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2,628km 떨어진 나라, 필리핀. 그곳에서 보육원을 운영하던 캐나다 보육원장은 많은 아이들 중 한 14세 남자아이, A 군에게 이상함을 느꼈다. 그의 팔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불주사 자국이 있던 것이다. 원장은 그의 지인인 한국인 선교사에게 연락했고, A 군은 선교사에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국민 신문고를 통해 알려지게 된 그의 사연. 한국 대사관에서 필리핀 대사관의 의뢰로 이 아이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고, 충격적인 내막이 공개되었다.
A 군이 처음 필리핀에 맡겨진 건 다른 선교사가 운영하는 보육원이었다고 한다. 지난 2014년 A 군의 아버지는 해당 선교사에게 자신을 일용직 노동자로 소개한 후, A 군은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일컫는 일명 '코피노'이며 아내가 도주한 후 자신이 혼자서 키우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A 군을 맡겼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 아버지는 부산의 한 한의원을 운영하던 한의사였으며 아내와 평범히 첫째 아들을 키우고 있었고, A 군도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였다. 아버지는 A 군을 필리핀에 유기하기 위해 몰래 A 군의 이름을 개명한 후, 여권도 빼앗아 귀국했다고 한다. 귀국한 뒤에는 A 군이 알고 있을 수 있는 정보인 연락처, 이메일 주소 등을 모두 말소시키는 치밀함도 보여주었다. 추가로 A 군이 죽어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도 함께 썼다고 한다.
연이어 충격적인 사실은 A 군이 버려진 것은 필리핀이 처음이 아니라는 소식이었다. 지난 2010년 2차례 이미 네팔의 한 상담 기관에 아이를 유기할 목적을 가지고 맡겼지만 모두 현지인의 도움으로 A 군은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후 2011년 창원의 기숙형 어린이집에 아이를 1년 간 유기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자신이 이사를 온 지 얼마 안 되어 주소를 알려주기 힘들다는 핑계를 댔고, 아이를 한 번도 보러 가지 않으며 보육료만 납부했다. 유치원에선 A 군의 정신 이상을 이유로 아이를 데려가라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했고 결국 1년 만에 A 군을 다시 데려갔다. 또 1년이 지난 2012년 괴산의 한 사찰에 800만 원과 함께 아이를 유기했고 1년 6개월이 지나 사찰에선 다시 A 군의 정신 이상을 이유로 아이를 데려가라고 연락해 부부의 A 군 유기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유기 4년 만에 A 군은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후 부산의 한 학대 피해 아동 쉼터에 입소했지만 A 군은 정신 질환이 더욱 심해져 이상 행동을 지속하였고 결국 부산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담당 주치의는 피해 아동을 위한 치료가 이 병원에선 힘들다는 이유로 2019년 2월 양산의 정신병원으로 옮겼다고 한다. 원래는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전원 예정이었으나, 부부가 치료비를 내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A 군은 다른 정신병원으로 전원 하였다.
심리학 전문가는 부부는 아이를 자신을 빛내주는 역할로만 보았으며, 그로 인해 장애를 가졌던 A 군은 부부에겐 숨겨야만 했던 존재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증명하듯 부부는 놀랍게도 첫째 아들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돌봤다고 한다. 오직 A 군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부에게 지속적으로 유기당해왔던 것이다.
2020년 7월 10일, 항소심에서 아버지에게 징역 3년, 어머니에게 징역 2년 6개월이 최종 선고되었다. 현재는 모두 출소하여 사회에 나와있는 상태이다. 이후 부부의 근황은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옥중에서도 A 군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사실상 버려진 장소가 필리핀에서 정신병원으로 바뀐 것과 다를 것이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면 이 A 군의 2024년 근황은 어떻게 될까. A 군을 가장 최근까지 케어한 J 변호인은 아직까지 A 군은 시설이 아닌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태도 악화는 되지 않았지만 호전이 되지 않았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렇다면 시설에선 왜 A 군의 입소를 거부했을까? 이에 대해선 A 군이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부모에 의해 의도적으로 유기를 당하여 제대로 된 교육이나 치료를 받은 적이 없어, 단체 생활을 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에 이러한 특성을 시설에서 버거워하는 듯하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추가로 A 군의 나이가 올해 성인이 된 만큼, 병역의 문제도 새로이 생겼다. 이 문제는 J 변호인이 A 군의 주민등록이 있는 관할 행정청과 논의할 예정임을 알렸다.
A 군의 대표적인 병명은 '소아 조현병'과 '자폐'이다. 두 병명 모두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할 경우, 상태가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아픔을 가진 A 군은 자신을 버리려 한 부모를 무조건적으로 혐오하려 하기보단, 부모가 진심으로 반성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이러한 아이의 믿음까지 저버린 부모를 정녕 우린 부모라고 할 수 있을까.
당시 작성했던 기사
-링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