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복! 실복! 2학년! 뭉치자! 달리자! 화이팅!
가을 숲 속의 체육대회 2
김미진
2025년 11월 1일 토요일. 오전 8시 넘어 대구대학교 대명캠퍼스에서 버스를 출발하여, 한 시간을 달려 경산캠퍼스에 도착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맞이하는 체육대회다. 아직도 작년의 기분 좋았던 여운이 남아 있는 설렘 가득한 아침이다.
행사장인 비호동산에 도착하여 오전 9시 30분쯤 명찰을 배부받고, 학과 학년별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개선문을 지나 학과별 교수님들 앞에서 준비한 구호(실복! 실복! 2학년! 뭉치자! 달리자! 화이팅!)와 퍼포먼스를 한 다음 한 바퀴 행진을 한다. 각 과별로 준비한 구호 및 응원 퍼포먼스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개성이 넘치고 화려하다.
10시 넘어 학생회 윤도규 선생님(외 한분)의 사회로 공식 개회식이 시작되었다. 국민의례, 내빈 및 참가자 소개, 대회사, 축사, 학과 학년 대항전이 펼쳐졌다. 실복 2학년 과대표 효경은 시어머니께서 해주신 삶은 오징어와 부추전, 배추전을 락앤락에 2통 가득 싸갖고 와서 모두 아주 맛있게 먹었다. 시어머니의 정성이 참으로 놀라웠다. 강서현 총무는 떡과 마른안주 등을 준비해 와서 풍성한 식탁 한상이 차려졌다. 내 생애 생각지도 않았던 행운권 추첨에 당첨되어 달콤한 홍시 감 한 박스를 받아 학우들과 맛있게 나눠먹었다. 엄윤숙 학우께서 홍시 감 한 박스를 더 갖다 주어, 남는 건 마칠 즈음 강 총무가 학우들께 똑같이 배분해 주었다.
낮 12시 뷔페로 차려진 점심식사를 소고깃국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식사 후 비호동산 옆으로 난 산책길을 돌아 옆 숲에 마련된 유아 숲 체험장에서 학우들과 모형으로 만들어진 대형 호랑이도 낑낑거리며 타보고, 밧줄 다리 건너기, 미로 찾기 등 각종 체험을 하며 마치 유년시절로 되돌아간 듯 웃음 가득한 시간을 보냈다.
오후 1시 20분, 신나는 고고장구 공연에 나도 모르게 흠뻑 빠져들었다. 고고장구 공연을 보니 2023년 하늘나라 간 막내 여동생 생각이 절로 났다. 2023년 이 언니가 송암문학상을 탄다고 6개월간의 연습 끝에 고고장구 공연을 무대에서 선보였었지. 그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얼마나 절도 있게 공연을 잘하던지.. 그 애는 지금쯤 아픔 없는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장기자랑 시간이 돌아왔다. 우리 실복 2학년은 김효경 대표의 신나는 트로트 곡에 맞춰, 뒤에서 박인태 교수님의 백댄서(평소 아주 점잖은 신사였는데, 양쪽 귀에 반짝이 응원도구를 매달고, 대박이었다.^^;), 이미경 교수님과 이정효 교수님, 김정숙 교수님 등, 응원차 함께 무대에 나와서 춤을 추셨다. 그 모습을 무대 밑에서 지켜보며 말할 수 없는 진한 감동을 느꼈다. 사제지간에 이런 순수한 웃음을 선사해 주신 교수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저마다 준비한 끼를 마음껏 발산하며, 드디어 시상식이 열렸다. 우리 과는 상을 받지 못해 조금 아쉬웠지만, 마지막 윤도규 학우의 노래에 열렬히 응원하며, 그래도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어울렸던 소중한 하루였다.
가을의 풍성함 속에, 바람에 흔들려 이리저리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청명한 가을이 더 운치 있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오후 3시 30분 학생회장의 폐회선언으로, 2025년 가을 체육대회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모두 끝이 났다. 폐회선언이 울릴 때 문득 떠오른 대구대학교의 건학 이념인 사랑, 빛, 자유. 그것은 어쩌면 이 계절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년 가을 다시 이 숲길을 걷게 될 때, 오늘의 따뜻했던 햇살은 추억의 동산에서 조용히 우리를 부를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