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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역 Jul 28. 2022

구불구불 미역라면



어제 저녁부터 라면이 먹고 싶은데 참다가 오늘 점심에 끓여먹었다.


요즘 관심사 중 하나가 혈당이라 혈당을 안 올리는 방법이 뭘까 생각하다 미역을 넣어먹기로 했다. 아침 공복에 탄수화물을 먹는 게 최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침에 미온수로 위장을 깨운 뒤, 아몬드브리즈를 마시고 대저토마토 두 개를 씹어먹었다. 은근히 배가 차서 배가 꺼지는 동안 미역을 찬 물에 불려놓았다. 두어 시간 기다린 후 1시나 되어서야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불려놓은 미역을 바락바락 씻어 냄비에 넣고 물을 붓고는 물이 끓어오르기를 기다렸다. 팔팔 끓는 물에 진라면 매운맛 한 봉을 탈탈, 라면스프와 야채스프도 탁탁 털어넣었다. 핸드폰에 4분 타이머를 맞춰놓고 거실을 서성거리며 돌아다녔다. 맛있는 냄새가 나네.


띠디딕띠디딕- 타이머 소리가 울리고 냄비를 불 위에서 내렸다. 거실테이블에 나뭇잎모양 깔개를 깔고 냄비를 올렸다. 앞접시와 수저받침, 오목한 숟가락과 긴 젓가락을 앞에 놓고 미역을 바라봤다. 구불구불한 미역이 라면 국물 위에 둥둥. 줄기가 많은 미역을 건져내어 오독오독 씹어먹었다. 미역을 대부분 건져먹은 뒤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미역에서 물을 꼭 짜지 않아서 물 양이 많았는지 조금 싱거운 라면이 됐다. 나트륨을 적게 먹어야지 하면서 김치도 없이 미역이랑 싱거운 라면을 후룩후룩 먹었다.


소화도 시킬겸 혈당도 낮출겸 라면을 먹고 설거지를 바로 했다. 온 집안의 창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리고 러닝머신 위에서 15분을 걸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괜찮을까? 안 괜찮아도 더 이상 걷고싶지 않다는 생각에 15분만 걷고 내려왔다. 겨우 15분인데 온 몸에 땀이 났다. 정강이와 허벅지 근육을 쭉쭉 풀어주고 하는김에 옆구리도 슬렁슬렁 풀어줬다. 땀이 피부를 간지르는지 가만 서서 느껴본다. 따끔거리는 기미가 있으면 바로 샤워를 해야한다. 귀찮은 민감성 피부. 다행히 괜찮은 것 같아 물로 간단히 세수를 하고 목을 씻었다. 저녁 먹고 운동을 더 한 후 온 몸을 씻어야지. 어제 오늘 먹은 음식의 칼로리를 떠올려보며 오늘 저녁은 닭가슴살을 먹어야하려나 하는 생각을 한다.


                                                                                                                    

                                                                                                                     2021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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