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하려는 에듀테크는 잼보드이다. 우리 반 아이들과 ZOOM 수업을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한 도구. 잼보드는 접근과 사용이 쉬울 뿐 아니라, 활용 방법 또한 다양하다.
잼보드 익히기
우선 아래 그림에 나와있는 순서대로 잼보드에 들어간다.
잼보드 접근 방법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단계를 거칠 필요가 없다. 아이들은 교사가 보내주는 링크만 클릭하면, 잼보드 창이 저절로 열리게 되어있다. 단 스마트 탭, 노트북 또는 PC의 크롬(chrome)에서 열어야 오류가 없다.
잼보드 화면
잼보드 창이 열리면, 하얀 도화지와 같은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이와 같은 화면을 주소 하나당 20개까지 추가할 수 있는데, 화면은 신문을 넘기듯이 옆으로 넘길 수 있다. 나는 남학생용 여학생용 두 개의 잼보드 주소를 만들거나, 모둠용 5개의 잼보드 주소를 만들어 주로 사용했다.
현재 스마트폰 잼보드앱에서는 한글 지원이 되지 않아 글씨를 입력할 수 없고 그림만 그리게 되어 있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T'(텍스트) 아이콘이 보였는데, 지금은 그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그때는 한글 지원이 안되어 텍스트를 입력해도 물음표만 잔뜩인??? 형태로만 보였다. 잼보드 앱의 텍스트 기능을 아예 없앤 것 같다. 물론 웹에서는 텍스트 입력이 가능하다.
다음은 잼보드를 공유하는 방법. 아이들에게 아래 그림대로 링크만 보내주면 된다. 교사의 준비는 여기까지.
잼보드 공유 방법
ZOOM 수업에서 활용하기
1. 미술 작품 발표할 때
'코로나가 끝나면 하고 싶은 일을 미술가 키스 해링처럼 표현하기' 미술 ZOOM 수업을 했다. 아이들은 자기 작품을 사진을 찍어 '이미지'로 삽입하고, 'T 텍스트'나 '스티커 메모'로 작품을 설명하는 글을 썼다. 서준이는 해외여행을 가는 모습을, 하나는 주제와 상관없이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렸다. 아니 어쩌면, 주제와 상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코로나가 끝나면, 정신병을 얻은 사람들이 많아질지도 모르니까. 서준이와 하나 두명 모두 자기 작품을 사진을 찍어 잼보드에 실었는데, 야구 선수가 꿈인 시원시원한 서준이는 스티커 메모를 사용해 간단히 작품을 설명한데 비해, 백만 유튜버가 꿈인 하나는 텍스트 기능을 사용해, 자세한 작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런 것 하나에도 아이들의 개성이 드러난다.
잼보드로 작품 발표하기
80분 미술 수업 동안 작품 제작과 발표까지 하려면 시간이 빠듯할 때가 많은데 이렇게 잼보드를 활용하면, 친구들의 작품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게 된다. 교실 뒤에 걸린 친구들의 작품을 쉬는 시간에 천천히 둘러보는 것처럼.
2. 이면지 한 장 건네주듯이
교실 수업을 하다가 아이들에게 이면지 한 장 건네주듯이, ZOOM 수업을 하다가 아이들에게 잼보드 링크 주소를 알려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평상시에 내 구글 드라이브에 모둠별 잼보드를 하나씩 만들어 놓고, 잼보드 링크 주소를 클래스팅이나 e학습터 게시판 같은 곳에 공유해 놓았다.
