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 인생 첫 기억

by 중독작가

아마도 4~5살 시절인 것 같다.

기억에 시작이 없어서

내 손에 쥔 물건을 어디서 가지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물건은 검은색 직사각형 플라스틱 칼집이 있는 커터 칼(도루코)이었다.

호기심에 이리저리 만져보다 오른손 검지를 심하게 베였다.

(아직도 상처는 손가락에 U자 모양으로 선명하게 남아있다)

상처 난 부위에선 피가 철철 흘렀고 나는 징그럽고 무서워서

손가락에서 시선을 돌린 채 울부짖으며 엄마를 찾았다.

화들짝 놀란 엄마는 부엌에서 다급히 달려와 내 손가락을 확인하곤

되려 왜 조심하지 않았냐며 큰소리로 혼을 냈었다.

나는 엉엉 울면서 창문을 바라보았고, 그날은 햇살이 가득했고

먼지에 반사된 빛들이 별처럼 반짝거렸다.

"기억의 시작이 그리 유쾌하진 않다."

도루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