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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직선 최초 ‘재선 위원장’의 탄생

민주노총 선거와 계파, 노동자 정치세력화 알아보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노조 중 하나인 민주노총의 새 지도부가 출범했습니다.


민주노총 중앙 집행부, 지역본부, 산하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가 새 임원을 맞이한 것인데요.


지난해 11월, 12월 선거를 통해 1월 1일부터 새 지도부가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노동계에서 민주노총의 영향력과 위상이 큰 만큼 노동사건 이해를 위해서 민주노총에 대한 이해는 필수인데요.


오늘은 이번 민주노총 11기 선거 결과와 민주노총의 계파,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최초 직선 재선 위원장 vs 여성 위원장의 맞대결

선거 일정을 확정한 민주노총 2차 중앙위원회
민주노총 집행부 입후보자 기자회견

이번 민주노총 11기 집행부 선거(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는 직선 최초 재선 위원장이냐 여성위원장이냐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선거 일정은 8월에 있었던 중앙위원회에서 확정되었는데요.


양대노총 중 한국노총은 간선제로 위원장을 선출하지만 민주노총은 직선제로 집행부를 선출합니다.


간선제는 대의원들이 투표를 하는 구조이고, 직선제는 조합원이 직접 투표를 해 위원장을 선출하는데요.


민주노총 집행부 선거는 간선제 시절 단병호 전 위원장의 재선 이후 임기를 모두 채운 위원장 자체가 없었습니다.


양경수 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직선 최초 재선위원장이 되는 것이었는데요.


박희은 후보의 경우 직선, 간선을 가리지않고 당선 시 양대노총 최초의 여성위원장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돼도 민주노총 선거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선거였습니다.



2. 윤 정권 퇴진에는 한 목소리... 방법은 이견

민주노총 선거 언론사 초청 토론회

두 후보 모두 윤석열 정권 퇴진에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정부와 민주노총의 갈등은 민주당 정부 시절에도 있었지만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뒤 갈등은 점점 더 심해졌는데요.


근로시간 유연화, 노조 회계공시, 타임오프, 건설노조 문제, 파업 강경진압 등으로 점점 더 갈등이 심해진 것인데요.


이에 두 후보 모두 윤석열 정권과의 사회적 대화가 아닌 퇴진투쟁에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다만 방식은 조금 달랐는데요.


양 후보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빈민연합 등과 함께 광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달리 박 후보는 이주노동자, 여성노동자, 비정규직 등 의제 별 두세 달 간격의 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었는데요.


양 후보는 두세 달 간격의 파업은 ‘뻥파업’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3. ‘패권적 결정’이라 비판받은 양경수의 노동자 정치세력화... 과연 뭐길래?

민주노총 77차 임시대의원대회

선거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양 후보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지 못 했다”며 비판에 나섰는데요.


도대체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무엇일까요?


한국노총이 주로 민주당과의 연대를 통해 원내 국회의원 배출, 입법안 촉구를 한다면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세력만으로 진보당을 원내에 진출시켰는데요.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이었습니다.


즉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노동자들이 정치적으로 단결해 세상을 바꾸자는 민주노총의 오래된 꿈이자 규약에도 명시돼 있는 핵심 목표인데요.


하지만 통합진보당이 종북 문제로 해산된 이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정의당이 원내 의원을 배출하고 심상정 후보사 대선에서 한 자리수 득표율을 기록하지만 한계는 뚜렷한 상황인데요.


예전처럼 진보당들이 하나가 아닌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으로 분열해서 더 힘을 쓰지 못 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에 양경수 위원장은 진보 4당이 연합해 올해 총선을 치르겠다는 총선방침을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통과시킨 것인데요.


