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Nov 22. 2023

비난과 험담에 흔들리지 마라

중심 잡고 살아가기


비둘기를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 즉 유해동물이라고 칭합니다. 누가 언제 이렇게 정했는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 부산역에 갔을 때 대형 현수막에 적어놓은 글귀를 본 적 있습니다. 비둘기가 날아다니면서 먼지를 일으켜 사람 호흡에 지장을 주고, 또 배설물 등도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고 하네요.


비둘기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참으로 억울하고 분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애초에 사람과 비둘기는 서로 다를 바 없는 하나의 생명체였습니다. 광활한 벌판에서 자유롭게 살았지요. 인간이 먼저 건물 짓고 도로 만들어 자기네 영토라고 우겼습니다. 비둘기는 갈 곳을 잃었습니다. 


사람들은 비둘기를 향해 손가락질을 합니다. 비난합니다. 험담합니다. 비둘기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그냥 자신의 본능 대로, 과거부터 지금까지 자신들 삶의 방식 대로 그냥 사는 것뿐입니다. 인간은 이렇게, 자기 입장에서 세상과 사물과 동물과 타인을 평가하는 존재입니다. 


사업에 실패했을 때, 모든 것을 잃고 세상을 떠나려 했지요. 그때 제가 가장 많이 했던 생각 중 하나가 바로 신을 원망하는 거였습니다. 열심히 살았는데, 최선을 다했는데, 왜 나와 내 삶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입니까! 신이 곁에 있었다면 멱살이라도 잡았을 겁니다.


네, 그렇습니다. 인간은 신에게조차 손가락질을 하는 존재입니다. 신은 아무 잘못이 없지만, 사람이 자기 뜻대로 인생 풀리지 않으면 가장 먼저 험담하는 대상이 신입니다. 천지를 창조하고 인간을 만들었다는 신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기가 차겠습니까. 


뭔가 일이 풀리지 않으면 가장 먼저 탓할 대상을 찾는 것이 인간인 모양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고, 또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 반성하기보다는 누군가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훨씬 편하고 쉽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게 누군가를 원망하고 손가락질을 하고 비난한다고 해서 자기 인생이 좋아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비난과 험담, 참 많이도 들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수긍이 가는 때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 어처구니 없었으며 억울하고 분했습니다. 일일이 내 입장을 해명하고 사실을 밝혀야겠다 마음먹었다가도, 내가 굳이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없겠다 싶어 생각을 접은 때도 많습니다. 


자이언트를 비방하는 사람 대부분은 '글을 쓰지 않는' 이들이었습니다. 자이언트는 글 쓰는 곳인데, 글을 쓰지 않으면서 비방을 하니 대응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은 아팠습니다. 누군가로부터 비난과 험담을 당하는 일,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지요. 


억지를 부리는 사람도 많았고,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뒤에서 손가락질하는 인간도 적지 않았습니다. 자이언트뿐만 아닙니다. 지금 세상을 돌아보면, 아무 이유도 없이 악플을 달면서 사람을 괴롭히고 삼삼오오 모여서 타인을 비방하고 험담하는 이들이 차고 넘칩니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알 길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남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사람은 자신이 옳다는 사고에 빠져 있습니다. 마치 스스로 정의를 지키는 대단히 정당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죠. 누가 무슨 잘못을 했든, 타인을 비방하고 험담하는 자신이 가장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악플 때문에 목숨 끊었다는 뉴스가 나오면, 그 아래 댓글에다 "잘 죽었다"고 쓰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길 문제가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얼마나 삭막하고 독한 세상이 될지 여간 걱정되는 게 아니지요. 툭하면 사람들의 공격을 받아야 하는, 공산 사회보다 더 지독한 세상이 되어버리고 말 겁니다. 


도대체 무슨 권리로 남을 비방합니까? 대체 무슨 낯짝으로 다른 사람 험담을 하는 것인가요? 실명과 연락처, 그리고 얼굴까지 다 공개한 상태에서도 과연 그렇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 뒤에 숨어서 마음대로 지껄여도 자신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니까 그런 짓을 하는 겁니다. 이 얼마나 비겁하고 못된 짓인가요!


대한민국 법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적인 처벌'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이들도 없지 않은데요. 사적인 처벌이 도를 넘어 누군가의 삶에 악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라면, 바로 그 개인이야말로 처벌 받아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다른 사람 향해서 비난과 험담을 서슴지 않는 이들에게 제발 그러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간절한 바람과 부탁을 그들이 들어줄 리 만무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무슨 말을 어떻게 지껄이든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 잡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 비난에 흔들리지 마세요. 다른 사람 손가락질에 상처 받지 마세요. 절대로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인간은 가만히 있는 비둘기도 비방하고, 오죽하면 신에게조차 손가락질을 하는 존재입니다. 내가 아무리 반듯하게 살아도 그들이 하겠다고 하면 하는 겁니다. 잘 보이려 애쓸 필요도 없고, 이리저리 피해다닐 이유도 없습니다. 철저하게 무시하고, 자기 중심 잡고 살아가면 됩니다. 


비난과 험담 무지막지하게 들었습니다. 손가락질도 더할 수 없이 받았습니다. 그런데요. 세월 지나고 나니까 그 많은 비난과 험담과 손가락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남은 것은 제가 만들어낸 결실, 자이언트뿐입니다. 다른 사람 입방아는 결국 사라집니다. 내가 만든 결실만 끝까지 남습니다. 사라질 비난에 신경 쓰지 말고, 내가 남길 결실에만 몰입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바람직한 삶의 태도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다섯 가지 마음으로 글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