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연풍리 갈곡천 너머, 어둠이 내려앉으면 하나둘 불빛이 켜지는 골목이 있다. 사람들은 그곳을 ‘용주골’이라 부른다. 오랜 세월 동안 성매매 집결지로 존재해 왔고, 파주 시민들조차 입 밖에 내기 꺼리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지난겨울, 나는 그 어두운 골목을 직접 마주했다. 낡은 방, 깨진 창문, 그리고 문 너머에서 들리던 숨죽인 기척. 이곳의 침묵은 단순한 쇠퇴가 아니라, 사회가 오랫동안 방치해 온 ‘현대판 그림자’의 흔적이었다.
파주시는 이제 이곳을 정리하려 한다. ‘도시 이미지 개선’, ‘주민 안전 확보’, ‘도시 재생’. 행정 용어로는 그럴듯하지만, 그 안에는 수십 년간 그늘 속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삶이 뒤엉켜 있다. 시는 단계적 폐쇄를 추진 중이고, 일부 단체들은 ‘자연 폐쇄’를 주장한다. 어려운 논쟁이다. 한순간의 단속으로는 바꿀 수 없지만, 그렇다고 세월에 맡겨두면 결국 피해자는 계속 생긴다. 이 문제는 시간이 아닌 ‘의지’의 문제다.
용주골의 역사는 단순히 ‘유흥의 역사’가 아니다. 미군 기지와 함께 형성된 구조적 종속의 역사이기도 하다. 가난과 차별, 그리고 제도적 무관심이 만들어낸 비극이 세대를 거쳐 되풀이됐다.
중요한 건 ‘폐쇄’가 아니라 ‘전환’이다. 파주시는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생계비, 직업훈련, 주거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여성들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다시 세우려면, 제도의 언어보다 사람의 손길이 먼저 닿아야 한다. 심리치료, 사회적 일자리, 교육 기회. 이것이 진짜 복구의 시작이다.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외면했던 문제로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이것으로 현재까지 취재해 왔던, 완성된 기사들은 여기까지이다. 하지만 사회에선 계속해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더더욱 채워질 사회밀착취재. 20세 사회초년생의 눈으로 본 사회. 이것으로 본 브런치북을 마칩니다.
당시 작성했던 기사
https://youthpress.net/xe/kypnews_article_society/715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