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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26. 2023

나는 책을 올려다보고 싶지 않다

사람이 전부다


큰 실패를 겪은 후 책 읽고 글 쓰면서 살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제 삶의 경험과 깨달음을 전하면서, 나도 그들도 함께 성장하길 기대하는 것이 유일한 바람이지요. 그 과정에서 제가 얻은 가장 큰 배움은 사람과 태도입니다.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아니라면 그 어떤 일을 해도 아무 소용 없으며, 삶을 대하는 태도가 엉망이라면 아무리 많은 돈을 벌고 성공해도 의미와 가치라곤 전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지요. 


제가 하는 일이 쓰고 읽고 강연하는 일이다 보니, 아무래도 주변에 글 쓰고 책 내고 싶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 중 대부분이 사람을 위하는 마음으로 쓰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허영을 위해 책을 내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이유는 독자를 위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 진정 사람을 위할 줄 알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반듯하다면, 그가 굳이 글을 쓰고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요.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사람이 먼저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책을 올려다 보고 싶지가 않습니다.


독서를 즐기는 이들은 책을 찬양합니다. 그 속에 담긴 멋진 문장에 밑줄을 긋고 옮겨 적고 달달 외우기까지 합니다. 그러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작가를 존경하고 따르며 그의 생각과 삶을 흉내내기도 하지요. 문제는, 책을 읽고 난 후의 일상이 책을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문장을 골백 번도 더 읽었으면서, 막상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불 같이 화를 내곤 하지요. 인간 관계에 있어서는 오직 주는 삶이 최고라는 글을 수도 없이 읽었으면서, 정작 현실에서는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평온한 삶을 위한 방법이라는 글을 여러 번 접했으면서도, 온갖 잡다한 마음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책은 도구여야 합니다. 삶이 우선이어야 하고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마치 책이 저 위에서 인간을 내려다보고 있는 듯합니다. 독서도 좋고 글쓰기도 훌륭하지만, 그 모든 도구들을 감히 사람에게 빗대겠습니까. 우리가 하는 모든 공부와 우리가 다루는 모든 도구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책을 읽고 삶을 바꾸었습니다. 글을 써서 새로운 인생 만났습니다. 책과 글쓰기는 제게 있어 더 없는 소중한 도구이며,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책과 글쓰기가 제 앞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백 번 양보해도, 저와 영원히 함께 할 동행에 불과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 합니다. 성공하기 위해 뭔가를 하려 합니다. 그러다보니, 그 무언가가 '나'보다 더 중요한 존재가 되어버리곤 하지요. 돈을 벌기 위해 책을 읽었는데 생각보다 돈을 벌지 못하면 독서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자신과 삶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판단합니다. 


글을 써서 인생 역전을 하려 했으나 생각 만큼 변화하고 성장하지 못했다면, 글 쓰는 방식이나 태도에 문제가 있을 뿐입니다. 자신과 삶에 하자가 있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기대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책망하고 마치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도구와 문명을 올려다보는 일 없어야겠습니다. 항상 사람이 먼저입니다. 사람이 가장 위에 존재합니다. 우리는 도구를 활용하며 사는 것이지, 도구에 끌려다니며 사는 게 아닙니다. 주객이 전도되는 일 없어야 합니다. "내가" 책을 읽고, 책을 쓰는 것이지요. 항상 주인은 '나'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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