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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08. 2023

감정이 전하는 신호 알아채기

욱하는 순간 슬기롭게 처신하기


다섯 살짜리 꼬마가 있습니다. 주변을 자꾸 맴돌면서 장난도 치고 어리광도 피웁니다. 왜 그러는 것일까요? 자기 좀 봐 달라는 신호입니다. 관심을 끌고 싶은 것이죠.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 네, 맞습니다. 눈을 마주하고, 말을 걸어주고, 안아주면 됩니다. 관심을 원하는 아이에겐 관심을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조금 다르게 표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떼를 쓰고 투정으로 부리며 물건을 던지는 등 험한 짓을 합니다. 웃으며 장난 치는 아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관심을 원하고 있습니다. 소리 지르고 혼낼 것이 아니라 관심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내가 이렇게 너를 사랑하고, 너에게 관심을 가족 있으니 더 이상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눈빛과 행동과 말로 증명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입니다. 여기에 헛점이 생기면 아이들은 상처를 받곤 하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것은 관심의 부족에서 비롯됩니다. 사랑 받고 큰 아이는 안정적입니다.


어른들 중에도 그런 사람 있습니다. 타인과 세상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 흔히 '관종'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독특한 말, 튀는 행동, 과감한 옷차림, 돌발 행동 등을 통해 사람들 시선을 끌려고 합니다. 적당한 선에서 재미나 흥미 정도로 끝난다면 나쁠 게 없겠지요. 


문제는 도를 지나친 행동들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사회 법규를 위반하거나, 혐오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악성 댓글을 다는 등의 행위입니다. 관심을 끌고 싶어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 되지만, 타인과 세상에 피해를 입혀가면서 사람들 주목을 끌려는 행동은 결코 용납 될 수 없겠지요.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도 관심입니다. 과도한 말과 행동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것은 마땅히 처벌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마음은 가뭄에 바싹 말라 비틀어진 나무 껍질 같다는 사실도 한 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은 '나쁜' 사람이 아니라, '안타깝고 불쌍한' 존재들입니다. 우리의 눈빛과 손길이 필요합니다.


어린 아이들의 독특한 행동도, 어른들의 돌발적인 말과 행위도, 모두가 관심의 부족에서 비롯되는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겠지요. 화가 나거나 우울할 때, 속상하고 짜증날 때, 슬프고 괴롭고 아플 때...... 부정적인 감정은 사람을 참 힘들게 만드는데요. 


이러한 모든 부정적 감정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이 또한 관심의 부족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화가 난다는 건 상황과 환경과 사람이 내 뜻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내 마음이 닫혀 있고 유연하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분노'는 유연하고 느긋한 마음을 가지라는 '신호'인 셈이죠.


모든 감정은 감정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신호일 뿐입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기분을 좋게 바꾸라!"는 신호라는 뜻입니다. 짜증이 난다는 건, 내 마음과 현재 상황이 불일치한다는 증거입니다. 방법은 두 가지뿐입니다. 상황을 바꾸거나 마음을 달리 하거나. 바꿀 수 있는 상황이라면 즉시 실천해야 하고요.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마음을 바꾸어야 합니다. 


화가 나면 화 자체에 몰입합니다. 짜증이 나면 짜증이라는 감정 속에 매몰 되고 말지요. 시기, 질투, 불안, 초조, 불평, 불만 등 모든 삐딱한 감정은 "바꾸라!"는 신호인데, 우리는 매 순간 신호를 감지하지 못한 채 감정에 휘둘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호를 제대로 감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멈추어야 합니다.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잠시 멈춰 심호흡을 하고, 지금 내 감정이 내게 보내는 신호는 무엇일까 짚어 보아야 합니다. 감정의 실체를 탐구하는 것만으로도 그 속으로 빠져드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둘째, 있는 그대로 감정을 읽어주어야 합니다. 관심 받기를 원하는 아이나 어른들에게 관심을 보여주어야 하듯이,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에도 관심을 보내주는 것이죠. 내 마음이 투정을 부리고 있는 겁니다. 가만히 읽어주고 알아주기만 해도 격한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셋째,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감정은 인간이 가진 유일한 특성입니다. 화가 날 수도 있고 속상할 수도 있지요.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신호일 뿐입니다.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신호를 받지 못하면, 그 때는 정말로 잘못될 수 있습니다. 감정이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란 뜻입니다.


넷째, 격한 감정이 지나고 나면 반드시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감정 덕분에 신호를 알아챌 수 있었고, 신호 덕분에 달라질 수 있었으니, 마땅히 감사를 해야겠지요. 이렇게 감사를 반복하면 자신이 느끼는 모든 감정에 이유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나를 싫어하고 증오하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다섯째, 감정적인 말과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라면 감정 대로 말하고 행동해도 아무 문제가 없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사회 구성원입니다.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자기 감정에 매몰 되어 성질 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됩니다. 스스로 그러한 말과 행동이 지극히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습성이 더 큰 문제입니다. "화가 나서 그랬다!"는 말로, 얼마나 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합니까. 


저는 감정 때문에 인생 망쳤다 할 정도로 지독한 '기분파'였습니다. 그 세월이 얼마나 아깝고 한심한지 모릅니다. 지금도 욱할 때 많고, 또 상처 받거나 상처 줄 때도 많습니다. 이 모든 것이 순간적인 감정 때문입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에 솔직한 태도도 분명 필요하겠지만, 부정적인 감정이 "신이 보내는 신호"임을 자각한다면 훨씬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하루, 오늘도 노력해 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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