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했던 청춘
2006년 1월 신병훈련소.
신병훈련소에서 훈련 기간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은 주말,
그중에서도 일요일에 있는 종교활동 시간이었다.
사회에서 종교를 가지고 있던 훈련병들은
각자의 종교로 향했지만,
나처럼 별다른 종교가 없는 훈련병들은 달랐다.
그날 어느 종교에서
어떤 간식을 주느냐에 따라
매주 믿는 신이 바뀌었다.
입대하기 전,
훈련소에서 먹는 초코파이가 그렇게 맛있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지만
그때는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되고 보니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매일 짬밥만 먹다 보면
자극적인 음식이 자연스럽게 당기기 마련인데,
그중에서도 유독 단 음식이 간절해졌다.
그래서인지
초코파이는 유난히 더 맛있게 느껴졌다.
그날은 교회에서 초코파이를 준다는 소식을 듣고
예배를 드린 뒤
초코파이 두 개를 받았다.
생활관에는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보통은 그 자리에서
받은 초코파이를 모두 먹어버린다.
하지만 그날은 이상하게도
아껴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두 개 중 하나를 몰래 숨겨
생활관 관물대 깊숙이 넣어 두었다.
그날 밤,
새벽 1시 불침번 임무를 마치고 돌아와
아무도 모르게 꺼내 먹었던 그 초코파이.
그 맛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사회에 나가면 매일 초코파이를 먹어야지.'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초코파이를 마지막으로 먹은 게 언제였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때는 그렇게 간절했던 것이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 버리는 것이 되어 있었다.
왜 나는
작은 것에 감사하지 못하며 살고 있었을까.
문득,
작은 것에도 진심으로 기뻐하고
그 하나에 하루를 버틸 수 있었던
그때의 나.
그 순수했던 청춘이
오늘따라 유난히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