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의미 - 이주원

제4회 별꽃서리문학상 우수상

by 별꽃서리

제4회 별꽃서리문학상 우수상

<안갯속 노인> 읽고 시 쓰기 공모전


안개의 의미


이주원


모두가 앞을 향해 달릴 때

난 검은색 승용차에 타

역주행을 한다


결국 도달한 그 끝엔

맑은 세상 속

내가 서있는 이곳만

안개가 자욱했다


와이퍼가 아무리 안개를 닦아내도

빗물의 비릿한 냄새도,

물에 젖은 흙의 냄새도 아닌

불쾌한 낙동강의 화약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안갯속 저 너머에서

누군가 손짓을 한다

그 손을 잡으려 뻗어보지만

그것은 닿기도전에 허공으로 부서지는

환영 같은 손길이었다


짙은 장막을 한 겹 걷어낸 너머엔

여전히 열일곱 살의 맑은 영혼이

서 있었다


그제서야 난 깨달았다

그것은 안개가 아니었다

그것은 경계선도 아니었다

그것은 60년 동안 흘리지 못한,

또 증발하지 못한

눈물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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