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시난테 그리고 노인 - 이상협

제4회 별꽃서리문학상 우수상

by 별꽃서리

제4회 별꽃서리문학상 우수상

<안갯속 노인> 읽고 시 쓰기 공모전


로시난테 그리고 노인


이상협


낡았지만 나만을 비춰주는 등대 하나

항상 그곳에 있을 거라는 생각에

미련하게


북쪽에 배가 필요하다는 소문 하나

조업이 금방 끝날 거라는 생각에

희망차게


옆구리에 생긴 구멍 하나

메워주는 조선공과 같이 못 있는다는 생각에

슬프게


관계를 이어 줄 쪽지 하나

홀로 조업을 가야 한다는 생각에

쓸쓸하게


등대가 있던 곳, 움직임 하나

관계가 이어졌다는 생각에

행복하게


모두에게 축복일 핏덩이 하나

우리에게는 불행이 됐다는 생각에

고독하게


내밀 수 있었지만 내밀 수 없던 손 하나

마음이 가벼워질 거라는 생각에

멍청하게


너라는 존재하나

신라의 숨결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소중하게


말도 안 되는 소문 하나

너라는 존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단호하게


유난히 생각나는 조타수 하나

조타수와 함께하던 수박 서리 생각에

씁쓸하게


너를 만나러 돌아가는 안개 낀 길 하나

가슴이 조여오자 쉬어가자는 생각에

안일하게


저어 멀리 부서진 줄 만 알았던 등대 하나

인연을 다시 이어갈 생각에

반갑게


겉과 속 하얀 꽃 앞 겉과 속 검은 옷 하나

이제는 보내줘야 한다는 생각에

자유로이, 행복하게


'난 바다를 맞서고 싶었지... 떠나간 친구를 그리며...

모두 사라지고 발굽소리만 남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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