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자포자기

by 중독작가

2026년 3월 24일.


6개월간의 단주를 끝내고, 다시 술을 마신 지 약 3주가 지났다.

처음 다시 마셨던 날, 나는 그것을 실패가 아닌 '실수'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리고 다시 단주를 시작하자는 긍정적인 마음이 분명히 있었다.

실제로 술을 다시 입에 댄 이후에도,
단주 기간 동안 몸에 익힌 건강한 습관을 지키기 위해
운동과 식단, 그리고 금주를 5일간 꾸준히 이어갔다.

하지만 분명하게 느낀 것이 있다.

6개월을 참아낸 뒤, 단 하루 술을 마셨을 뿐인데도
몸은 무겁게 가라앉았고,
선명하던 정신은 안개가 낀 듯 흐릿해졌다.

그 5일이라는 시간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마치 정성껏, 조심스럽게 세워두었던 도미노가
한순간의 실수로 모두 무너져
다시 처음부터 쌓아야 하는 기분이었다.

다음 날, 음악 작업을 마치고 팀원들과의 뒤풀이가 있었다.

단단히 붙잡고 있던 단주의 결심은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보상이라는 핑계 앞에서
서서히 느슨해졌고, 결국 또다시 술을 마셨다.

그날 이후, 내 의지는 조금씩 무너졌고
나는 다시 술에 잠식되기 시작했다.

6개월 동안 억눌러왔던 갈망은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설득했고,
그 결과는 결국 혼술과 폭음이었다.

술을 마실 때 좋아하던 음식들,
그와 어울리는 술을 매일같이 찾게 되었고
취기가 오를 때마다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이 맛을 어떻게 잊고 살았던 걸까."


단주 기간 동안 기록해두었던 글들을 다시 읽어보면,
나조차도 내가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깊고 강하게
술이라는 중독 속으로 다시 빠져들었다.

6개월 동안 애써 세워 올렸던 도미노가
한순간의 실수로 모두 무너져버린 지금,
솔직히 말해 자포자기의 마음이 더 크게 밀려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기록을 다시 읽으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지금 느끼는 이 불쾌한 감정들까지도 기록해 나가려 한다.

나는 결국,

다시 일어나는 쪽을 선택해야 하는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