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 소설
“어이쿠! 지금 이곳도 위태롭긴 마찬가지군. 자, 상황 설명할 시간이 없으니, 두 분은 겁먹지 마시고 날 따라오시오!”
“따라오시오! 따라오시오!”
장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앵두가 공중에서 소리쳤다. 물이 발목까지 차오르고 있었다. 앵두가 파란 날개를 파닥이며 앞장섰다. 장수의 뒤를 따라 나 마담과 내가 엉거주춤 뒤따랐다. 얼마쯤 가니 여러 갈래의 통로가 나타났다. 그중 한 통로로 앵두가 날아가더니 “조심!” 하고 외쳤다. 등대의 내부처럼 까마득한 계단이 눈앞에 펼쳐졌다. 나 마담은 또 주저앉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 나도 속이 타들어가긴 마찬가지였다. 심한 갈증을 느끼며 울고 있는 나 마담 손을 꼭 잡았다.
“김 선생님, 우리 아정이는 괜찮을까요? 모두 그곳으로 가셨는데 영영 못 보는 것은 아닐 테죠? 아정아! 자기야! 참예 오라버니! 흑흑..”
나 마담은 오열하며 그리운 가족 이름을 차례로 불러댔다.
“나 마담님, 힘내세요. 물의 여신께서 가셨으니 아마 지금쯤 모두 안전한 곳으로 피했을 거예요. 이제 그만 진정하시고 물이 더 차오르기 전에 빨리 계단을 올라가셔요!”
“자, 자, 이렇게 울 시간이 없소이다. 물이 계속 차오르고 있소! 내가 맨 뒤에 오를 테니 어서들 계단을 오릅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