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 소설
말을 마친 아주머니 뒤를 모두 허겁지겁 뒤따랐다.
“면목이 없네요..”
나 마담이 핏기 없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너무 걱정 마세요, 물의 여신께서 가셨으니 아마 지금쯤 아정이도 무사할 거예요.”
나 마담을 위로하고 있을 때 정원 한구석에서 앵무새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물고 있던 흑진주를 내 앞에 떨어뜨렸다.
“어머나, 저건 흑진주 아닌가요?”
나 마담이 놀라움과 호기심이 뒤엉킨 얼굴로 나를 빤히 쳐다봤다.
“예, 그런 것 같아요.”
“근데 저 앵무새는 우리 앵두 아닐까요?”
나 마담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앵두야!”
내가 불렀다.
“앗, 김 선생!”
앵두가 내 머리 위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발아래 흑진주에선 순간 광채가 나더니 반으로 쩍 갈라졌다.
“돌격하라! 돌격하라!”
장수 한 명이 흑진주에서 불쑥 튀어나오더니 궁전이 흔들릴 정도로 함성을 질렀다. 나와 나 마담은 화들짝 놀라 하마터면 까무러칠 뻔했다. 장수는 갑옷에 투구를 쓰고 긴 칼을 쳐들고 있었다. 짙은 눈썹이 일그러지며 용맹스러운 눈빛이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공산에서 심각한 전투 중인데 누가 날 불렀소!”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졌다.
“엄마얏!”
“맙소사!”
나 마담과 나는 부둥켜안고 덜덜 떨었다. 발 밑엔 서서히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