'착한 세계여행 상품 광고 만들기' 2학기 사회 프로젝트 수업 첫 시간 때였다. 기대와 달리, 아이들이 공정여행(착한여행)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교사인 내가 쓱쓱 설명할 수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직접 찾아보며 그 뜻을 알게 하고 싶었다. 공정여행(착한여행)에 대해 각자 인터넷에서 찾은 중요한 정보들을 정리해서 잼보드에 올리라고 했다. 습관이 된 아이들은 클래스팅 게시글에 적혀있는 잼보드 주소에 들어가 자기가 찾은 정보들을 간추려 올렸다. 모둠 1번은 두 번째 화면에, 모둠 2번은 세 번째 화면에 자기가 조사한 것들을 정리해 올렸다. (첫 번째 화면은 모둠 공용의 공간이라 늘 남겨두고 두 번째 화면부터 사용하게 했다)
10분이라는 같은 시간이 주어졌지만, 아이들의 속도와 수준은 달랐다. 뜻만 몇 줄 적어놓은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예를 자세히 조사하여 올려놓은 아이들이 있고, 그림과 사진까지 덧붙여 이해가 쏙쏙되게 만들어놓은 아이들이 있었다. 귀찮아서 그냥 복붙(복사하고 붙여넣기)해서 발표할 때 야유를 받은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야무지게 자기 입말로 바꾸어 정리해놓은 아이들이 있었다.
3. 동등하게 참여하는 모둠 활동을 하고 싶을 때
2번과 같은 개별 활동 이외, 모둠활동을 할 때도 잼보드를 자주 사용했다. 잼보드는 아이들의 작업 결과물이 한눈에 보인다. 클릭하며 옆으로 넘기면 다음 아이들의 작업 결과물이 속속 나타난다. 이때, 각자가 차지하는 공간은 화면 하나. 그러기에 잼보드는 모두에게 평등하다. 모든 것을 도맡아서 하려는 주도적인 아이도 오직 자기 공간에만 모든 것을 채워 넣어야 하고, 무임승차를 종종 하던 아이도 자기의 빈 공간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기에 나름 열심히 채워 넣는다.
모둠 활동을 할 때 잼보드 첫 번째 화면은 모둠 공용의 공간으로 함께 사용하게 했다. 모둠 공용의 공간인 첫 번째 화면에 무엇을 나타내야 할지 주저하는 아이들에게 모둠 이름, 역할분담, 모둠 작품 설명만 간단하게 나타내라고 했는데, 모둠 활동이 회를 더할수록 첫 번째 화면은 점점 더 화려해져 갔다. 아이들은 발표할 때 주목을 끌 수 있는 재미있는 사진, 그림을 찾아 넣었고, 잼보드 배경화면까지 컨셉에 맞게 알아서 바꾸었다. 역시, 아이들은 디지털 원주민들이다. 디지털 이주민인 나는 아이들 앞에서 늘 긴장할수 밖에.
다음 사진은 2학기에 한 '잼보드로 모둠 캐릭터 만들기' 모둠 결과물이다. (모둠 캐릭터 만들기에 관한 내용은 이 브런치 4장에도 나와있다)
'새로운 페퍼로니' 모둠 캐릭터
4. 모둠 신문을 만들 때
뭐니 뭐니 해도 잼보드는 모둠 신문을 만들 때 진가가 나타난다. 그 이유는
잼보드 화면을 이미지로 저장하기
1) 잼보드 화면을 옆으로 넘기는 것이, 종이 신문을 옆으로 휙휙 넘기는 것과 같다.
2) 짜임새도 종이 신문처럼 만들 수 있다.
첫 번째 화면에는 모둠 신문 제목, 역할분담, 신문사 마크, 주제 사진 등 창의롭게 꾸밀 수 있고, 나머지 화면은 모둠원 각자가 기자가 되어 기사면을 담당하면 된다.
3) 잼보드는 화면 하나하나를 이미지로 저장해 출력할 수 있다.
이 기능 덕분에 모둠 캐릭터도 출력해 교실 앞에 붙여놓을 수 있었다.
2학기 동안 모둠 신문 만들기 수업을 ZOOM으로 다음과 같이 두 차례 했다.
