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엄마가 이모 댁에서 콤부차를 몇 개 얻어왔다면서 콤부차의 효능에 대해 이야기하다 가셨다. 이모가 콤부차를 먹고 살을 많이 빼셨다고. 인터넷 세상 어디선가 BTS의 누가 즐겨 마신다는 얘기를 봤던 생각을 하며 엄마의 말을 그냥저냥 흘려들었었다. 얼마 전에 집 근처 노브랜드에 갔더니 콤부차를 팔고 있었다. 텀블러를 끼워주고 있었다. 뭔가 공짜로 준다고 하면 괜히 한 번 더 보게 되는 심리를 겨냥한 마케팅인가 하고 제품을 들었다 놨다 하다 레몬맛, 베리맛을 하나씩 사 왔다. 텀블러 구조가 단순하고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상자에 적힌 용법대로 물 250ml에 한 포를 넣고 흔들었다. 저번에 샀던 복숭아 아이스티 가루는 그렇게도 물에 안 녹더니만 이건 잘 녹네. 베리맛은 인공적인 베리향이 났다. 똑같이 인공적인 향일지라도 레몬향은 익숙해서 그런지 입맛에 거슬리지 않고 괜찮았다. 그리고 약간의 탄산이 청량감을 주었다.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탄산을 아예 끊었는데 이 정도는 괜찮네. 탄산이 아주 약한 화이트 와인도 호흡곤란이 와서 힘들었었는데 콤부차는 아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다행이다. 그래도 자주 마시지는 말아야지. 지금도 콤부차 한 잔 마시고 글을 쓰는 중인데 위가 살짝 부푸는 느낌이 든다. 역류성 식도염은 나와 언제까지 함께 하려나.
2021년 11월 28일
지금의 나는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매우 좋아졌다. 일 년 가량 탄산을 아예 끊었다가 얼마 전부터 가끔 한 번씩 김 빠진 콜라를 마셔보곤 하는데 위가 부푸는 현상도 호흡곤란도 없다. 탄산을 끊을 때만 해도 당장 호흡곤란 증상이 괴로워서 안 마신 거였지 이렇게 증상이 호전될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앞으로 내 인생에 탄산은 없는 건가 하고 덤덤히 받아들인 것뿐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회복이 되니, 아직까지는 내 몸이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있구나 싶어 다행스럽다. 노화할수록 뭐든 회복하는 속도가 더뎌지겠지만.
아직은 무서워서 탄산이 가득 찬 음료를 마시지는 못한다. 맥주는 아예 안 마신 지 오래다. 역류성 식도염이 나으면 루프탑이 있는 치킨집 옥상에서 치킨에 시원한 생맥주를 마셔보고 싶었는데. 괜찮으려나? 올여름이 지나가기 전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