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는 법

어깨를 빠져나오는 동안

by 별꽃서리

내려놓는 법


김미진


두꺼운 코트

한 겹 벗어 문밖에 걸어 두었다


주머니 속에는

돌처럼 굳은 손이 남아 있었다


누군가 부르면 돌아보던 목을

소매 안에 밀어 넣었다


버린다고 해서

곧 가벼워지지는 않았다


어깨를 빠져나오는 동안

나는 조금씩

헐거워졌다


손바닥에 오래 쥐고 있던 나를

놓는 일은

피가 마르는 일


피는 소리 없이 말라붙고

이름은 안감 속에서 구겨졌다


문밖에서

내 쪽을 돌아보고 있는

낯선 어깨


밤이 오자

걸어 둔 코트가

먼저 나를 밀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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