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서는 첫 도전이었다. 내 관심사에 대해 인터뷰집을 작성하는 것, 언젠가 한 번은 시도해보고 싶던 이야기. 대한민국의 다큐멘터리 시장에 대해 한 번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무조건 국가에 필요한 장르지만, 비인기 장르인 아이러니한 이 상황에 대해 실제 PD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어 1시간 10분에 걸친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었다.
인터뷰 대상자는 SBS에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여럿 제작해온 정재원 PD. (이 곳 브런치에서도 시사에 대한 얘기와 영화에 대한 얘기 등 여러 글을 연재하고 계시다.) 지난 몇 년간 그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틈을 파고들었다. 그의 카메라는 언제나 ‘왜’라는 질문을 놓치지 않았다. 우리가 외면한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려는 사람, 바로 기자이자 제작자로서의 그였다.
그가 말한 사건의 현장은 언제나 복잡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는 흐릿했고, 권력과 이익이 얽혀 있었다. 정 PD는 다큐멘터리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권력 감시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했다. 수많은 자료와 인터뷰 속에서도, 그는 한 사람의 목소리를 어떻게 세상에 전달할지를 고민했다.
그의 제작 방식은 ‘냉철함 속의 공감’이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되, 감정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겪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피해자 인터뷰를 할 때 무작정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것이 진짜 탐사보도 다큐멘터리의 책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 과정은 항상 쉽지 않았다. 정치적 압력, 내부 검열, 예산 삭감 등 현실의 장벽은 끊임없이 밀려왔다. 그 과정들을 뚫고 나온 여러 양질의 다큐멘터리들은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충분했다. 나 역시 정재원 PD가 제작했던 '바디멘터리'라는 방송을 시청하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도 이러한 문제가 있었단 것을 알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기자로서, 나 역시 누군가에게 질문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진실은 언제나 불편하고, 때로는 위험하지만, 누군가는 끝까지 그 불편함을 견디며 기록해야 한다. 시사교양 PD는 바로 그 싸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었다.
당시 작성했던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