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1)

실어증

by 별꽃서리

교실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김미진, 앞으로 나와!"


순간 나는 모든 감각이 정지되는 느낌이었다.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가자,


"김미진은 선생님을 보고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인사 백번 실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까? 68명의 아이들이 쳐다보는 가운데, 나의 얼굴은 홍당무가 된 채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조금은 억울했다.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던 중 담임선생님과 마주쳤다. 나는 '안녕하세요'라고 말했지만, 그 말은 입안에서 웅얼거리기만 할 뿐,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여덟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때부터 나의 영혼은 뒤죽박죽이 되었다. 그것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내게 안겨주었다. 유독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나에게는 세상의 모든 불들이 꺼져버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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