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올라서야 비로소 보인 미래
2026년 2월 20일 금주 161일 차.
이제 서서히 봄이 가까워 오는 것 같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게만 느껴졌기에
따뜻한 햇살과 푸른 하늘이 더욱 반갑게 다가온다.
이 좋은 날씨를 그저 흘려보내기 아까워
얼마 전, 혼자 강화도 문수산을 다녀왔다.
산을 오르다 보면
무겁게 짓누르던 걱정들이 어느새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잠들어 있던 생각들이 햇살을 머금은 샘물처럼 조용히 솟아난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고통을 견뎌내고
마침내 정상에 닿았을 때 느껴지는 그 성취감은,
말로는 다 담아낼 수 없을 만큼 맑고 깊은 해방이었다.
발아래 펼쳐진 강화도의 풍경을 바라보며
문득, 이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 바라보고
같은 감정을 나눌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며들었다.
그와 동시에, 조용한 외로움이 마음 한편에 내려앉았다.
나는 원래 혼자인 시간이 더 편안한 사람이다.
하지만 금주를 시작한 이후,
자연스럽게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어느새 고요한 고립 속에 머물게 되었다.
금주 초기에는 그저 갈망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모든 에너지를 다 써버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비로소 새로운 삶에 익숙해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주변에서는 데이팅 앱이나 소개팅, 취미 모임을 권하지만
어쩐지 선뜻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늘 즉흥과 우연,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들을 믿어왔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언젠가 나와 이어질 인연 또한
가장 자연스러운 순간에,
마치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었던 것처럼
내 앞에 나타날 것이라 믿어본다.
그날의 날씨와 공기,
우리가 처음 마주하게 될 장소와 순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깊은 곳에서 따뜻한 설렘이 피어난다.
미래에 만나게 될, 나의 운명적인 연인에게
이 글을 조용히 바친다.
"언젠가 당신을 만나게 될 거라고,
나는 오래전부터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만나게 된다면
이 글을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는 한때 술에 잠식되어 길을 잃기도 했지만,
그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기 위해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나 자신과 싸워왔습니다.
아마 하늘도 그 시간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모든 시간의 끝에서
당신과 내가 서로를 발견하게 해 주었습니다.
내 손을 잡아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