍보하거나 사달라고 요청할 만한 이가 주변에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책을 팔지 못하면, 책이 판매 되지 않으면 어쩌나 노심초사 가슴을 졸였습니다. 


책이 출간된 후, 독자의 리뷰가 하나씩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좋다는 내용도 있었고 별로라는 후기도 많았습니다. 심지어 비난과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는데요. 초보 작가가 독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럽고 긴장 되는 일인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밤에는 선잠을 자고, 새벽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인터넷 후기부터 찾아 읽었습니다. 조마조마 가슴 떨면서, 그렇게 몇 달을 살았지요. 


글을 쓰기 이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글을 쓰는 동안, 다 쓰고 난 후에 이르기까지 저는 한 순간도 마음이 편한 날 없었습니다. 매 순간 걱정과 염려, 근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것만 해결 되면 다 좋을 거라고 믿었다가, 바로 다음에 또 다른 문제를 만나고, 그 문제 넘어가면 또 다음 문제에 부딪히면서 그냥 사는 것 자체가 걱정이고 근심이다 싶을 정도로 괴로운 시간을 보낸 것이죠. 


두 번째와 세 번째 책을 쓰면서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같은 일을 여러 번 해 봐야 노하우가 생기는 모양입니다. 걱정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첫 번째 책을 집필하고 출간할 때 비하면 충분히 내성이 생긴 것이지요. 할 만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총 일곱 권의 개인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11월이나 12월 즈음이면 저의 여덟 번째 책이 출간 됩니다. 글쓰기/책쓰기는 인생을 닮았습니다. 모든 순간에 걱정과 근심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또한, 걱정과 근심을 이겨내는 방법과 요령도 존재합니다. 어떻게 해야 마음 평온하게 살 수 있는지, 행복하게 글 쓸 수 있는지 정리해 봅니다. 


첫째, 자신이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현상을 알아야 원인을 찾을 수 있고,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도 구할 수 있습니다. 걱정 많이 하는 사람들 특징 중 하나가 자신이 걱정 많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직시할 수 있어야 고칠 수 있습니다.


둘째, 걱정과 근심은 어떠한 경우에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시간 낭비입니다. 마음 고생입니다. 건강에도 해롭습니다.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술보다 나쁘고 담배보다 해롭습니다. 최악입니다. 


셋째, 절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운동하는 사람은 연습하면서 걱정해야 하고, 글 쓰는 사람은 글 쓰면서 근심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자기 할 일을 팽개치고 걱정과 근심으로만 시간을 보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걱정만 하는 시간은 단 1분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넷째, 맨 처음 그 일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의 마음을 수시로 떠올려야 합니다. 제가 글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만 저의 초심에 군더더기가 붙었습니다. 잘 써야 하고, 잘 팔아야 하고, 성공해야 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야 하고...... 이러한 세속 목적들이 하나씩 붙는 바람에 초심을 잃고 흔들렸던 것이지요. 단순하고 맑은 첫 마음을 기억하기만 하면, 대부분 걱정과 근심이 욕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다섯째, 여기가 끝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대부분 걱정과 근심은 두려움에서 비롯됩니다. 실패하면 어쩌나, 안 팔리면 어쩌나, 계약 못 하면 어쩌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쩌나. 이 모든 "가정법 두려움"이 걱정을 유발하는 것이지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우리에겐 이겨내고 극복할 힘이 있고요. '다음 기회'라는 것도 반드시 만나게 마련입니다. 실패는 경험일 뿐이란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걱정과 근심에 사로잡혀 있을 때, 그 심정이 어떠한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오직 자신뿐입니다. 해낼 수 있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걱정하지 말고 할 일을 하세요. 근심하지 말고 즐기세요. 신나는 척, 행복한 척, 마냥 웃으며 기뻐해야 합니다. 반쯤 정신 나간 사람처럼 웃고 즐기고 소리 지르면서 자기 삶과 사랑에 빠지면 모두 이겨낼 수 있습니다. 미쳐서 사니까 걱정 근심도 떨어져 나가더군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마음이 허전할 때, 공허한 가슴 채우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