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별꽃서리문학상 우수상
제4회 별꽃서리문학상 우수상
안갯속 노인 읽고 시 쓰기 공모전
Misty Rainbow - 안개 정원
남재현
바래어 가리어진
나의 길에 난 빛깔들은
흘러가 흩어진 눈물의 안갯속에
피로 물든 땅에 만발한
검은 안개와 붉은 수국의 무리
대나무 하나마저 꺾여버린 나의 정원에
흐린 잿빛 속에 피어난
외로운 민들레 한 송이도
들지 않는 빛에 홀씨 하나 멀리 보내고
홀로 남은 무채색의 공간
금방 시들어버릴 장미꽃과
함께 식어가는 나의 울타리 속에
식어가다 못해 얼어붙을 만치
고요하게 멈춰진 화단 위로
오래 전과 닮은 민들레 홀씨 하나가
흑백의 정원을 밟아
다시 일렁이는 지난날의 꿈이
아프게 마음에 흐느끼기 시작하면
색깔이 돋아나 다시
가느다란 숨을 쉬기 시작하는
하얀 안갯속의 정원에서
서서히 잠에 들어가
나의 의식이 스러져갈 때
맑은 저 민들레꽃이 시들지 않기를
그 기도조차 흐려지는 순간
뿌옇게 안개 치던 나의 삶이 걷히면
그리워하던, 흩어진 빛무리의 품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