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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Oct 18. 2023

괜찮겠지, 좋아지겠지, 세월 다 간다

행동, 그리고 신념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별것도 아닌 것을 문제로 삼아 심각하게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도 병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문제로 생각지 않는 것도 치명적인 습관입니다. 이것은 내 인생에 있어 별것 아닌 문제다, 이것은 제법 심각한 문제이다, 구분할 줄 아는 힘이 필요합니다. 


별것 아닌 문제라면 최대한 빨리 걱정에서 벗어나야 하고요. 제법 문제가 되겠다 싶으면 얼른 해결책을 강구해야 마땅합니다. 저는 모든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그런 습성이 저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불필요한 근심을 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우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큰 문제도 그냥 넘겨버리는 바람에 치명타를 입기도 했었지요. 


사업에 실패했을 때, 어떻게든 해결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런 대책도 방법도 없으면서, 무조건 좋아질 거라고만 낙관했습니다. 긍정이란,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조금씩 나아질 거란 기대를 뜻하는 단어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좋아질 거라고 바라는 것은 '대책 없는 낙관'이며, 인생을 망가뜨리는 사고방식입니다. 


지난 시절 돌이켜보면, 저에게 일어났던 대부분의 사건 사고는 적극적이지 못한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조금만이라도 적극적으로 기울였다면, 그렇게까지 무너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매일 했었지요. 후회가 막심했습니다. 


사업 실패 직후에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설마? 내가? 파산이라고? 믿기지 않았지요. 현실을 직시해야 길을 찾을 수 있는데, 계속 외면하고 회피하기만 했으니 해결은커녕 점점 더 시궁창에 빠지기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금 내게 닥친 모든 문제들이 내일 아침이 되면 사라질 수도 있을 거라는 말도 안 되는 희망을 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태도였지요. 


술을 마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취하면 현실을 잊을 수 있고, 현실을 잊기만 하면 최소한 나 자신 괴롭지는 않았으니까요. 결국은 알코올 중독 판정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문제를 마주하고 상대하겠다는 적극태도 없이 그저 피하고 도망가려는 태도가 제 삶을 최악으로 만들었던 겁니다. 


저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용기였습니다. 문제를 직시할 용기. 나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볼 용기. 실패를 받아들일 용기.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가,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정확하게 따지고 자문할 용기. 이 모든 용기가 없었던 탓에 결국 삶은 무너졌고,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지요. 


감옥이라는 곳에 앉아서, 모든 걸 잃고 나서야 비로소 제 현실을 똑바로 볼 수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걸 놓쳤고, 얼마나 많은 것을 회피했는지 알게 되었지요. 참혹했습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글쓰기와 독서는 큰 도움이 되었고요. 


와르르 무너진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춰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아무리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무너진 삶을 일으켜세우는 건 결국 저 혼자 감당해야 할 몫이었지요. 최악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시작하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꼭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다시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누구에게나 극복할 힘이 있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실수와 실패를 마주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할 태도에 대해 몇 가지 정리해 보려 합니다. 혹시 지금 이 순간 자기 삶이 평탄치 못해 마음 고생 하고 있는 사람 있다면, 이 글을 읽고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괜찮겠지,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입니다. 그렇게 손 놓고 있다가 세월 다 갑니다. 수습하는 것도 다 때가 있습니다. 그 '때'를 놓치면, 몇 배로 고생을 해야 합니다. 뭔가 문제가 있다 싶으면 즉시 행동해야 합니다. 아니, 문제가 생기기도 전에 확인하고 점검하는 습관부터 가져야 합니다. 


둘째,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라는 생각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뒤에 앉은 손님의 피해와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편의만 생각하여 의자를 뒤로 확 젖히고 앉아 있으면서도 그것이 잘못인 줄 모르는 무식하고 멍청한 사람들이 있지요. 그 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버스 탓, 의자 탓, 뒤에 앉은 손님 탓, 버스 기사 탓.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지금 세상 곳곳에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는, 모든 순간 모든 결과에 따르는 책임이 나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셋째, '행동' 말고는 인생 바꿀 도구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생각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생각은 무용지물입니다. 결과를 만드는 건 행동뿐입니다. 무슨 문제가 생겼다 싶으면, 즉시 '행동을 해야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넷째, 매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가져야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폭탄 떨어지듯이, 문제는 그렇게 생기는 게 아닙니다. 곰팡이나 바이러스처럼 스물스물 보이지 않게 다가와서 인생을 망가뜨리죠. 하루에 한 번,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을 짚어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일기 쓰기를 신의 선물이라 주장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감도 없고 자존감도 약하니까 자꾸만 '어떻게든 되겠지, 누가 도와주겠지'라는 어설픈 생각만 하게 되는 것이죠. 할 수 있다는 확신! 내 안에는 인생을 상대할 만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넘친다는 신념! 강렬한 자기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말만 되풀이해야 합니다. 생각과 말의 반복이 뇌를 바꾸고, 뇌가 바뀌면 인생도 달라집니다. 


잃어버린 세월 아까워서 눈물도 많이 흘렸고 가슴도 많이 긁었습니다. 저 같은 후회와 아픔을 겪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바로 행동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 가지길 바랍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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