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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12. 2023

글쓰기 수렁에 빠졌을 때

벽을 넘는 방법

글쓰기가 쉽다거나 매번 술술 써진다면 세상 사람 모두 작가가 되었을 겁니다. 책을 출간하는 일이 뭐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닌 것처럼 여겨졌겠지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려운 점도 많고 힘든 순간도 자주 만납니다. 그럴 때마다 다 때려치우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당장 그만두고 글쓰기 스트레스와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다면 좋겠지요. 하지만, 많은 사람이 "글을 쓰지 않으면서도" 글쓰기 압박은 여전히 받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쓰지 않겠다 결심하고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는 글을 쓰고 싶다는 갈망을 품고 있다는 뜻입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얘기지요. 글쓰기를 방해하는 모든 요소들이 극복 불가한 것들이었다면, 세상 누구도 작가가 될 수 없었겠지요. 누군가 해냈다면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 수렁에 빠졌을 때 헤쳐나올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아래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첫째, 생각을 삐딱하게 하는 습관을 없애야 합니다.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지내는데요. 그 중에는 사고방식 자체가 삐뚤고 틀어진 사람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고, 자기 주장만 하며,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뭐든 고치고 바꿔달라 요구하는 인간들이죠. 이런 사람들은 책 몇 권 정도는 쓸 수 있을지 몰라도, 평생 글 쓰는 삶을 살지는 못합니다. 감사와 사랑이 빠져 있는 사람은 건조한 글밖에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글 쓰다가 한 번 막히면 혼자 힘으로는 절대 풀어낼 수 없는 경우입니다. 무조건 생각 바꿔야 합니다. 태도를 바꿔야만 제대로 된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사고방식이 삐뚤어져 있는데 어떻게 바른 글을 쓸 수가 있겠습니까.

둘째, 조급함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글 쓰다가 수렁에 빠지면 마음이 점점 더 급해지거든요. 급한 마음으로는 뭘 해도 성과를 내기 힘들고, 설령 어떤 결실을 맺는다 하더라도 부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쓰다가 막히면 잠시 펜을 내려놓고 쉬는 것도 방법입니다. 기계처럼 몰아붙이기보다, "잘하고 있어!"라는 생각으로 자신에게 숨 쉴 시간을 주는 것이 현명한 태도겠지요.

셋째, 전혀 다른 종류의 글을 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평소 자기계발이나 에세이 장르의 책을 집필중인 사람이라면, 일기나 독서노트 혹은 블로그 등 아무 형식도 없는 "내멋대로" 써도 되는 글을 써 보길 권합니다. 출간을 위해 경직된 상태로 계속 글을 썼을 테니, 이제는 글 쓰는 머리와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줄 시간이 되었지요. 빈 종이에 마구 낙서하는 심정으로 글을 쓰면 생각이 열리고, 그런 과정이 책 집필 아이디어를 활성화 시켜줄 겁니다.

넷째, '용기'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새겨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용기란 무엇일까요? 두려움의 반대말인가요? 아닙니다. 용기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뜻합니다. 용기라는 말에는 두려움이란 단어도 포함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글 쓰는 사람은 두렵지 않은 존재가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쓰는 존재"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은 두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러니, 조금만 힘을 내어 딱 세 줄만 더 써 봅시다.

다섯째, 목적지에 도착해서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 상상을 하는 것도 글쓰기 수렁에서 헤쳐나오는 멋진 방법입니다. 책을 출간하고 독자들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는 자신의 모습! 수많은 독자들 앞에서 강연하는 자신의 모습! 그 순간에 느끼는 희열과 보람을 생생하게 상상해 보는 겁니다. "좋은 기분와 성취 느낌"은 힘든 순간을 버티는 데 큰 에너지가 됩니다.

지금까지 글쓰기 수렁에 빠졌을 때 헤쳐나올 수 있는 저만의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제가 소개한 방법으로 효과를 보는 사람도 있을 테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어떤 식으로든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태도가 중요하겠지요.

김연아 선수도 넘어질 때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도 슛을 놓칠 때가 있지요. 글 쓰는 사람도 벽을 만나는 때가 많습니다. 당연한 얘기죠. 초보 작가인 경우 그 벽을 조금 자주 만날 뿐입니다. "벽을 만났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벽을 어떻게 넘었다"는 사실이 핵심인 것이죠.

자신이 만난 벽이 크고 어렵고 힘들다는 사실에만 초점 맞추는 사람 있습니다. 그들은 누군가를 만나면 "내가 얼마나 큰 벽을 만난 줄 알아?"라며 포기하고 절망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방어하고 변명하기 바쁩니다. 지난 세월 상처와 아픔에 대해 남들의 동정만 구하며 살아갑니다. 자기위안과 자기보호가 유일한 삶의 목적이 되어버렸습니다.

반면, 자신이 어떻게 그 벽을 넘었는가에 초점 맞추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난 이런 벽을 만났었지. 그래서 이렇게 뛰어넘었어!" 말과 행동에 자신감 넘치고, 그러면서 동시에 겸손하기까지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벽을 넘은 노하우를 기꺼이 나누기도 하고요. 이런 사람들은 빛을 뿜어냅니다. 세상과 타인에게 도움 주는 기쁨으로 살아가지요.

만나기만 하면 글쓰기 힘들다 어렵다 하소연하는 사람 많습니다. 만나기만 하면 자기 잘났다 뽐내고 자랑질만 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모든 말과 행동이 "자기중심적"이라는 거지요. 다른 사람 도와줄 생각 조금도 없습니다. 피해의식과 과대망상으로 "진지하게 불행"한 사람들입니다.

세계적인 거장들이 쓴 자전적 에세이를 읽어 보면, 단 한 명도 글을 술술 잘 쓰기만 했던 사람 없습니다. 모두가 한결 같이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그것도 자주 만났습니다. 포기한 사람들과 달리, 그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답답하고 막막한 순간을 뛰어넘었습니다. 우리라고 못할 것 없지요.

거장들로부터 한 수 배워 보자면, 그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각자만의 '루틴'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합니다. 존 그리샴은 매일 한 쪽씩 소설을 썼고, 김 훈 작가는 '필일오'를 실천했으며, 무라카미 하루키는 하루 5시간 글을 씁니다. 천지가 개벽을 해도 멈추지 않는 루틴이야말로 글쓰기 벽을 넘는 최고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