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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22. 2023

글감이 없어서 고민입니다, 글감 찾는 법

주제, 소재, 그리고 글쓰기


글을 쓸 때는 먼저 주제를 정해야 합니다.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분명히 정해야만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두 사람이 대화를 하는데, 상대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 소통이 불가하겠지요. 어떤 글이든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분명해야 독자가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제를 정했다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그 주제를 뒷받침하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죠. 작가 본인의 경험담을 들려줄 수도 있고, 어디선가 보고 들은 이야기를 전할 수도 있고, 작가가 가진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주제를 뒷받침하는 모든 이야기의 핵심을 소재 또는 글감이라고 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라고 주제를 정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학창 시절에 아침마다 일어나 등교하는 걸 싫어했는데, 어느 날 학교에 아주 아름다운 친구 한 명이 전학을 왔습니다. 그 후로 예쁜 친구 본다는 마음에 기분 좋게 등교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등교하니까 공부도 더 잘되고, 그래서 성적도 올랐다는 이야기지요. '학창시절 예쁜 친구'가 주제를 뒷받침하는 소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소재 또는 글감이 떠오르지 않으니 당연히 글을 쓰기가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없겠지요. 어떻게 해야 글감을 잘 떠올릴 수 있을까요? 방법이라기보다는 연습과 훈련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마땅할 것 같습니다. 


첫째, 나에게 글감이 넘친다는 확신부터 가져야 합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수십 년 살았습니다. 온갖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뜻입니다. 아마도 사람이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웬만한 경험과 감정은 모두 체험했을 테지요. 다만, 기억하고 끄집어내는 과정이 수월치 않을 뿐입니다. 일단, 나에게 글감이 풍성하게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시작입니다. 


둘째, 글쓰기는 연결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주제와 '학창시절 예쁜 친구'는 사실 아무런 연관 관계가 없습니다. 없다고 생각하면 없는 겁니다. 하지만, 내가 글을 쓰기 위해 두 가지 내용을 연결시키겠다고 작정하면, 그 때부터는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죠. 


셋째, 글감은 어디엔가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라 내가 정하는 개념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것'을 글감으로 삼아 글을 쓰겠다고 '결정'하는 것이죠. 내가 쓰는 글에 딱 맞아 떨어지는 글감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들은 대충 보고 흘려버리는 무언가를 잡아채서 주제와 연결하는 사람을 작가라고 부릅니다. 


글감 만드는 좋은 연습 방법이 있습니다. 매일 아무거나 눈에 띄는 물건 하나를 정합니다. 그런 다음, 그 물건을 글감으로 삼아 무조건 한 편의 글을 써 보는 것이죠. 말이 되든 안 되든, 글을 잘 쓰든 못 쓰든 아무 상관 하지 말고 무조건 한 편의 글을 끝까지 써 보는 겁니다. 


때로 썩 괜찮은 글이 탄생할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저 그런 글밖에 나오지 않을 겁니다.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이 연습은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생각하는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참한 글감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는 과정입니다.


모든 것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글쓰기 재미를 더합니다. 재미가 있으면 계속하게 되고요. 계속 쓰다 보면 실력도 붙습니다. 글 쓸 때마다 "대단한 글감으로 훌륭한 주제를 멋지게 써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면, 얼마 못 가서 포기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행위를 하면서 고통 받고 힘들어 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지요. 


특별한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는 마음이 삶을 힘들게 만듭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오늘 하루를 특별하게 여기는 마음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글감이 바로 앞에 있습니다. 지금 바로 쓰기만 하면 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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