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보타니아에 가면

이국의 정취 속에 바람을 만지다

by 별꽃서리

https://youtu.be/llqUgKmyZcs?si=DcfYGetzaCRRo_Jc

외도, 보타니아에 가면

김미진


거제의 푸른 물빛 해상의 요람

눈앞에 유람선 갈매기떼 날아오르고

해금강 촛대바위 수묵화 펼쳐내듯 섬에 닿으면

우아한 여신의 미소

맨발로 사뿐히 걸어와 반겨준다


하얀 돌 층층이 언덕을 오르면

온갖 꽃들이 바람에 앉아 속삭이는 곳

절정의 바다 윤슬을 머금고

이국의 날개 꿈처럼 반짝거린다


야자수 겹겹이 드리운 시간의 그늘 아래

비너스 여신상과 다비드상

정원의 세월을 직조하는 나무와 꽃들

제 이름 숨긴 채 수줍게 내미는

구릿빛 창조의 얼굴


섬 안 비탈길

동백꽃 흐드러지게 피어나

봄의 설렘 두 손 가득 담을 때

바람은 굳게 닫힌 비밀의 문 뒤흔드는걸까


그림 위 하얀 궁전

완벽한 풍광 속에

여행자의 가면을 쓴 채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

연인들 사랑의 언덕 오르면

섬이 그려내는 절묘한 각도


가면 너머 오롯이 순수의 시간

쇼팽의 녹턴 협주곡 그 환상 속

건반을 오르내리는 자유로운 햇살

바람의 갸날픈 손짓

맘껏 평안하라는 영혼의 울림인가

외도, 보타니아에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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