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사이에 두고 온 침묵
숲의 방향
김미진
말들이 조금 느려졌다
급히 건너가던 생각들이
발걸음을 고쳐 잡고
숨을 세어 걷기 시작했다
잎 사이에 두고 온 침묵
아직 어깨에 남아
도시는 전보다
조금 낮은 소리로
깨어나는 걸까
숲에선 묻지 않아도
괜찮았던 것들이
다시 질문이 되어 돌아왔지만
이상하게도
대답을 서두르지 않게 되었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덕분에
말은
꼭 필요한 만큼만
몸으로 되돌아왔다
숲을 빠져나온 뒤
알게 되었다
비워진 자리에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설명이 아니라
살아낸 호흡이라는 것을
오늘도
사람들 속을 지나며
조용히
숲의 방향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