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내가 처음으로 사회 문제에 대해 취재했던 사건이다. 첫 기사로는 가볍게 서울에서 열렸던 전시회에 대해 작성했고, 다음 기사를 무얼 쓸지 고민할 때 한 메일이 눈에 띄었다. 웹툰 관련 사이트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이 메일의 제목은 <'검정고무신'의 비극을 막아라>였다. 故 이우영 작가의 별세로 밝혀진 한 출판사의 악질적인 계약. 유명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지기만 했던 '검정고무신'의 검은 비밀에 많은 사람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2007년, 故 이우영 작가와 이우진 작가에게 접근하여 '검정고무신'을 사업화하자는 제안을 해온 형설퍼블리싱의 대표는 돈을 주지도 않은 채 캐릭터의 저작권을 이 씨 형제에게 28%, 다른 작가에게 8%를 얻었다. 그 후 4년 뒤엔 8%를 얻었던 작가에게 2000만 원을 제공 후, 17%를 추가로 제공받은 형설퍼블리싱. 그렇게 그들은 '검정고무신' 저작권의 과반인 53%를 차지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계약에도 불공정 조약이 있던 상황. '작가가 계약 위반 시 3배의 위약금을 물기'와 같은 조약들은 작가들에게 절망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그리고 지난 2019년, 故 이우영 작가에게 날아온 고소장. 이는 형설퍼블리싱 제작사에서 보낸 것이었다. '검정고무신' 캐릭터를 자신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그렸기 때문에 저작권을 위반했더라나 뭐라나. 그렇게 자신이 창작한 캐릭터를 그린 죄로 법정에 서게 된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소송 중 형설퍼블리싱은 그 계약들이 과도할지 언정 모두 합법적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협박은 안 했다는 것이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취재 막바지, 어쩌다 보니 작가님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얻게 되었다. 카톡을 보내보니 답장을 보내신 것은 작가님의 아내 분이었다. 누구보다 가장 통탄스러우셨을 사람. 그분에게 내가 해줄 수 있던 일은 작성하였던 기사를 보내드리는 것이었다.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던 사람. 하지만 잔혹하게도 사회는 그의 외침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곳에선 편히 쉬시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당시 작성했던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