다만 반대 측은 현장의 목소리는 연합이 아니라 더 강한 총파업 투쟁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4. NL, PD부터 전국결집, 전국회의, 평등의길, 국민파까지...민주노총 계파 알아보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민주노총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더 깊이있게 알기 위해서는 계파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계파에 따라 투쟁 방식, 추구하는 가치가 상이하기에 어떤 계파가 집권하느냐에 따라 민주노총과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방향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 계파는 운동권 계파와 결을 같이 합니다. 운동권 계파를 말할 때 흔히 분류하는 NL(National Liberation, 민족해방)과 PD(People's Democracy, 민중민주)가 그것인데요.


NL은 북한과 협력해 통일을 주장하며, 강경파는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주사파적 성향을 보이기도 해 종북세력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합니다.


반면 PD는 사회 내부의 계급 모순을 해소하고, 노동운동을 통해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국가 주도 하 산업개발과 부 분배를 주장하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성향을 띠기도 하는데요.


여기서 민주노총 계파는 현장파(전국결집), 중앙파(평등의길), 국민파로 크게 나뉘는데, 국민파에서 전국회의가 독립해 나오면서 현재는 크게 4개의 계파로 구분됩니다.


NL계가 국민파, PD계가 현장파와 중앙파입니다.국민파는 NL계로 주사파라는 비판으로 극좌가 아닌가 싶지만 민주노총에서는 상대적 우파입니다.


교섭을 중시하고, 국민 전체의 호응을 얻어 대중적 지지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민주노총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성공했던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은 국민파 중심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로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이자 민주노동당 대표였던 권영길, 사회적 대화를 추진했던 김명환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있습니다.


국민파에서 독립한 것으로 알려진 전국회의는 양경수 위원장이 소속돼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중앙파는 투쟁과 교섭을 적절히 배합하는데요.


역시 사회적 대화를 추진했고, 최초로 민주노총 위원장 재선에 성공한 단병호 전 위원장이 있고, 정의당의 심상정, 노회찬 의원이 중앙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장파는 교섭보다는 강한 투쟁을 강조하는 민주노총의 상대적 좌파인데요.


투쟁을 하다가 구속됐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대표적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5. ‘재선 위원장‘ 맞이한 민주노총...금속은 ‘현대차’, 공공은 ‘철도’, 보건은 ‘서울본부’ 출신


민주노총 11기 선거는 양경수 위원장의 재선 성공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민주노총 임원 당선자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민중의소리

-민주노총

위원장: 양경수(전 민주노총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이태환(전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 운송본부장)

사무총장: 고미경(전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


출처:금속노조

-금속노조

위원장: 장창열(현대차지부 미래대응팀장)

수석부위원장: 이상섭(전 포항지부 사무총장)

사무처장: 엄상진(전 한국GM지부 창원지회 수석부지회장)


출처: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엄길용(전 철도노조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고기석(전 건강보험공단 경기본부장)

사무처장: 김태인(전 의료연대본부 동부지부 지부장)


출처:연합노조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최희선(전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본부장)

수석부위원장: 송금희(전 보건의료노조 사무총장)

사무처장: 곽경선(전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윤석열 대통령과 남은 임기를 같이 하는 양경수 2기는 어떤 결과를 낼까요?


올해 노정관계와 사회적 대화의 향방이 주목됩니다.



-해당 기사

민주노총, 진보 4당과 연대 연합…‘총선 방침’ 확정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in_cate=124&gopage=6&bi_pidx=35925&sPrm=in_cate$$124@@in_cate2$$0@@noidx$$36275@@gopage$$6


‘최초 재선위원장인가, 최초 여성위원장인가’ 민주노총 임원선거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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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in_cate=124&gopage=4&bi_pidx=36085&sPrm=in_cate$$124@@in_cate2$$0@@noidx$$36275@@gopag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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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in_cate=124&gopage=3&bi_pidx=36140&sPrm=in_cate$$124@@in_cate2$$0@@noidx$$36275@@gopage$$3


재선 성공한 민주노총 양경수…“尹 정권에 맞설 것”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in_cate=124&gopage=3&bi_pidx=36142&sPrm=in_cate$$124@@in_cate2$$0@@noidx$$36275@@gopag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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