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회 법제화> 빠른 입법을 기대하며

학교는 협동조합처럼 될 수 없을까

by 예농

<12. 교직원회의 법제화 _148~149p,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제안, 2025> 에 관련된 내용이다.

업무경감 문제는 학교, 교육청 사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학교 내 시스템의 문제도 크다. 교직원회 법제화의 빠른 추진으로, 학교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 견제를 통한 학교 관리자의 건강한 리더십이 펼쳐질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를 위해 학교 스스로도 업무 다이어트를 해나가며 업무 경감을 이어 나갔으면 한다.


올해 초 내가 겪은 에피소드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 왜 교직원회 법제화가 학교 현장에서 절실하게 필요한지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 새 학교로 발령받고 오니, 학교 업무 환경이 많이 열악했다. 퇴임 교장의 마지막 행선지로 인기 있는 학교여서 그랬을까? 20년 전 학교 문화를 연상케 했다. 행정실, 공무직 업무 다수 (CCTV, 안전시설 관련, 교과서 업무, 통계, 정보공시, 플루터출력 등)를 담임교사가 담당하고 있었고, 부장 교사와 담임교사의 수업시수 불균형이 너무 심했다. 업무전담팀 학교도 아니어서 담임교사도 굵직굵직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도, 주당 수업시수를 비교하자면, 교무부장 수업시수 12시간, 담임교사(3~4학년) 수업시수 23~24시간이었다. 심지어 학교폭력업무조차도 부장교사가 아닌 평교사가 맡고 있었다.


학교교육과정 책자에는 <정기적인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 개최>라 적혀있던데,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 학교는 교직원회의 전무 (일 년에 다섯 번 정도 모인 게 전부), 부장회의 전달 중심으로 학교가 운영되고 있었다. 두 달 만에 가까스로 열어준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에서 인근 학교와 비교한 자료를 준비해 학교 선생님들과 자료를 공유하며, 선생님들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나는 우리 학교 관리자 분들에 의해 올해 2월 말 업무보복을 당했다. 작년에 교사 3명이 담당한 업무를 내게 일괄 배당했다. 본보기식 업무 보복이 학교 선생님들께 미친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교장, 교감선생님에게 업무 재조정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겨우 전교조 초등강동지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지회에서는 서울지부와 긴밀히 소통했고, 내 문제를 직장 괴롭힘으로 판단, 적극 개입해 일을 처리해 주었다. 가까스로 한 달 만에 과중된 업무를 조정할 수 있었다.

6년 전 예전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때는 학년 배정으로 불이익을 당했었다. 교직원회의에서 일어나 발표를 많이 한 내가 눈에 거슬렸는지, 다음 해 나는 희망하지도 않은 6학년에 보내져, 다사다난한 한 해를 겪었고, 그때 고난이 오히려 날 많이 성장케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업무분장으로 인한 인사 불이익이었다.


학교 업무는 학교 자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학교 구성원 스스로의 업무 주인 의식, 학교에서 불필요한 업무 없애기, 일반행정업무 공무직 이관 등등. 그러나 아직도 현장에서는 학교 관리자의 권한 밖의 행사 또는 리더십 부재, 일부 교사의 무관심 (부장보직이든, 무거운 업무든, 나만 안 맡으면 된다 식)등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20년, 교직원회 법제화가 추진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교총 등을 비롯한 보수적인 교육인사들의 반발, 현장 교사들의 인식 부족 등으로 인해 이루어지지 못했다. 5년이 흘렀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교직원회 법제화의 빠른 입법화를 요구한다. 교직원회 법제화는 학교 민주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경험하는 교사가 민주적인 학급 운영을 한다. 교직원회에서 업무 경감을 비롯한, 학교 여러 문제를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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