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Nov 25. 2023

재미 있는 글을 쓰는 방법, 갈등과 대립

기분에 관심 갖기


재미 있게 본 영화, 재미 있게 읽은 소설, 재미 있게 들은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보고 읽고 들을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겠지만, 그것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립과 갈등. 그리고 풀어가는 과정입니다. 모든 사람이 내 뜻에 공감하고 동조해주는 이야기는 재미 없습니다. 누군가 반대하고, 날을 세우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려 할 때 이야기가 성립되는 것이죠. 


외식을 하려는데, 나는 한식을 먹고 싶은데 남편은 치킨을 먹자 합니다. 갈등과 대립이 생긴 겁니다. 영업을 하는데, 나는 팔려고 하고 고객은 사지 않으려 합니다. 갈등과 대립이 일어난 것이죠. 약속 시간이 급해 빨리 외출을 해야 하는데, 어린 딸이 계속 칭얼대며 시간을 끕니다. 갈등과 대립입니다. 


갈등과 대립이 일어나는 순간, 독자의 마음 속에는 저절로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집중하고 빨려든다는 뜻입니다. 이제 독자는 '어떻게 해결될까' 호기심까지 생기기 시작합니다. 글 쓰는 사람은 이 부분만 풀어내면 됩니다. 


토요일 아침 7시부터 두 시간 동안 69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20기, 4주차" 함께 했습니다. 엄마와 딸의 갈등, 팀장과 팀원의 대립, 자신의 바람과 현실의 차이. 임의로 마이크를 넘긴 수강생들 입에서 자연스럽게 갈등과 대립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억지도 아니고 짜고 친 것도 아니었습니다. 어제 있었던 일을 물어 본 것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이 갈등과 대립을 이야기했죠. 누구나 일상에서 갈등과 대립을 경험하며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다만, 우리 스스로 갈등과 대립을 콕 집어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요. 


갈등과 대립은 좋은 이야기 소재입니다. 독자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더 없는 글감입니다. 만약 우리가, 매일 느끼는 갈등과 대립을 잡아챌 수만 있다면 재미 있는 글을 쓰는 것이 결코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신에 일어나는 갈등과 대립을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을까요?


첫째, 자신의 기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오감을 통한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감정 자체에 별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아갑니다. 부정적이고 불편한 감정에 화를 내거나 속상해 하거나 우울해 하기만 합니다.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지금 기분은 어떠한가 등에 대해 객관적 관찰 능력을 상실했다는 뜻입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기분에 관심을 가지는 겁니다. 


둘째, 크든 작든 갈등과 대립이 매 순간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다 하고 보면 그런 것이 보이고, 그렇지 않다 하고 보면 그렇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글 쓰는 사람은 항상 쓸거리가 있다 하고 세상을 보아야 합니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 지인,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과 갈등과 대립을 일으킨다는 확신을 갖고 하루를 살면, 글감 무조건 손에 들어옵니다. 


셋째, 이런 건 글감이 될 수 없어 라는 머릿속 원숭이의 선별 작업을 무시해야 합니다. 대부분 초보 작가는 "쓸 수 있다"는 말보다 "쓸 수 없다 혹은 쓰기 힘들다"는 말을 훨씬 많이 합니다. 인생은 생각하고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수많은 책과 동기부여 강연에서 익히 들어 놓고서, 실제로는 엉뚱한 생각과 말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죠. 갈등과 대립은 더 없는 글감입니다. 사소한 문제를 위대한 눈으로 보는 습관을 키워야 합니다. 


오늘은 누구와 어떤 갈등과 대립을 경험했나요? 그래서 기분은 어떠했습니까? 어떻게 풀었습니까? 이 세 가지 질문에 순서대로 답하면, 한 편의 멋진 글이 완성될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제사를 지내면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