첫 번째, 사회책 73쪽 '우리나라와 관계 깊은 나라의 자연환경과 인문 환경 알아보기' : 세계 여러 나라 신문 만들기
두 번째, 사회책 112쪽 '지구촌 평화에 기여하는 통일 한국의 모습을 그려보기' : 통일 신문 만들기
ZOOM 소회의실에서 모둠별로 회의를 하며 잼보드로 만들었다. 다음 사진은 양양 모둠의 세계 여러 나라 신문. 한 아이당 잼보드 화면 두 개씩 맡았다. 양식이 통일이 된 것으로 짐작하건대, 양양 모둠은 모둠 회의할 때부터 각 화면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양식을 정해놓고 시작한 것 같다.
양양 모둠의 세계 여러 나라 신문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잼보드의 변신
소회의실에 들락날락하며 아이들의 작업을 보고 있으니, 아이들이 이렇게 정성껏 만든 모둠 신문을 발표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개 모둠 신문을 PDF로 저장해 출력을 했다. (낱장 출력은 프레임을 이미지로 저장/인쇄, 여러 장 출력은 PDF로 다운로드/인쇄가 간편하다) 등교일에 출력한 모둠 신문을 나누어주며 아이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만든 이 소중한 자료를 어떻게 더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어. 그러다 방법을 찾았어. 너희들이 만든 자료로 수행평가를 보는 걸로."
예상대로 아이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분위기를 다잡을 겸, 목소리에 무게를 실어 엄숙하게 얘기했다.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이런 수업을 한 것은 한 번 하고 버려질 자료를 만들라고 한 게 아니야. 잼보드 사용법을 익히게 하기 위함도 아니야."
"너희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자료를 인터넷에서 찾을 때, 이런 생각하지 않았니? 자료가 정말 넘쳐나는구나. 어떤 자료를 선택하지? 어떻게 추려내지? 어떻게 정리하지? 등등. 선생님은 이렇게 생각해.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정보는 널리고 널렸지만, 너희들이 찾은 정보가 가장 중. 요. 하. 다. 고. 지금 이 순간에는."
"왜냐고? 바로 너희들이 찾은 그 정보들로 수행평가를 볼 거거든. 각자 자기가 만든 신문 기사에서 문제 하나씩 출제하기. 그리고 모둠 신문들을 읽으면서 공부하는 시간을 갖겠다. 너희들 공부하는 동안 선생님은 너희들이 출제한 시험 문항들을 모아 열심히 편집하마. 자, 시작!"
수행평가라는 말에 에너지가 집중되는 것이 느껴졌다. 이러한 경험이 다음번 모둠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수업 태도를 더 책임감 있게 만들겠지.
모둠 신문으로 수행평가 공부하는 모습
이공이들이 직접 만든 시험지
각자 만든 시험 문항 앞에 출제자 이름을 적어놨다.
시험시간.
"OO, 어떻게 이런 문제를 낼 수가 있어?"
"OO는 이걸 맞추라고 낸거야? 너무한데?"
시험 시간 내내, 이런 한탄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계속 들려왔다. 이 날 최고득점자는 80점 받은 준영이. 준영이는 우리 반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올해도 다독상을 주었다면 고민할 필요없이 수상 명단 첫 줄에 이름이 적혔을아이. 준영이의 독서 습관은 이런 순간에 빛을 발한다.
잼보드로 모둠 신문 만들기(2차시 ZOOM 수업), 발표/평가(구글 설문)하기(1차시 ZOOM 수업), 모둠 신문으로 공부하기(1차시 등교 수업), 아이들이 출제한 문제로 수행평가 보기(1차시 등교 수업), 이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이 5차시의 블라인드 수업은 2020년 내가 했던 수업들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수업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잼보드는 내가 가장 애정하는 에듀테크 가운데 하나이다!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표지는 제 딸이 그린그림입니다.
----- 반 아이들 이름은 가명입니다.
----- 저의 좌충우돌 ZOOM 수업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음에는 저 역시 조금씩 나아지겠지요.