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계속 머물고 있는가?
고 3 시 수업 시간,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어요.
"<머물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학생들이 일제히 뭐라고 대답한 줄 아세요?
"스테이."
수업은 가까스로 이어졌지만, 수업이 끝난 뒤에는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어요.
'머물다는 것은 뭘까?'
한참이 지난 뒤, 이런 생각이 떠올랐어요. <머물다>는 <흐른다>와 결국 같은 게 아닐까, 라고.
여러분은 어떤 추억에 머물고 있나요? 머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머물다>는 자칫하면 <고인다>와 같은 의미가 되어버릴 수 있는데,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는데,
지구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데,
내가 그것들과 함께 머물려면
나도 결국 함께 흘러야 머물 수 있는 게 아닐까?
여러분은 어떠세요?
여러분은 계속 그 기억과 함께 흐르고 있나요?
계속 변하고 있나요?
20년 전의 그 기억이 여러분을 호출하고 있나요?
그래서 20년 전의 기억이 여러분 곁에 계속 머물게 하고 있나요?
_ 2024년 이우학교 20주년 기념 학부모축제, 김지용 교장선생님 전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