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 46쪽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 모습 살펴보기' 수업을 코글(coggle)을 이용해 모둠별로 조사 학습하겠다고 안내까지 했는데, 협업 기능에서 문제가 생겼다. 다음 사회 수업까지 이틀이 남았다. 그동안 다른 대체 도구를 찾아야 했다. 코글을 뛰어넘는 도구, 없을까?
'Over the rainbow' 가사처럼 그 어딘가에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저 높이 무지개 너머 어딘 가에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
언젠가 자장가에서 들어본 곳이 있어요
Somewhere, over the rainbow, skies are blue
무지개 너머 어딘 가에, 하늘은 푸르고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감히 꿈꾸는 일들이
Really do come true
실제로 이뤄지는 곳이 있어요
'Over the rainbow' 가사처럼 인터넷 너머 어딘가에 내가 그토록 찾던 '마인드맵 도구'가 실제로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원하고 있다면, 예전 누군가도 원했을 테고, 누군가는 필요를 읽고 벌써 만들어놨을 테니까.
고민하고 갈구하고 있으니 길이 열렸다. 같은 학교에서 근무 중인 대학 동기, 수아가 마인드 마이스터(mindmeister)를 한번 써보라고 알려주었다. 작년부터 내가 학교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마다 구원투수가 되어준 고마운 친구, 박수아.
곧바로 유튜브에서 '마인드 마이스터'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서광석쌤'이란 분이 '극강의 마인드맵' 이란 제목으로 올린 영상이 있었다. 제목만 보아도, 이 분의 강의 목소리나 리액션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 마인드 마이스터, 이것은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바로 그 세계일 거라는...
서광석쌤의 유튜브 영상 썸네일
(10월 초 이때만 하더라도 서광석쌤 영상 말고는 내게 도움이 되어주었던 영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 들어가 보니 그 사이좋은 영상들이 참 많이 올라와 있다.)
얘들아, 우리 이사 가자. 짐 싸자.
마인드 마이스터 공유하는 방법
"얘들아, 우리 이사 가자. 짐 싸자."
"네?"
"코글에서 마인드 마이스터로 이사 가야 돼. ZOOM 채팅으로 모둠별로 링크 하나씩 보내줄게. 각자 주소 복사해서 크롬 주소창에 붙여넣기 해봐.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야."
2~3분도 걸리지 않았다. 회원가입, 로그인, 초대 메일... 이런 작업 없이 오로지 '클릭' 하나로 이사 완료.
"자, 이제 짐을 풀어야지. 코글에서 작업하던 것 그대로 옮겨올까? 미안하지만, 다시 가지를 만들고 내용을 채워 넣어줘."
한 10분쯤 지났을까?
"선생님, 그냥 코글에서 하면 안 돼요? 이미지가 안 넣어지는데..."
"맞아. 여긴 이미지 넣는 게 안돼. 예쁘게 꾸미지 않아도 돼. 내용에 집중하자."
"난 코글이 좋은데..."
"코글은 협업하기가 불편했잖아. 선생님은 여기가 훨씬 좋아. "
이사하느라 지친, 아이들의 폭풍치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지만, 태연하게 모른척.
좋다는데 대가를 지불해야지
결국 그날 밤 내 신용카드로 금쪽같은 $59.94를 지불하고 무료인 베이직 버전에서 프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시험 삼아 딱 한 달만 써보고 싶었는데 최소 6개월 단위 결제만 가능했다.
마인드 마이스터는 베이직(무료), 개인(월$4.99), 프로(월$8.25), 비즈니스(월$12.49)로 나뉜다. 베이직(무료) 버전은 한 계정당 3개까지만 만들 수 있어서 남편 계정까지 만들어 5모둠이 각각 만들 수 있는 마인드맵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베이직 버전은 정말 베이직했다. 텍스트로 마인드맵을 만드는 것까지만 가능. 프로(pro) 버전은 마인드맵을 무한대로 만들 수 있고, 이미지를 넣을 수 있고, 만든 마인드맵을 프리젠테이션으로 변환할 수 있고, 파워포인트로도 내보낼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사용법을 배우다
다음날
"얘들아, 선생님이 돈 좀 썼다. 이젠 이미지도 넣을 수 있어. 여기 액자 아이콘 보이지?"
이미지 넣는 방법 (단, 아쉽게도 구글 이미지만 넣을 수 있음)
"모둠별로 만든 마인드맵을 프리젠테이션으로 발표할 수도 있대. 파워포인트로도 자동 변환이 된다는데? 그런데 선생님이 방법을 아직 터득 못했어. 어제에 이어 남은 부분 완성하면서, 프리젠테이션 기능도 한번 찾아볼래?"
디지털 리터러시의 최강자 혁준이가 방법을 찾아냈고,혁준이는 다른 모둠 아이들에게 프리젠테이션 설정 방법을 ZOOM 공유 화면으로 설명해주었다. 덕분에 나도 배웠다.
프리젠테이션으로 바꾸기
위와 같은 작업을 거치면, 모둠이 함께 작업한 마인드맵을 프리젠테이션으로 멋지게 발표할 수 있게 된다. 마인드 마이스터는 수업 뿐만 아니라 교직원 회의나 학부모 총회와 같은 발표 때에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파워포인트보다 마인드 마이스터 프리젠테이션이 화면의 역동성 면에서 확실히 뭔가 있어 보인다. 다음 예시 자료는 나의 올해 현장 연구 자료를 마인드 마이스터로 작업한 것이다.
프리젠테이션으로 발표하기 (각각의 가지 내용을 슬라이드 한 장에 담아 보여줌)
마인드 마이스터를 사용한 ZOOM 수업
다음은 우리반 아이들의 작업 결과물이다.
사회책 46쪽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 모습 살펴보기' 모둠 조사학습
사회책 86쪽 '착한 세계여행 상품 광고 만들기' 모둠 프로젝트 계획 세우기
이처럼 모둠 조사 활동이나 모둠 프로젝트 계획 활동에 적용할 수 있었다.
널리 전파해야지, 그러나
'이 좋은 것을 널리 전파해야지.'
여덟 명의 선생님을 모았고, 학교에 마인드 마이스터를 구입해줄 것을 건의했다. 정보부장님이 결제를 올렸고 바로 OK 승인이 났다. 그런데, 행정실 직원분이 해외 결제를 하는 절차를 몰라서 며칠이 지체되었고, 결제 당일에는 버전을 잘못 눌러 구입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였다. 그분이 취소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었고, 이 과정을 알게 된 학교 관리자분들이 입장을 번복했다. 해외 결제는 취소가 어려우니, 구입해주지 못하겠다고, 내년에 다시 생각해보자고.
학교 관리자분들, 행정실 직원분들... 아!
'그래, 우리가 지난 4월에 온라인 개학, 원격수업... 이런 것들을 처음 맞닥뜨리며 멘붕을 겪었던 것처럼, 저분들도 그렇겠지. 그런데 너무 한걸. 코로나로 바뀐 학교 교육 현장을 저분들도 반 년 가까이 겪었는데, 그럼 저분들도 좀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니야?'
작년부터 여러 사건을 겪으며 학교 관리자분들, 행정실 직원분들에게 쌓인 감정들이 겹겹이었던지라, 감정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스팀 푹푹.
마인드 마이스터란 에듀테크를 다룰지언정, 정작 나 자신은 마인드 마이스터가 아니구나.
mind meister = 마음의 지배자
그나저나 내년엔 학교에서 구입해줬으면...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반 아이들 이름은 가명입니다.
----- 저의 좌충우돌 ZOOM 수업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음에는 저 역시 조금씩 나아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